[번역] 멜로처럼 빠르게 무너진 선수는 거의 없었다
https://fivethirtyeight.com/features/few-stars-have-ever-fallen-as-fast-as-carmelo-anthony/ 을 번역한 글입니다. 막바지 BPM 하락과 관련해선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 워낙 화제가 되는 소재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들도 있어 번역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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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멜로는 이미 휴스턴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어찌됐건 분명한 사실은 휴스턴이 한 달 동안 시도했던 카멜로와의 실험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7-18시즌 65승을 거두는 위대한 여정을 보낸 로케츠는 현재 5할 승률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사실 휴스턴이 직면한 문제를 온전히 멜로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참고: https://www.houstonchronicle.com/sports/texas-sports-nation/brian-t-smith/article/Failing-Carmelo-Anthony-experiment-is-obscuring-13381879.php) 하지만 휴스턴의 고전이 멜로의 합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도 이야기할 수 없다.
올 시즌을 시작하며, 나의 동료 크리스 헤링은 로케츠의 성패가 멜로의 롤 축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뤄지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적은 바 있다. (https://fivethirtyeight.com/features/the-rockets-are-melos-best-last-hope/) - 하든과 폴의 패스를 받아 오픈 샷 기회를 맞이하고, 성공시키는 모습을 기대한 것이다. 여기에 앤써니는 자신이 수비 상황에서 완전한 구멍이 아님을 입증해내야 했다. 이는 휴스턴이 트레버 아리자와 룩 음바무테 같은 락다운 디펜더를 잃은 상황에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였다.
불행하게도, 앤써니가 지금껏 위 요소 중 어떤 면에서도 잘 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멜로는 분명 볼 소유를 줄였는데(커리어 로우에 해당하는 20.5%의 usage rate를 기록 중), 일반적으로 이는 롤 축소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멜로가 하고 있는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볼을 자주 멈추는 것이다. 멜로가 코트에 있는 동안 기록한 어시스트 비율은 2.9%에 불과하다. 더불어 멜로의 슈팅 성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앤써니의 캐치앤슛 eFG%는 51.8%이며, 이는 시도 횟수가 50회 이상인 선수 48명 중 32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세컨드스펙트럼) 더 우려스러운 점은 앤써니의 quantified shot quality(슈팅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로 해당 슈팅이 성공할 확률을 나타냄, 골대와의 거리, 수비수와의 거리 등이 계산에 포함됨)가 266명의 선수 중 224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멜로가 터프 샷을 많이 던진다는 이야기인데, 휴스턴의 효율 중심 공격 철학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오픈 샷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증명해야만 한다.
더군다나, 멜로는 지난 시즌 6위에 해당했던 휴스턴의 수비효율성이 20위로 떨어지는 데에 책임이 가장 큰 선수 중 하나다. Basketball-Reference에 따르면, 멜로가 코트 위에 있을 때 로케츠의 100포제션 당 실점은 119.2점에 달한다. 이는 그가 코트 밖에 있을 때 대비 10.1점이나 높은 수치이다. 물론, 109.1(멜로가 벤치에 있을 때, 100포제션 당 실점)의 수치는 리그 14위 정도에 해당하는 수비력이니, 멜로에게 이 모든 잘못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가 팀의 수비력 붕괴를 막아내는 데 기여한 부분도 없다.
앤써니의 친구 드웨인 웨이드는 지난 일요일, 멜로에게 '몰락한 남자' 프레임을 씌우며 휴스턴의 부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팬들과 기자들을 향해 이런 트윗을 남겼다. 웨이드에겐 나름의 논점이 있었다.
https://twitter.com/DwyaneWade/status/1061782889002545152
자, 멜로 외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TS가 50보다 아래인 세 명의 로테이션 멤버들(에릭 고든, 제랄드 그린, MCW)이 있다. 지난 시즌 MVP에 빛나는 하든은 그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고, 폴은 33세 시즌에 접어든 것을 체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로케츠는 분명 전보다 느려진 모습(게임 페이스 28위)이고, 3점 성공률은 32.7%에 불과하다. 이는 리그 25위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하지만 앤써니가 올해 들어 새로운 커리어 로우 기록을 남기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오클라호마에서 보낸 33세 시즌, 멜로는 이보다 더 나빠지기 어려울 것 같은 기록들을 남겼다. PER은 12.7이었고, 48분 당 Win Share는 .071, BPM은 -3.8을 기록했다. 이 모든 숫자들이 그저 OKC에서의 좋지 못했던 상황에 따른 슬럼프라 여기고 싶은 이들이 있을테지만, 올 시즌 멜로의 기록은 이보다도 좋지 못하다: PER - 11.5, WS/48 - .043, BPM - -5.1.
30대에 접어든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이런 식으로 선수의 생산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결코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앤써니 정도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이렇다 할 큰 부상없이 이 정도의 기량 하락을 겪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Basketball-reference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5-16시즌과 2018-19시즌 사이 발생한 BPM 7.7 하락은 ABA 합병 이래 팀 경기 시간의 50% 이상을 소화한 선수의 4년 기간 하락 폭 중 최악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기존에 좋은 기량을 보인 선수일수록 이 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멜로 역시 한 때는 그런 선수였던 게 사실이다. 꽤나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많은 이들이 슬럼프의 시기를 지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고, 준수한 공헌도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저 중 앤써니처럼 나이가 많음과 동시에 최근에 이런 하락을 겪은 이는 거의 없다. (이토록 나쁜 기록을 마지막에 남긴 이도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멜로의 하락폭은 역사에 남을 수준이라 볼 수도 있겠다. 우리는 그간 이토록 짧은 기간 동안 스타 선수가 크게 몰락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로케츠가 마침내 멜로와 결별하게 된다면, 아마 몇몇 구단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적어도 멜로의 레이커행 루머는 흘러나오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멜로가 자신과 맞지 않는 댄토니 시스템을 떠나 보다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멜로 가 지난 몇 시즌 동안 심각한 수준의 몰락을 겪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 원인이 팀과의 스타일 차이인지, 스킬 레벨의 하략인지와는 무관하게.
부상이 없지는 않았어요.
닉스말년에 무릎수술하고부터 급격히 무너진 느낌이 강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