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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왜 NBA는 로이 히버트를 저버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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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07 02:04:47

https://fivethirtyeight.com/features/why-the-nba-abandoned-roy-hibbert/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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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오늘, 페이서스에겐 영웅이 필요했다.

 

때는 닉스를 상대로 한 동부지구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6차전, 인디애나로선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릴 까다로운 7차전 경기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그리고 경기 마지막 5분을 앞두고, 뉴욕은 92-90으로 리드를 안고 있었다. 불타오르던 앤써니는 엔트리 패스를 받고 왼쪽으로 돌아 맹렬한 토마호크 덩크를 선사하려던 참이었다. 다만,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0&v=g5rxmhZxUQo

 

앤써니의 덩크가 림에 꽂히기 직전, 26세의 수비 괴물 로이 히버트는 왼팔을 길게 뻗어 앤써니와 림 사이를 가로막았다. 이날 밤 히버트의 다섯 번째 블락은 잠시 수그러들었던 뱅커스 라이프 필드하우스의 관중을 초조함으로 이끌었고, 코트 반대편에서 랜스 스티븐슨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흐름이 뒤바뀌는 순간이었고, 인디애나는 9-0런을 만들어내며 경기와 시리즈는 단번에 마무리되었다. 이 블락은 즉각 히버트의 커리어를 대변하는 장면이 되었다. - 너무 자랑스러웠던 나머지, 히버트는 그의 개인 진열장에 이 장면을 담은 두 개의 사진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리그 최고의 림 프로텍터였던 그는 리그에 머무르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어떻게 전 올스타이자 DFOY 2위라는 위업을 쌓은, 짐작컨대 신체적으론 여전히 건강하며 여전히 엘리트 반열의 스킬을 갖춘 이가 이토록 빨리 사그라들었을까?

 

리그는 새로운 트릭을 학습한 한편, 히버트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이 상황에 대해 로이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리그에서 통할 선수입니다."라고 전 인디애나 감독 프랭크 보겔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리그는 히버트가 인디애나 시절 보여준 방식에 완전히 적응하고 말았습니다. 리그의 플레이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고, 그는 그 희생자가 되고 만 셈입니다."

 

히버트의 몰락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은 무엇이 그를 특별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이 기사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히버트는 충분히 득점을 해낼 수 있는 선수이지만(2013년 마이애미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그는 평균 22득점을 기록한 바 있음), 그가 보유한 진짜 가치는 림 주변 수비 능력이다. 이 지역에서 히버트는 수직으로 뛰어 블락을 시도하곤 했다. 이는 특히나 르브론 제임스를 막아내는데에 효과적이었다. 르브론은 히버트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였는데, 때론 응당 파울이 선언되었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었다. 히버트에게만 호의적인 버티컬리티 룰이 적용된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1N1gvwKBqA

 

히버트의 수직 점프 능력과 좀처럼 파울을 불리지 않았다는 점은 인디애나가 공격적인 수비를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인디애나는 골밑을 공략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낸 체, 상대 3점 시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낼 수 있었다. 골밑 돌파를 허용했다 하더라도, 히버트가 거기에 있을 터였고, 위험을 제거해냈을테니까 말이다.

 

히버트 중심의 이러한 컨셉을 토대로, 페이서스는 2012-13시즌과 2013-14시즌에 걸쳐 리그 최고의 수비 효율을 보여줬다(NBA Advanced Stats). 이 두 시즌에 걸쳐 페이서스는 100포제션 기준 97점 이내로 상대 공격을 묶어냈고, 2년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히버트는 이 두 시즌 연속으로 블락과 디펜시브 윈 셰어에서 상위 5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13-14시즌 당시, 림 6피트 이내 구역에서 시도된 야투율을 평균보다 16%나 낮추는 선수였다. 당연히 리그 최고의 기록이었다.

 

히버트의 림 보호 능력은 여전했지만,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그 가치는 하락하고 있었다. 2014년 플레이오프서, 1번 시드 인디애나가 8번 시드 애틀랜타를 상대로 7차전 혈전을 치른 것이 하나의 사례였다.

 

그 다음 시즌 정규리그 60승을 거둔 팀으로 성장한 애틀랜타는 외곽 슈팅 능력을 갖춘 5명의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며 페이서스 수비의 민낯을 드러냈다. 마치 전기 철장에 갖힌 개처럼, 히버트는 프리드로우 라인 부근을 배회했다. 림 아래에선 철벽 수비를 펼치던 그는 기동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고, 넓은 공간을 수비하는 데에도 장점이 없었다. 이 점을 공략한 호크스는 거의 시리즈를 따낼 번 했었다.

 

이런 운동능력의 부재는 당시 페이서스 사장 래리 버드가 히버트를 압박한 이유 중 하나였다. 버드는 업템포 스타일을 택할 2015-16시즌 페이서스에 히버트가 적절한 조각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013-14시즌부터 2015-16시즌까지, 히버트는 수비 시간 중 71%를 프리드로우 라인 아래서 소비했다. 이는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였다(ESPN Analytics & NBA Advanced Stats). 이 수치에서 히버트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한 두 선수(트리스탄 탐슨과 티모페이 모즈고프) 역시 리그 내 입지를 잃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폴 조지는 히버트의 현 상황에 대해 묻자 "참 안타깝습니다. 빠른 움직임, 빠른 페이스가 현 리그가 변화하고 있는 방향입니다. 구단들이 이런 상황에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큰 선수들을 중용하는 도박을 할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보반 마르야노비치 같은 리그에서 가장 큰 선수도 여전히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로이 역시 림 프로텍터를 원하는 구단에겐 이상적인 자원입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동시에 히버트는 수비적으로도 동일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더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선수들이 세로 수비에서 큰 발전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미 모방이 이뤄지고 있어요."라고 말문을 연 보겔은 "고베어나 엠비드를 보세요.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각해보자구요. 더군다나 다른 포지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임스 하든에게 파울을 범하지 않고, 손을 내리지 않고 막아내기 위해 윙 수비수들도 세로 수비 능력을 익혀야만 하는 시대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떤 면에서는, 히버트의 몰락의 원인은 그저 영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탓도 있다. NBA는 그 어느때보다도 3점 의존도가 높아졌는데, 빅맨 또한 이 범주에 해당된다. 6피트 11보다 큰 신장을 가진 선수들조차 5년 전에 비해 두 배 가량 많은 3점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던지는 것이 다가 아니다. 이 선수들에게도 리그 평균에 근접한 3점 성공률 또한 요구된다. 2017-18시즌 빅맨들의 3점 성공률은 35.1%인데, 리그 전체 평균 36.2%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물론, 히버트가 더는 농구계에 머무르지 못하는 이유가 이게 다는 아니다. 조지와 합을 맞추어 수비에 임하던 히버트는 2014-15시즌 대부분을 리그 정상급 윙 디펜더 없이 보내게 되었다. 직전 여름 조지가 미국 대표팀 훈련 도중 섬뜩한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데이비드 웨스트는 페이서스가 2014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앤드류 바이넘을 영입한 것이 히버트의 자신감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상황이 참 어지러워졌죠"라고 말한 웨스트는 "바이넘이 나쁜 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데... 어쨌거나 충분히 방해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7풋 1에 320파운드나 나가는 선수가 들어왔다구요. 경쟁 속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야하는 부담이 생긴 겁니다."

 

이후 이뤄진 히버트의 서부 이적(레이커스) 역시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린 레이커스의 수비력은 리그 최악의 수준이었고, 히버트의 장점을 발휘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이 시기 전 두 시즌 동안 각각 리그 1위와 4위의 림프로텍팅 능력을 보여줬던 히버트는 해당 부문에서 리그 63위라는 충격적인 기록 하락을 겪게 되었다. (2015-16시즌)

 

"중요한 사실은, 인디애나 시절에는 분명한 컨셉이 있었다는 겁니다. 우리는 그가 잘 하지 못하는 것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았어요. 계속 우리의 장점이 이어지길 바랐죠."라고 전한 웨스트는 "히버트는 인디애나를 떠나게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완전히 다른 환경, 플랜 속에 던져졌습니다."라며 히버트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히버트는 동부로 돌아와 치른 2016-17시즌에는 전보다 훨씬 정상적인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충분히 엘리트 레벨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림 아래에서 상대 야투율을 12%나 낮추는데 성공했고, 이는 리그 3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이는 어쩌면 히버트의 능력은 그의 영광의 시절 대비 줄어들지 않았음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단지, 리그의 변화 흐름이 히버트의 변함없는 능력과 무관하게 흘러갈 뿐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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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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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01:46:15

그러네요...진격의 히버트 아닌가요? 어느 순간부터 안 보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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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01:50:27

스크린 센스를 더 키우고 수비 도와줄 리더가 있는 팀에 들어가면 분명 쓸모있을거 같은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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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02:48:28

히봇대라고 놀리긴 했었지만, 존재감은 확실했었는데요.

조던 시절에 있었다면 떡대형 센터로서 장수했을 타입인데 지금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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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07:28:27

믿기힘들겠지만 제가 히버트를 너무좋아해서 농구동아리 등번호 제일먼저 고를때도 55번 고른사람입니다..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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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08:53:45

인디애나를 정말 매력적인 팀으로 만들었었는데 아쉽습니다

1
2018-05-22 09:39:29

 수비는 좋았지만

가끔 리바운드 수치에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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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10:51:52

화이트사이드랑 비슷한 이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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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12:17:47

폴조지.. 히버트.. 르브론과 맞장뜨던 인디애나 첫 세대였는데.. 갑작스런 몰락이 너무나 아쉽네요

1
2018-05-22 19:30:36

기동성은 떨어져도 슛 레인지가 긴 선수라 샌안이 미니멈으로 주워와서 써봤으면 싶은 선수 중 하나입니다.

1
2018-05-23 11:21:35

'2010년대 인디 황금기의 주전센터..'

인디 응원해오면서 히벗은 참 아쉬운 두 선수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그레인져..)

저는 개인적으로 히벗의 가장 큰 가치는

7-2(3)의 떡대가 의외로 잘 안다친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저는 선수평가에서 부상도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생각합니다.. 특히 7풋이상의 빅맨에게는 더욱)

물론 그 장점을 덮어버릴 스피드, 공격 정확성, 부실한 힘, 그리고 리바단속을 가지고 있긴 했었지만..

 

혹시 히벗도 랜스처럼 인디에서만 잘하는 캐릭터일까 생각도 해봅니다

1
2018-05-23 19:58:09

좋은글 감사합니다
혹시 지금 머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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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22:48:52

스윙맨들이야 그렇다치고, 빅맨들은 최근에 요구되는 역할이 빠르게 변한거 같아요. 그런 변화에서도 굳건히 자기 자리 지키셨던 던옹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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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14:45:56

 뭔가 글을 읽는데 마음이 휑하니 슬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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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23:19:24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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