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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감독 관련(feat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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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2-14 21:16:22

 

단장과 감독이 모두 불미스러운 일로 낙마한 KIA가 신임 감독을 내정했습니다.

 

43세의 이범호 감독으로, 현재 KBO 최고참인 한화의 김강민보다 고작

1살 많은 젊은 감독을 선임하는 나름대로의 파격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KIA팬은 아니지만, 이 결정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이고

수뇌부 및 구단에서 순리대로 결정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종범 감독을 원하는 분들도 이곳 외 타 야구 커뮤니티에서도 많았는데,

그건 좋게 포장해 낭만이고 냉정하게 말하면 올드팬들의 욕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유는 크게 5가지입니다.


1. 기아 구단 및 선수단에 대한 이해도

 

이종범은 기아에서 억울하게 은퇴를 당했습니다.

본인이 억울하게 은퇴당한 것에 대해 앙금이 남았는지 은퇴 후

기아 구단에서 코치 연수를 보내준다는 것도 사양하고 타팀에서

코치생활을 돌면서 기아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왔습니다.

해태/기아 프랜차이즈라 한들, 지금의 기아 구단 및 선수단과는

연이 적기 때문에 내부 승격이 아닌 이종범 감독을 선임할 시

선수단 파악 및 프런트와의 관계 설정 등에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고, 윈나우를 노리는 기아로서는 이게 아깝죠.

 

이범호는 기아 입단 후 쭉 기아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코치로도

기아 1,2군을 모두 경험했으며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평이 좋아

이 부분에서 훨씬 장점이 컸습니다.

 

 

2. 시기적 문제

 

타이밍도 좋지 않았던게, 김종국 감독이 사건이 터지고 물러날 시점에

이미 타팀들은 코치 인선이 마무리되고 캠프를 준비하는 단계였습니다.

여기서 기아가 신임 감독을 선임한다 한들 코치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타 팀에 있는 코치를 빼오는 것에도 도의상 문제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 사건이 좀 더 빨리 밝혀졌다면 오히려 지금은 롯데의 감독으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을 두고 기아와 롯데가 경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외부에 우승청부사라 불릴만한 명장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기아를 잘 아는 사람이 팀을 추스르고 캠프를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그 방향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3. 코치 평가

 

이범호 코치는 타 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코치로 실제로 영입 제안도

있었고, 기아 팬 및 선수, 구단 및 관계자에게 모두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기아의 타선이 다시 일어나는데 가장 큰 일등공신이었습니다.

 

현재 NC의 감독인 강인권이나 KT의 감독인 이강철처럼, 감독들은

코치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이 사람은 감독감이라는 평을 받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물론 이동욱 감독같은 예외도 있긴 하지만,

류중일, 김태형 등 인정받는 명장들은 코치시절 현장 평가가 좋았습니다.

 

이 점에서도 이종범 코치는 코치 생활을 오랜 기간 지속했지만

현장 및 관계자들로부터 감독감이란 평가를 받았는가 하면

그것이 없는게 아쉽죠. 오히려 야구팬들 사이에서 '현장 평가가 별로다'

라는 이야기가 도는데, 이것이 설령 낭설이라 한들 수많은 여러

구단 팬들이 공존하는 커뮤에서 공통적으로 저런 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은 역설적으로 탁월한 코치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4. 나이 및 세대교체 관련

 

젊은 감독들이 계속 등장하는 현 트렌드와도 역행합니다.

이종범은 70년생(53세)으로, 신임감독이라 하기엔 나이가

많습니다. 염경엽/이강철/김태형 정도가 그보다 연상인데

위 세 사람은 이미 감독 연차가 수년이 쌓인 베테랑들입니다.

 

만약에 선임한다면 이종범이란 이름값이 있기 때문에 

싸게 쓸 수는 없는 노릇인데 신임감독에 큰 금액을 태우면

좋은 소리를 듣기도 어렵고, 성적이 안나면 더더욱 욕먹습니다.

제 응원팀인 두산에도 이승엽이란 좋은 증명 사례가 있죠.

 

밑의 글에도 매냐 분께서 댓글을 남긴 것이 있는데, 기아 구단이

이종범을 감독으로 선임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직전에 김종국 대신

감독에 선임했을 거라 봅니다. 같은 프랜차이저지만 김종국보단

이종범 이름 석자가 훨씬 파괴력 있고 이슈몰이에도 좋으니까요.

그럼에도 기아가 이종범 대신 김종국을 선임한 것에서 구단 내에서

오래 재직한 경험 및 선수단/프런트 파악에서 점수를 준 것 외에도

나이도 분명히 고려대상에 포함되었을 것이라 봅니다.

 

해설할때나 코치로 지도할 때 언급하는 것을 보면

야구관이 올드하고 현 트렌드에 맞지 않는 부분이 나오는 점도

감점 요소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고요.

 

 

5. 프런트와의 관계

 

심재학 단장은 프런트 야구를 표방했습니다.

그런데 프런트 야구를 선언하고 이름값 높은 프랜차이저 출신을

감독으로 앉히는 건 방향성에 어긋나며, 영구결번 출신이고

열혈 충성 팬들을 다수 보유한 레전드라면 더더욱 그렇죠.

 

프런트 입장에선 본인들이 상대적으로 다루고 쉽고

이미 오랜 기간 함께 구단에 있으면서 연이 있는 인물을

감독으로 쓰는 것이 관계 설정 및 팀 운영에 유리할 것이고

이 점에서도 이범호는 큰 가산점을 받았을 겁니다.

 

 

마치며 

 

기아는 순리대로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에 가까운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결국 감독평가는 결과로 나오기 때문에, 내년도

KIA의 성적에 따라 평은 갈리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종범의 화려한 KIA 리턴과 감독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도

심정은 이해합니다. 저도 수많은 프랜차이즈를 떠나보낸

두산팬인지라 어떤 감정일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SUN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꼭 좋은 결정이 아닐수도 있죠.

이종범 감독이 선임 후 성공하면 최고겠지만,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실패로 끝난다면 팀의 투/타를 상징하는

영구결번 레전드와 모두 안좋은 결말로 결별을 맞게 되는데

오히려 오랜 KIA 팬들에겐 더 안좋을 수도 있는 방향일지도 모릅니다.

 

이종범과 KIA 구단의 연은 더 멀어졌다고 생각하지만

또 세상사 돌고 돌다보면 인연이 다시 생길 지도 모르지요.

 

레전드는 레전드로, 추억으로 남겨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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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4-02-14 22:41:53

과거 김재박이 엘지로 돌아왔을 때 올드팬들이 많이 호응했던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결과는 이순철 다음의 엘지 역대 최악의 감독으로 끝났죠(이분은 심지어 실적을 보여준 감독인데도 이 꼴이 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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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5 02:29:57

왜 이종범이 감독이 되지못했을까에 대한 막연한 이유들만 떠올랐는데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제 생각도 정리되는거 같아 잘 읽었습니다.

2024-02-15 06:35:17

주제를 벗어나 죄송하지만 이종범 은퇴시킨건 다시 생각해도 열받습니다. 선동렬이 양준혁 이종범 다 은퇴시켰는데 구단이 원하고 감독이 총대를 맨거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부임하면서 그런걸 미리 조율안했을까 싶어요. 이것 때문에 이정후가 나중에 기아 올일도 없을 것 같고요.

2024-02-16 12:02:03

전 양준혁과 다르게보는게 이종범은 06년부터 하락세가 너무심해서 은퇴가 많이 늦었다고봅니다.
은퇴전 시즌기록들은 방출감이기도하고..
이용규가 스톡킹에서 언급한것중에 대선수가 벤치에 앉아있으면 눈치보면서하는게 진짜 고욕이라고했던것도 딱히 팀케미에 도움도 안된다고생각합니다.
은퇴시에 기아에서 코치연수제의도 다 거절하고나갔고요.

2024-02-15 07:07:42

진갑용 수석코치는 현장 평가가 어떤지 궁금하네요

물론 전 이범호 감독이 더 마음에 듭니다

브이12

2024-02-15 07:53:13

지금 미국에서 연수도 한다는거 같던데 이범호호의 견적이 나올때쯤 이종범의 연수도 끝날테니 가능성이 있기는 하겠네요

2024-02-15 14:07:48

글을 참 잘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수석코치 진갑용은 그대로 가는지와

빈 자리 타격코치는 어떻게 될지도 궁금한데

아시는 정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WR
2024-02-15 14:42:20

올 시즌은 함께 가는게 맞을 거라 봅니다.

실제로 유임이 유력하다 했고, 유임 발표가 났습니다.

이범호 감독도 초짜인지라 내부승격이라 해도 혼자 팀 수습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기에 진갑용 수석코치와 함께 내부를 다지는게 우선이겠죠.

타격코치는 홍세완 코치가 있기는 한데, 전담으로 혼자 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봐서 2군에서 올리거나 추가 영입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4-02-15 14:44:16

희섭이형이 올라올수도 있겠군요!

2024-02-15 21:44:22

매우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언젠가는 기아 감독 이종범을 보고싶긴 합니다만, 지금은 서로에게 좋은 타이밍은 아니라고 봅니다. 

2024-02-16 08:44:35

 무척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어차피 코치 인선이 모두 끝난 현 상황에서, 갑작스레 노선의 변경으로 선수단에 혼란을 주는 건 최소화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2024-02-17 00:21:40

 되게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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