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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라이온즈 파크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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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13:01:44

 라이온즈 파크가 개장한 지도 벌써 5시즌이 되었다. 홈런 공장이 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은 적중했다. 반발력 높은 공인구와 시너지를 내며 연일 홈런쇼가 열린다. 그래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펜스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다면 삼성은 홈구장의 특색을 잘 활용하여 이득을 보고 있을까? 잘 활용하고 있었다면 개장 이후 가을 야구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하지는 않았을테니 답은 이미 정해져 있겠지만, 실제 수치로 들여다보면 삼성이 얼마나 구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지 더 와닿을 것이다.



라이온즈 파크


좌우 99.5m, 중앙 122.5m. 좌중우 거리만 봤을 때는 딱히 타자 친화 구장은 아니다. 하지만 라이온즈 파크의 핵심은 짧은 좌·우중간 거리에 있다.


(대충 이렇게 생겼다. 검정색이 잠실야구장, 파란색이 라이온즈 파크)


 대부분의 타구는 좌·중·우측보다는 좌중간과 우중간에 집중된다. 흔히 ‘라런(라이온즈 파크에서만 넘어가는 코스의 홈런)’이라고 불리는 타구들이 저 코스에 몰려있다. 짧은 좌·우중간의 영향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지만, 대신 3루타가 잘 나오지 않는다. 타자 주자가 3루까지 뛰어갈 시간을 벌 수 있는 타구는 깊은 좌·우중간 코스인데, 그런 타구는 어지간하면 다 넘어가버리기 때문이다.



파크 팩터


 파크 팩터(Park Factors)는 구장이 얼마나 타자 친화적인지, 투수 친화적인지 보여주는 수치이다. 스탯티즈 파크 팩터의 기준점은 1000이다. 1000보다 높을 경우 타자 친화적 성격을 보이는 것이고, 1000보다 낮을 경우 투수 친화적 성격을 보이는 것이다. 파크 팩터는 득점,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 등 여러 가지 기준을 두고 구할 수 있다. 그중에서, 라이온즈 파크는 홈런 구장의 특색이 강하기 때문에 홈런 팩터만 살펴보기로 했다.

 라이온즈파크의 2020시즌 홈런 팩터는 1226으로, 두 번째 홈런 공장인 창원NC파크와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대신 앞서 말한 대로 3루타는 잘 나오지 않는데, 올해 라팍의 3루타 팩터는 726으로, 3루타를 전부 뺏어다가 홈런으로 만들어버린 꼴이다.



라이온즈 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의 선수들


 다음은 10월 17일 기준으로 100이닝 이상 투구한 선발 투수 4인과,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올 시즌 기록이다.

 표에 숫자가 많아서 복잡하다면, 빨간색 부분만 보면 된다. 홈/원정 피홈런 비율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홈런 팩터가 큰 라이온즈 파크에서는 뜬공 유형의 투수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뷰캐넌을 제외하면 4명의 투수 모두 땅볼/뜬공 비율이 1이 되지 않는 뜬공 유도형 투수이다. 피홈런 숫자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ERA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 최채흥을 제외한 4명의 선수가 끔찍한 홈/원정 스플릿을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은 이런 구장을 잘 이용하고 있을까? 올 시즌 주전급 타자 6명의 기록을 살펴보자.

 ISO는 Isolated Power의 줄임말로 순장타율을 의미하며,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값이다. 평범한 뜬공, 혹은 2루타와 3루타가 홈런으로 둔갑하게 되면 장타율과 순장타율이 증가할 것이다. 올 시즌 삼성의 주전급 타선 중 홈구장의 이득을 보고 있는 선수는 구자욱, 강민호, 김동엽 정도이다.


 강민호의 장타율과 순장타율이 저렇게 심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추측건대 원정에서 2·3루타성 타구를 날리고도 산책 주루로 1루에서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아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 타구들이 라팍에서는 다 넘어가버리니까, 추가 베이스를 남들보다 더 많이 얻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구자욱은 잠실처럼 넓은 구장에서는 깊은 타구를 날려 2·3루타를 많이 생산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타율과 순장타율에서 오히려 큰 메리트를 얻지 못했다고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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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상 강민호는 유독 라런이 많았다.)


 짧은 좌·우중간을 활용하려면, 깊은 타구를 생산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갭 히팅(gap hitting)’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보다는 오히려 넘어갈 듯 말 듯 한 타구를 잘 만들어내는 갭 히터들이 라이온즈 파크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추가로, 강민호처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지 않는 선수일수록 더 이득을 많이 얻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선수가 누가 있을까 생각해봤더니, 이대호와 최형우가 딱 떠올랐다. 두 선수 모두 전형적인 거포 유형보다는 중·장거리형 타자이며, 뛰는 것을 굉장히 귀찮아한다. 삼성 팬들이라면 이 둘이 라이온즈 파크에서 어떤 선수였는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둘의 라이온즈 파크 통산 기록을 찾아본 결과, 이대호는 0.354의 타율과 1.103의 OPS를, 최형우는 0.390의 타율과 1.177의 OPS를 기록하고 있었다.


(활용을 못 할 거라면 뒤로 밀자 그냥)


 이대호나 최형우급의 타자를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지금 8위를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신 B급 선수를 뽑더라도 구장에 특화된 선수를 뽑아서 B+의 효율을 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육성한 선수들은 구장의 특색과 맞지 않다. 라이온즈 파크에 필요한 스타일은 스몰볼 위주의 작전 야구가 아니다. 삼성에는 공을 띄울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비싼 돈 들여가며 기껏 신구장 지어놓고 정작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주말에 심심해서 써봤습니다.

스포티플이라는 사이트에서도 활동 중이니 시간 괜찮으시다면 들러주세요^^;

https://www.sportiple.com/kbaseballwriter/?idx=5099980&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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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0-19 13:07:15

우왕 이런 고퀄의 크보글을 매냐에서 볼수 있을지 몰랐네용.

잘봤습니다

2020-10-19 13:21:45
Updated at 2020-10-19 13:35:28

이만수 김성래 오대석 이종두 강기웅 정경배
최익성 김한수 박승호 가 있었으면 좋았겠네요.

Updated at 2020-10-19 13:40:30

장효조가 제대로 홈런타자 되었겠어요.
딱 저 구간으로 가는 2루타 머신이었던..

2020-10-20 07:20:47

 하... 어떻게 담장을 뒤로 밀어버릴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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