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의 때늦은 사과?
https://m.mk.co.kr/news/sports/view/2020/08/827691/
박용택의 때늦은 후회…그러나 팬心은 냉정했다[MK시선]
이런 기사가 올라왔군요. 마치 박용택이 2009년에 불미스럽게(졸렬하게) 타격왕을 따내고 10여년 넘게 입을 닦고 있다가 은퇴 투어쯤 되서 여론이 안좋으니 이제와 사과했다는 식의 기사입니다.
박용택 선수가 2009년에 잘못했고, 그 사건 빼고 커리어만 봐도 은퇴 투어 할만큼은 아니라는 의견까지는 받아들입니다. (커리어 부분에선 제 생각은 다르지만 생각은 다양한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저런식의 도를 넘은 날조는 못받아들이겠습니다. 박용택 선수든 타격왕 사건이 있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구단 공홈에 사과문을 올렸고. 그후 수년간 여러차례 사과를 했습니다. 그걸로 잘못이 없어진다는게 아니고,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그동안 아무말 없다가 이제와서 은퇴 투어 때문에 사과한다는 뉘양스는 아니지 않나요? 당시 기사도 있습니다. 네이버에 ‘박용택 사과문’ 이렇게만 쳐도 당시 기사가 나옵니다.
박용택 "타격왕 욕심...모든 게 내 탓"
https://n.news.naver.com/article/076/0002007071
2013년에 골든글로브 받을때도 당시 사건을 거론하며 후회한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076/0002434217
박용택 선수가 잘했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만약 박용택과 홍성흔의 입장이 바뀌었다면 저도 지금까지 상대 선수에 대해서 감정이 안좋을겁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비판할때 적어도 잘못한 것 그 자체에 대해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기사를 올린 기자는 아마 뒤늦은 사과도 하지 않을겁니다.
마지막으로 박용택 선수가 당시 올린 사과문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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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LG트윈스 박용택입니다.
야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야구팬들과 야구계에 종사하시는
관계자 여러분들께, 저의 부끄러운 행동해 대해 사과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프로 입단 후 항상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아왔고 또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정말 죽을 정도의 노력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는 조금씩 부족한 시즌을 보내왔고, 작년 시즌에는 처음으로
2군 생활을 해 보면서 높은 벽에 부딪혔습니다. 시즌 후에는 1군
주전으로 경기에 출장하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지난 겨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오기로,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정말 시즌
내내 제 자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저는 잘못된 선택을 했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쟁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제가 야구를 사랑했던 것은, 야구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 부을 수 있었던
것은 최선을 다하는 승부에 매료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타이틀을
갖고 싶다는 욕심을 앞세운 나머지, 저는 야구를 시작하게 됐던 순수한 열정을
잠시 잊었던 것 같습니다.
시즌이 끝난 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언론보도와 팬들의
반응을 접했습니다. 제가 타이틀이 꼭 갖고 싶다는 절실함을 핑계
삼아 정정당당한 멋진 승부로 팬들에게 감동을 전해야 하는 프로
선수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래서는 저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당연한 사실 또한
깨달았습니다. 제 야구 인생에 있어 최고의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이
이제 제게는 가장 힘든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나마 저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신 팬들께 또 야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야구팬들께 사과를 드리는 것이, 저와 야구에 대해
보여주신 그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글을 올립니다. 아울러
제 자신도 제 마음에 있는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었습니다.
김재박 감독님과 동료 선수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사실
모든 것이 제 책임입니다. 저의 의지였습니다. 감독님과 동료 선수들
모두 제가 얼마나 고생하고 노력해왔는지, 또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알기에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제가 원하는 대로 도와주신 것입니다.
저로 인해 비난을 받으셨을 모든 LG트윈스 식구들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시즌 내내 타격왕 경쟁을 함께 해준, 끝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준
홍성흔 선배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저와 같이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야구팬들의
사랑과 신뢰를, 그리고 모든 선수가 힘들게 쌓아 온 한 시즌의 야구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불행한 선수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다시 야구팬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더욱
열심히 땀 흘려 노력해 더욱 좋은 기량을 보여드리는 것 밖에 다른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1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2009. 9. 29. LG트윈스 박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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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박용택처럼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하고도 취급하는것들 보면 우리나라 스포츠판은 역시 멀었다싶어요.
어차피 선수로써 위대한 업적 남기고 은퇴하니만큼 시덥지않은 하나하나 신경 안쓰겠지만 남은시즌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