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너무 욕하지 맙시다

박찬호... 타격이 참 안 좋긴 하죠.

현재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에서 SK와 KT를 제외하면

박찬호보다 못 치는 유격수는 없긴 합니다.

하지만 수비공헌도가 매우 높은 선수입니다.

게다가 팀내 대체자원도 없는지라 그야말로 혹사급 출장을 올시즌 내내 강행하고 있어요.

현재 유격수 출장이닝수 2위입니다.

유격수가 아니라 전체 야수로 확장해도

1위 배정대 599.1이닝

2위 마차도 576.0이닝

3위 박찬호 573.2이닝이에요.

포수 제외 수비부담이 가장 크다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이 정도 출장 페이스는 혹사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기아는 우취가 많아서 출장경기수가 타팀 대비 최대 5경기까지 적은 편이죠.

기아가 올시즌 소화한 전체 수비이닝 중에 백업 유격수가 채워준 이닝은 딱 15이닝이네요.

참고로 이닝수 1위인 마차도의 롯데에서 백업유격수가 소화한 이닝은 23.2이닝이네요.

(경기수는 기아랑 같은데, 아마도 연장승부가 롯데가 더 많았었나 봅니다)

혹사에 가까운 출장을 강행하면서도

실책도 많지 않은 편이고, 수비율도 준수합니다.

보살은 리그에서 가장 많이 잡아내고 있네요.

이 정도 수비공헌도라면 타격에서 좀 부실해도 양해해줘야 한다고 봐요.

타격도 6월에 워낙 땅파고 들어가는 성적을 찍어서 그렇지

5월에도 괜찮았고, 7월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5월 .275-.327-.353-.680

6월 .162-.194-.191-.386

7월 .280-.318-.378-.696

6월 타격성적 제외하고보면 9번 타순 맡기기엔 딱 적당한 정도 성적이에요.

장타력이나 선구안은 부족하지만 그럭저럭 2할 후반 정도 타율 치면서 

일단 출루하면 누상에서 위협이 되는 타입.

9번 타자로 딱이죠. 뭐

김선빈이 복귀하면 김규성이 스타팅에서 제외될 거고

그러면 박찬호의 타순도 원래 타순(?)인 9번 자리로 복귀하게 될 거고

김규성이 적절하게 유격수 백업도 좀 들어가주면서

휴식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다보면 시즌 타격성적도 지금보다는 점점 회복되지 않을까 싶구요. 

수비스탯 살펴보다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박찬호가 고생하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유독 매니아에서는 박찬호가 욕받이 돼서 기아 타선 부진의 책임을 혼자 떠앉는 느낌이라

변명 좀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