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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타이거즈 리뷰(KT-키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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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4 15:49:35

오랫만에 리뷰를 쓰네요.

아무래도 지지난주 NC전같은 거 한 번 얻어맞고 나면 리뷰 쓸 에너지도 안 생깁니다.

당장 지난 주 화요일, 수요일 KT전은 좀 띄엄띄엄 봤던 것 같아요. 

키움전 스윕 포함 4연승에 고무되어 오랫만에 다시 리뷰 적어봅니다. 

 

 

[NC전의 데미지, 나락에 빠진 팀 상황]

NC전 2패는 기아에게 단순한 숫자 이상의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임기영 이민우가 올시즌 기대 이상 잘 던져주고 있다고 해도

기아의 토종 에이스는 양현종입니다.

임기영 이민우가 무너지는 것과 양현종이 무너지는 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완전히 달라요.

 

게다가 자랑거리였던 필승조도 무너져버렸습니다.

1명만 무너지는 게 아니라 전상현-문경찬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역대급 역전패를 당해버렸고

문경찬은 1경기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부진으로 인해서 아예 1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친 타격감으로 타격 1위, 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던 김선빈의 부상이탈까지...

 

3재가 겹치면서 팀 분위기가 그야말로 바닥 of 바닥을 치던 지지난 주말, 지난 주초였습니다. 

 

 

 

[무기력한 4연패. 이대로 무너지는가] 

화요일 경기와 수요일 경기는 무너져버린 팀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믿었던 선발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구요. 공격력은 암울했습니다. 

심판들의 장난질도 한 몫하긴 했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최악이고, 선취점을 뽑아도 도대체가 이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팀이었습니다.

더구나 향후 남은 스케쥴이 키움-삼성-두산으로 이어지는지라

이대로 쭉쭉 내려가서 5할 승률도 깨지고, 중하위권으로 내려앉는 것 아닌가 싶어지는 상황이었죠.

 

 

 

[반전의 시작. 나지완의 만루포] 

목요일 KT전 8회말 박찬호의 2루타와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의 찬스에서

이강철 감독이 초강수를 둡니다. 최형우와 터커를 자동고의사구로 내보내는 거였죠.

1점도 주지않겠다는 의지였습니다.

 

만약에 여기서 나지완이 병살이라도 쳤으면 팀분위기는 확 가라앉았을 겁니다.

그 분위기에서 마지막 남은 9회초 공격에 KT가 역전이라도 했다면 기아는 그냥 망가지는 거였구요.

 

하지만 이강철 감독의 기대와 달리 나지완은 화끈한 만루홈런으로 기아의 승리를 굳혀버렸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 순간이 4연패 기간을 걸치면서 꿀꿀했던 기아 덕아웃 분위기가

한 방에 반전되는 순간이었다는 느낌입니다. 

 

 

 

[난세에 영웅이 등장하는 법. 예상치못한 4연승의 주역들] 

난세에 영웅이 등장하고, '성리'하는 경기에서 영웅이 등장하는 법이죠.(feat.강을준)

기아의 4연승을 이끌어 간 선수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백업요원들과 추격조들, 수비전문선수 취급 받던 하위타선들이었습니다.

 

네이버 경기영상의 베스트플레이어만 봐도

4연승 기간의 베스트플레이어는 박찬호-최원준-황대인-김민식이에요.

얘들이 베스트플레이어가 되어서 4연승 만들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기아는 지난 일주일간 팀타격 .303-.386-.550-.936이라는 미친 공격력을 보여줬습니다.

KT, 키움같은 공격력이 강한 팀들을 상대로 

타격전을 펼치면서 공격력으로 두드려패면서 4연승을 만들었다는 건 기적같은 느낌이네요.

 

터커-최형우-나지완의 중심타선도 제 몫을 톡톡히 했구요.

부상 복귀한 이창진도 타격감 떨어진 김호령 자리에 톱타자로 들어가 출루율 .462로 맹활약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건 하위타선의 반란

황대인, 백용환, 박찬호, 김민식, 나주환 등  기대하지 않았던 하위타선 타자들이 펑펑 터져주면서

팀공격력이 미쳐줬네요.

 

마운드에서도 정해영과 김기훈 두 고졸 1차지명 듀오가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특히 19살짜리 고졸루키가 연장전 긴장되는 상황에서 2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면서 끝내기를 만든 건

팀분위기 반등에 굉장한 힘이 됐습니다.

 

 

 

[향후 전망_핵심은 양현종] 

지난 주 팀타격의 약진은 상대 투수진들 상황이 좋지 않았던 덕도 좀 있었구요.

일시적인 버닝이라고 보는 게 맞긴 할 것 같습니다.

김민식 백용환 박찬호 등등이 지금같은 타격감을 시즌 내내 유지할 리는 없겠죠.

 

그나마 올시즌 기아가 운이 좋다고 생각되는 건

구멍이 났을 때 메꿔지는 속도가 빨라요.

주전이 부진하면 백업이 채워주고

선발이 부진하면 불펜에서 채워주고

불펜마저 부진하면 타격으로 채워주고

필승조가 부진하면 추격조가 채워주고

결국 예전보다는 팀뎁스가 좀 개선됐다는 얘기겠죠.

 

근데 뭐 이렇게 채우는 거야 일시적인 부분일 거구요

결국은 팀의 기본적인 강점 부분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야합니다.

현재 기아는 투수력의 팀입니다.

투수진들이 재정비해서 자리 잡아줘야 장기적으로 상승세타는 게 가능해요.

 

핵심은 결국 양현종 같습니다.

 

문경찬 부분은 생각보다 데미지가 크지 않네요.

전상현이야 뭐 이미 중간계투로 뛰던 시절에도 투구내용은 문경찬 이상이었던 선수고

전상현이 클로져로 내려가면서 공백이 생긴 자리는

고영창 홍상삼 정해영 김기훈 등이 미친 듯이 잘 메꾸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특히 고졸루키 1,2년차 듀오는 정말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어린 나이 답지않게 능구렁이같이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는 정해영은 윤석민이 연상되구요.

아직 불안정한 느낌도 있지만 윽박지르는 맛이 있는 김기훈은 초창기 양현종 느낌이 나요.

당장 올시즌 1군 즉전감으로는 정해영이 더 두각을 나타낼 것 같구요.

향후 맥시멈 포텐셜은 김기훈쪽이 오히려 더 높아보이기도 합니다. 구위가 깡패라...

 

외려 문제는 선발인데 나머지 4명은 큰 걱정은 안 되요. 

부진했던 경기들도 경기내용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거든요. 

양현종만 반등한다면 팀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 같구요.

그 위에 김선빈 류지혁이 복귀하면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것 같네요.

 

지금 양현종의 문제는 변화구입니다.

직구는 크게 문제가 없어요. 구종가치도 나쁘지 않고, 구속은 작년보다 외려 더 높습니다.

문제는 변화구 주무기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인데

이게 둘 다 제구도 잘 안 되고, 각도 예전보다 밋밋하네요.

그러다보니 밋밋하고 제구 안 된 변화구가 쉬운 코스에 들어가다가 난타당하고

제구 안 되는 변화구 때문에 볼카운트 몰리면 카운트 잡기 위해 들어가는 직구가 뻔히 읽혀서 또 맞고...

이게 악순환되는 느낌이네요. 덕분에 피안타율과 장타 허용이 많아졌어요.

워낙 노련한 투수라 볼넷을 남발하거나 하진 않는데, 맞아도 너무 얻어맞네요.

 

직구 구속 뽑아내는 것 보면 체력적인 문제도 아닌 것으로 보여서

결국 자기가 던지면서 밸런스 잡고 제구 잡아가는 수 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양현종이 어느 정도 자기 클래스 찾아준다면 선발 로테이션이 훨씬 안정화되고

불펜에게 가는 부담도 훨씬 줄어들테고 선순환이 일어날 듯 싶어요.

 

그 위에 다행히 현재 회복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진 선빈이가 

기대대로 7월말~8월초 정도에만 복귀해준다면 베스트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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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7-14 15:55:17

다음 주에도 전망 밝은 후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Updated at 2020-07-14 16:51:45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게 스포츠계의 정설일텐데.. 

이상하게 이번 시즌 기아는 난 자리에 티가 잘 안납니다...;;; 

 

지금 빠져 있는 베스트 멤버들만 해도 

 

김선빈, 유지혁, 문경찬, 김호령 등, 팀 전력의 상당부분인데 

이상하게 올라오는 선수들마다 밥 값 정도는 해준다는 거죠.... 

 

오늘 기사에 따르면 2군 감독으로 계신 박흥식 전 감독 대행이 

윌리엄스 감독과의 의사소통을 아주 원활하게 하고 있다던데...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01&aid=0011743752

 

아마 이 부분이 큰 몫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WR
Updated at 2020-07-14 17:05:14

호령이는 뛰고있어요

습자지 뎁스라고 맨날 욕했는데
의외로 구멍난 자리들을
생각보다 잘 메꾸고 있긴 합니다

박흥식 감독도 작년 대행 시절에도 그랬고
참 괜찮은 지도자구나 싶습니다.

2020-07-14 17:19:36

박 2군 감독은 조만간 어느 구단이든 1군 감독으로 영전해서 옮기지 않을지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아주 좋은 '지도자' 같아요.

WR
2020-07-14 17:19:34

근데 사실 김선빈 빈 자리는 메꿔질까 싶긴 해요. 

당장 최근 몇 경기가 상대팀 에이스 피처들 상대가 아니었어서 그나마 티가 덜 났지

 

진짜 각 팀 에이스 피처들 상대로 경기하다보면

아무래도 잇몸들이 공략하는 거랑, 김선빈/최형우같은 리얼들이 공략하는 거랑

클라스 차이가 나거든요.

 

다행히 선빈이 회복속도는 좋은 편이라고 하니

그 때까지 우야둥둥 잇몸으로 버티고, 투수력으로 버티고 하면서

김선빈이 빨리 복귀해주길 바래보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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