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리뷰(2020.07.01 한화전)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침체에 빠진 기아였던지라
우려 속에 맞은 7월 첫 경기였는데요.
다행히 극적인 끝내기 승을 챙기면서 팀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 박전문 없이 승리
어제 투수운용에 있어서는 승리조 박전문을 안 쓰고 이겼다는 게 가장 큰 수확같습니다.
최근 들어서 이기는 경기, 박빙의 경기 모두 박전문이 쉼없이 투입되다보니
승리조 3인방도 지친 기색들이 역력했고, 구위나 투구내용도 점점 떨어져가는 모습이었는데요.
어제는 2점차 박빙 승부였음에도 불구하고
2년차인 김기훈이나 고졸루키 정해영을 올리면서까지
뒤지고 있는 경기에 박전문을 투입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네요.
기본적으로 기아는 타선이 강력한 팀이 아니다보니
NC나 두산같은 팀들처럼 타선이 10점 이상씩 뽑아서
승리조 없이도 경기를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투수운용이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요.
최근 들어 홍상삼, 고영창을 필두로 추격조 멤버들의 기세가 승리조 이상이라서
서재응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탭 쪽에서도 그동안 박전문에게만 과도하게 지워졌던 과부하를
점점 추격조 쪽에 내려주는 모습이고
추격조들이 계속 그에 부합해주는 아름다운 선순환의 모습입니다.
홍상삼이나 고영창은 시즌 성적이 추격조라고 분류하기 미안한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지금같은 모습만 꾸준히 보여준다면 박전문의 부담이 상당히 덜어질 것 같습니다.
2. 변태투수 홍상삼
위에서도 최근에 고영창 홍상삼이 맹활약 중이라고 언급을 했는데요.
고영창은 뭐 무난하게 잘 합니다.
구위로 압도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다보니
탈삼진능력은 팀내 1군 투수 중에서 최하급이고, 피안타율도 꽤 높은 편인데요.
볼질은 안 하는 편이고, 투심의 무브먼트가 좋아서 땅볼 유도능력이 좋다보니
어찌어찌 맞혀잡는 편이죠.
희안한 건 홍상삼입니다. 뭐 물론 시즌이 길어지고 표본이 쌓이면 평균회귀 하기는 하겠습니다만
현재까지의 시즌 성적은 말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변태적입니다.
K/9은 18.9를 찍고 있구요. BB/9은 9.00을 찍고 있습니다. 둘 다 말이 안 되는 수치거든요.
규정이닝으로 치면 K/9 리그 1위가 구창모 10.36이구요. BB/9 최악이 이영하의 4.94에요.
홍상삼은 두 지표를 모두 리그 1위와 리그 꼴찌의 2배 정도로 찍어내고 있네요.
그 와중에 폭투는 6개로 리그 2위입니다. 불펜으로 나와서 꼴랑 10이닝 던졌는데 말이죠.
그런데 희안하게 결정적인 점수는 안 내주고 막아냅니다.
어제 경기도 이런 변태적 성향이 그대로 들어맞는 투구내용이었죠.
1점차로 뒤지고 있는 1사 1,2루 위기에서 올라옵니다.
올라오자마자 초구가 어이없는 폭투입니다. 1루씩 진루하면서 위기는 더 커집니다.
1루가 비어서 이젠 병살처리도 어렵습니다.
3구 연속 볼입니다. 1사 1,2루에 볼카운트는 3-0이네요.
그러더니 스트라잌-파울-헛스윙으로 삼진 잡아냅니다. 2아웃 2,3루
삼진 잘 잡아서 한숨 돌리나했더니 그 다음 타자는 또 느닷없이 스트레이트 포볼입니다.
그러더니 그 다음 타자는 또 3구 삼진으로 가볍게 처리해버립니다.
이건 뭐 롤코가 주간 단위나 경기 단위 수준이 아니고
1이닝 안에서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두 세번씩 해요.
요새 나올때마다 거의 매이닝 볼넷을 내주고, 폭투를 내주는데,
매이닝 삼진을 2~3개씩 잡아내면서 막아내거든요.
보면 늘 불안불안합니다. 저러다 언제 한 번 제대로 터지지 싶기도 하고...
심장 쫄리게 하는 투수에요. 홍상삼
3. 끝내기 승에도 불안한 타격감
3경기 연속 상대 선발에게 인생경기를 펼치게 해준 기아 타선입니다.
다행히 조상우가 버티는 넥센과 달리 뒷문이 불안정한 한화를 상대로 끝내기 승을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건 해줘야 할 선수들이 못 해주고 있고
부진이 길어지는 타자들이 주전 라인업에 많네요.
그나마 희망은 나지완이 어제 승리의 주역이 되면서 좀 살아나려나 싶은 조짐이 보이는 정도.
타선의 핵심인 터커의 부진은 끝날 줄을 모르고
죽으나 사나 라인업에서 뺄 수도 없는 주전 포수와 주전 유격수는 그야말로 식물 수준
그나마 나주환이 최근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하위타선에서는 희망적이네요.
결국 공격력 반등의 키를 쥐고 있는 건 터커입니다.
터커만 살아나고, 나지완이 어제처럼만 해준다면
김호령-김선빈-터커-최형우-나지완-유민상-나주환으로 이어가면서 점수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위타선에서 두어명 자동아웃 되는 건 뭐 기아로서는 감당해야하는 수준이구요.
그나마 나주환이 최근 타격감이 좋아서, 5월에 한승택-백용환이 하위타선에서 해주던 몫을
최근에는 나주환이 해주는 느낌입니다.
문제는 점수 뽑아내야하는 중심라인업의 가장 핵심에서
앞으로 김선빈, 뒤로는 최형우를 두고서 터커가 맥을 다 끊어먹고 있어요.
터커의 반등이 절실합니다. 정말...
4. 오늘의 바람
이민우의 QS
터커의 장타
문경찬의 깔금한 3자범퇴 마무리(물론 타선이 대폭발해서 안 나오면 더 좋음)
3경기 연속 QS찍고 있는 한화 에이스 서폴드와
최근 부진으로 결국 휴식을 부여받고 로테이션도 한 번 걸렀던 이민우의 만남인지라
어제 경기보다 더 힘겨운 초중반 싸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5월에 3승 0패 방어율 3.23 찍으면서 차세대 에이스 소리 듣고 양현종 5선발로 밀어내더니
6월에 0승 2패 방어율 9.00으로 급락해버린 이민우인데요.
사실 6월 선발 3경기도 개인적으로는 KT전 제외하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오늘 다시 건재함을 과시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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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이 조금 더 나아지면 괜찮을 거 같은데 정말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