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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한국시리즈 리뷰-기시감과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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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0-28 15:56:04

안녕하세요 히어로즈입니다. 어느새 한국시리즈도 끝나고, 날도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게 야구가  없는 겨울이 곧 오겠구나 싶습니다. 물론 프리미어 12가 개막하겠지만, 국제대회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관심도는 응원팀의 경기에 비해 떨어지는게 사실이라서 시즌이 끝났다는 기분입니다. 아 물론 2020 올림픽에 의한 병역 혜택은 팀에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이번에 뽑힌 조상우, 그리고 대체자원으로 선발된 이승호에게까지의 기회를 생각하면 이번 결과가 매우 중요하겠군요. 특히 조상우....

 

0.들어가며

 

 한국시리즈가 끝이 났습니다. 4대0. 많은 야구팬들이 이 팀의 적기라고 여겼던 것,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의 경기력과 기세,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히어로즈와 베어스 두 팀이 항상 치열하게 맞부딪혔던 것을 생각하면 스윕이라는 결과는 팬 입장에서 아쉽고 허무하긴 합니다.

 경기 내적으로는 그래도 3차전을 제외하고는 꽤나 끈질겼다고 생각되지만, 마지막 경기였던 4차전에서마저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느낀 5차전에서의 기시감을 느끼는 마무리로 이어지고 말았네요. 

 

 

I.해결되지 않는 수비 문제 

 

1.수비 문제가 뼈아픈 이유

 이전 리뷰글의 댓글에도 지적된 바와 같이 이 팀은 정말 수비가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바대로, 아니 그 우려보다 더 뼈아프게 거의 매경기 클러치 실책들이 있었고, 정규시즌 우승자다운 경기력을 보여준 두산은 그런 상대의 실책들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외야에서는 임병욱의 부재로 이정후가 중견수로 고정되면서, 무릎 상태가 나쁜 샌즈가 계속해서 우익수로 출전해야만 했고, 결국 수비 범위에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올해 히어로즈는 피타고리안 승률 1위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종 순위는 3위였죠. KBO내에서 피타고리안 승률이 최종 순위와 정비례한다고 볼 수 없으나, 기대에 비해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둔 것은 왜일까요? 물론 이 팀 특유의 '중요한 곳에서 무너져버리기'가 작용한 탓도 있을테지만, 수비가 가장 큰 문제였음은 분명합니다.

 팀의 선발자원들 중 브리검(구사율 40.7%)과 요키시(구사율 35%), 그리고 최원태(구사율 51.8%)는 투심이 주구종인 땅볼러들입니다. 이걸 내야수비가 지원해주지 못한다면 무수히 많은 안타들로 뭇매맞는 일들이 벌어지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2.수치상의 문제점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으나,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수비스탯인 WAAwithADJ(평균대비수비승리기여)의 팀 기록을 보면 히어로즈는 6위에 불과합니다. 반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두산은 기록상으로는 4위이지만, 수치면에서 5위와의 격차(약 1.4)가 1위와의 격차(약 1.5)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5-6위권 팀과는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4차전을 제외하고는 실책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경기내에서 보여준 오재일-김재호-허경민, 외야의 정수빈-박건우가 보여준 수비는 정말 탄탄했고, 결국 우승을 이끌어냈습니다. 팀의 최전성기였고, 실제로도 수비가 안정적이라 여겨지던 2014년의 4위 이후 히어로즈의 수비 성적은 9위(15)-5위(16)-9위(17)-6위(18) 등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비단 수비스탯 뿐 아니라 투수들의 FIP성적에 비해 ERA 수치가 항상 높게 나오는 이유 또한, 인조잔디 구장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최소한 수비가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3.경기 내적의 문제점

 이 수비 문제는 비단 이번 한국시리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 팀의 첫 한국시리즈였던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빼아볼"과 함께 가장 기억나는 장면은 유격수 강정호의 히드랍더볼과 알까기 등 두 번의 실책이라는 사실이 단적인 예라고 생각됩니다. 외야의 경우 이정후-임병욱-샌즈의 주전이 탄탄하나, 샌즈가 무릎 부상으로 범위가 좁은걸 메워주는 임병욱이 없으니 흔들렸습니다.

 김규민은 어깨가 좋으나 투수 출신으로 아직 타구판단에서 약점이 있고, 박정음은 어깨가 매우 약한 상황. 허정협, 예진원 등 백업 자원 역시 외야 수비가 취약한 이런 상황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한 자리 내주며 키워도 될만한 타격 포텐셜을 지닌 박주홍 조차 프로에서 외야 수비가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 상황이 매우 걱정됩니다. 내야 또한 김혜성이나 송성문, 김웅빈 등이 송구나 기본적인 포구에서 아쉬움이 남고, 결국 이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실제로 발생한 문제였구요. 

 

4.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실제 경기 내에서 보여주는 수비 퍼포먼스 역시 낮다면, 그리고 이 모습이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면 그 원인은 최소한 수비 코칭 방식이 문제일 것입니다. 훈련량을 최소화하여 체력에 안배하는 팀의 정책에는 찬성하며, 이를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김혜성(전체 10위), 임병욱(전체 12위), 김하성(올해는 3루를 소화하며 낮지만, 2018시즌 전체 1위), 박병호(80경기 이상 출장 1루수 중 1위)에 이정후, 샌즈 등 나름대로 수비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수비 수치가 낮다는 것과 함께 퍼포먼스 역시 매우 나쁜 점이 큰 문제입니다.

 한편, 수 년 째 이 팀의 수비 코치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조원우 전 롯데 감독이 예전 수비 코치로 담당했을 당시 롯데에서는 김주찬과 손아섭, 그리고 SK에서는 이명기의 수비가 보다 안정적으로 변했던 것을 기억하면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II.불펜 혁명도 선발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1.믿음직스러웠던 불펜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던 불펜이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아쉬웠으나,  그럼에도 3차전까지 부딪힐수 있던 것도 불펜 덕이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가장 강력한 자원인 조상우를 확실한 위기 상황에서 쓰기 위해선 최소한 계산이 나오는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를 필요로 하는데, 정규 시즌 내내 안정적이었던 오주원이 흔들리고 2패를 안고 말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지금의 오주원은 삼진을 많이 솎아내는 타입은 아닌, 라인 타는 공으로 살살 카운트를 챙기는 피네스피쳐입니다. 공이 느려도 구위로 찍어누르던 MLB 시절의 우에하라와는 다른 타입이죠. 결국 좌타자 바깥쪽, 또는 우타자 몸쪽 보더라인에 꽉차는 공들을 잡아주지 않거나 수비가 도와주질 못하면 흔들릴 수 있는 투수입니다. 결국 1-2차전에서도 수비는 수비대로 도와주지 못했고, 결정구인  꽉차게 던진 패스트볼들이 볼 판정을 받고, 그 방향의 브레이킹볼을 두산 타자들이 참아내며 출루하면서 정규 시즌과 다른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팀은 4차전부터는 흔들리는 오주원을 대신하여 조상우를 클로저로 활용할 계획을 정했지 싶은데, 위기 상황에서 조상우 대신 나온 카드들이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하게 된 건 아쉽습니다. 내년에도 조상우의 활용법이나, 팀 내 마무리를 누구로 할 것인가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될 문제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구위로 누를 수 있는 셋업-프라이머리 셋업 또한 구비가 필요하고요.

 

2.문제의 원인은 이닝 소화

 한국시리즈에서의 모습들에도 불구하고 모든 히어로즈의 불펜들은 제 역할을, 아니 그 이상을 해냈습니다. 점수 차가 좀 있어도 할 수 있다 여길 수 있던 것도 모두 불펜이 실점을 최소화해줄거라 믿었기 때문이고요. 문제는 아무리 7경기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4일을 쉬었어도 한국시리즈의 일정은 그 전에 비해 빡빡했다는 것입니다. 장정석 감독은 이런 점을 고려해 인터뷰를 통해 최대한 선발을 길게 끌고 가겠다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그 선발들은 2차전의 이승호를 제외하고는 제 몫을 하지 못했습니다.

 1차전 요키시는 실책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실점을 계속 내준 이후 흔들리면서 심지어는 송구에 맞기 까지 하면서 4이닝만 책임지고 내려왔습니다. 데이터 상 두산에 취약하다고 여겨 감독이 최대한 출전을 미룬 브리검과 최원태도 각각 3이닝, 2이닝만을 책임져 줬을 뿐입니다. 이 팀이 4경기 동안 소화한 37이닝 중에 선발로서 1-3선발이 소화해 준 이닝이 9이닝에 불과하니 과부하가 안걸릴래야 안걸릴 수 없었겠죠. 

 

3.내년의 상황

 포스트시즌에선 특히 상대를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 특히 선발 자원을 요함은 분명합니다. 작년과 재작년, 두산을 꺾고 우승했던 SK는 김광현, 기아는 양현종이라는 필승 카드가 있었죠. 두산에는 린드블럼이 있고, 린드블럼이 아쉽더라도 후랭코프는 빅게임 피쳐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고요. 반면 브리검이 작년에 비해 포스트시즌에서 선전했지만,여전히 상대를 구위로 압도하는 선발 자원이 부족합니다. 결국 강력한 구위를 지녔으면서 동시에 스태미너까지 확실한 안우진은 팀에서는 선발로서 키워내야 하는 입장입니다.

 정규시즌에서 안우진은 쿠세가 들켰는지 상대의 주루플레이에 쉽게 약점이 노출되었었고, 구종의 단조로움으로 인해(슬라이더에만 의존) 피안타가 많아졌고 더하여 좌타자 상대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선발 안착에 실패했었습니다. 부상을 입기도 했고요. 분명한건 체인지업을 장착해왔고, 3차전에서나마 허리부상을 안고도 천적인 두산의 좌타자들을 짧게나마 무실점으로 막았던 적이 있으니 해결점은 찾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경우 문제는 한현희의 활용도입니다.

 한현희는 올 시즌 58이닝 24홀드 ERA 3.41 등 무난한 활약을 보였다고 여겨지지만, WPA는 마이너스 수치였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을 제외하고 2차전과 3차전에서는... 네. 구위가 강력한 사이드암이고, 종종 던지는 체인지업도 좌타자 상대로 쏠쏠한데도 주자를 쌓아둔 상태에서 올라오면 여지없이 흔들렸습니다. 심지어 그것이 우타자를 상대할 때라도 말이죠. 선발로는 어땠을까요?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작년, 169이닝을 소화했습니다. 최소한 4-5선발로는 확실한 자원이죠. 필승조로서 조상우와 같은 역할을 맡기기에 불안하고, 선발로서 이닝소화는 장점이지만 좌타자 상대로의 약점은 분명한, 그렇다고 원포인트나 롱릴리프로 쓰기엔 그 재주가 너무 좋고 구위가 압도적인 한현희의 활용 방안도 큰 고민일 것입니다. 

 

 

III.마치며

 

 개인적으로 이 팀을 응원한 이래 겨울은 항상 즐겁지 않은 계절이었습니다. 이택근을 영입했던 그 겨울 이외엔 정말 한순간도 즐겁지 않았어요. 최소한 이 팀 이전 더 열렬히 좋아했던 그 팀을 응원했던 시절에도 2004년 겨울은 너무 슬펐고, 2007년 겨울은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우울했었습니다.

 팀의 수석코치의 영전은 축하할 일이나, 선수들 연봉책정은 쿨하게 하면서 코칭스태프의 연봉은 후려치는 이 팀 특성 때문인지 코칭스태프 엑소더스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팀 내의 상징성에 더해 선발 자원 성장 및 불펜안정화라는 성과를 보인 나이트 코치, 그리고 마정길 코치만큼은 최소한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놀라울 정도로 선수들과의 관계가 깊은 수비코치는 현재 공석인 2군 감독 등으로 영전해도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이 팀 팬의 숙명인 주축선수의 이탈 가능성과 관련해서 포스트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이지영, 그리고 팀의 프랜차이즈인 오주원도 FA에 해당합니다. 후자의 경우 올해 활약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많아 FA 시장에서는 인기가 많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반면에 오랜 기간 고생했던 것을 고려하면 큰 견해 차이없이 작년의 이보근처럼 잡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지영일 것 같습니다. 작년 김민성에 비해 시장에서 인기가 많을 상황입니다. 포수가 약점인 팀에게는 당장의 약점을 채워줄법한 선수이며, 포스트시즌의 활약 또한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한편 이 팀의 경우에도 김민성의 경우에는 송읍읍이 시즌 중 좋은 타격을 보여줬고 장영석 등 대안이 있었으나, 그 격차에 비해 이지영과 주효상의 조금 더 차이가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거기에 팀 내 준주전급 포수인 김재현의 제대에는 1년이 더 필요하고요. 현재 1군 야수 최고참인 박병호와 함께 라커룸 리더로서 기강을 잡아줄 필요라는 점에서도 이지영을 놓치는 것은 타격이 클듯 합니다. 고형욱 팀장이 단장이던 시절, 2-3년 내에 왕조 건설을 목표했고 그 목표에 따라 자원들이 수집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만큼 기존 자원의 유출을 막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소한 주효상이 군 제대하는 시점까지는 박동원의 체력유지를 위해서라도 팀에 베테랑 포수가 필요한만큼 꼭 잡아주길 바랍니다. 한가지 더 원하게된다면 2차 드래프트 때 이번에는 타격은 아쉽더라도 외야 수비만큼은 안정적인 자원도 뽑아보면 좋겠습니다. 이번 엔트리에서 팀 내의 최고 외야 유망주인 예진원이 있었지만 수비에서의 약점 등으로 활용을 못했습니다. 그 포지션에 외야 수비가 안정적인 자원이 하나 정도 있었더라면 이정후와 샌즈의 수비 부담도 줄여줄 수 있었으리란 생각입니다.

 전력이 만들어졌고, 그 전력이 성과까지 만들어냈으며, 그 한계로 약점 또한 분명해진만큼 더 바라게만 되는 포스트시즌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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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WR
2019-10-28 15:56:54

모바일로 복붙해서 썼더니 가독성이 너무 떨어지더군요. 다시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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