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 플옵 결장 비판에 대한 비판
아래 댓글로 달았다가 오타도 여기저기 보이고, 수정하기엔 글도 길어서 새로 작성했습니다.
최준용이 이번 플레이오프에 결장한 것이 김선형의 부상 투혼과 맞물리면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전 그 비판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1. 최준용은 2020년 1월에 왼무릎 내측인대파열로 8주 진단 받고 수술, 이후 12월에 왼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수술을 받았습니다. 1년만에 같은 왼쪽 무릎 인대가 연속으로 파열된 거라면 구단에서 제대로 관리한 건지 의심이 듭니다. 물론 선수가 잘못 관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하튼, 전방십자인대 파열 수술 후 8개월 만에 복귀했습니다. 지금 nba에서 미쳐날뛰는 자말 머레이가 같은 수술받고 복귀하는데 18개월 걸렸습니다. 8개월만의 복귀는 엄청난 노력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빠른 복귀인 만큼 신중한 관리는 필수입니다. 그런데, 복귀시즌 컵대회, 정규시즌, 플레이오프 전경기를 매 경기 30분 정도 출전했습니다. 경기 후 퇴근 할때마다 무릎에 엄청난 보호대 하고 나갔구요. 전 전방십자인대 수술 받고 8개월만에 복귀했다는 선수도, 복귀 시즌에 전경기 출전했다는 선수도, 복귀 시즌에 mvp를 받았다는 선수도 어떤 하나도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단 차원의 소위 로드 매니지먼트는 없었습니다.
2. 이어지는 오프시즌에서 국대까지 강행군 끝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시즌 개막에 맞춰 빠른 복귀를 준비하다가 왼쪽 발바닥을 다쳤고,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6주인가 지나서 복귀했습니다. 팀이 4승7패로 부진하니 책임감이 있었겠죠. 통증을 안고 복귀했음에도 이후 1경기인가 결장하고 나머지 경기들 평균 출전시간이 32분25초입니다. 역시 관리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스공사와 경기 막판 머피 할러웨이의 속공을 체이스블록하면서 반대쪽 발바닥을 다쳤죠. 경기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연히 2점 줬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친듯이 달려와서 블록했고 부상을 입었습니다. 몸을 조금이라도 사리는 선수라면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통증이 있는 좌측 발로 떨어지기 어려우니 무리하게 우측 발을 많이 사용했고 결국 부상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플레이오프가 끝날때까지 그 통증이 없어지지 않았고 출전을 포기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플레이오프니까 아파도 출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투지와 헌신이 없어서 출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투지가 없는 선수가 십자인대 수술받고 8개월만에 복귀 후 전경기 출장해서 mvp 받는게 가능할까요? 헌신이 없는 어떤 선수가 발바닥 부상이 다 낫지 않았음에도 20미터를 전력질주해서 체이스블록을 할까요? 이전 2~3차례의 부상 복귀 과정에서 구단/감독의 관리라곤 찾아볼 수 없는데, 그럼에도 선수는 몸 갈아서 팀에 충성하는게 미덕일까요? 그래서 몸 다치고 선수생명 짧아지면 그건 누가 보상하나요? 팬들은 알아줄까요? 과거 야구판에서 배영수가 팔꿈치를 갈아넣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어려운 수술과 험난한 재활 후 복귀하고 딱 1시즌 부진하니 팬들마저 퇴물이니 비판하기 바쁘더군요. 결국 선수는 구위 회복에 실패하고 fa 대박은 커녕 저니맨으로 전락하고 쓸쓸히 은퇴했습니다. 서장훈 이후 최고 재능이라던 이종현이 저렇게 된것도 대학~프로 초년 혹사한 결과라는건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결국 책임은 본인이 질 뿐입니다. 선수 몸은 구단의 자산인 동시에 선수 본인의 생계수단입니다. 구단이 관리를 제대로 안해주면 선수가 직접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4. 준용이 부상이 잦은 선수인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부상 복귀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늘 부상에 시달리고, 그 핑계로 멀쩡해 보입에도 불구하고 늘상 시합에 빠지는 선수라면 팬들의 비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상이 있어도 엄청난 노력으로 회복 기간을 앞당겨 복귀하고,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출장을 요구받는다면, 그래서 부상이 반복된다면 전 자기 몸은 자기가 챙기는게 맞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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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진지하게 최준용 선수가 부상이 있어도 참고 뛰기를 바라는건지 궁금합니다. 그러다 정말 큰 부상이라도 당했다면 누가 책임져 주나요?
부상 달고 뛰는건 말그대로 '희생'이지 대단하다고 치켜세우며 너네도 본받아라 할일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그대로 희생이에요.
저는 올 시즌 이대성 선수가 손목 실골절, 전성현 선수의 귀부상에도 뛰는거? 보는 내내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감동이야 있겠지만, 그러다 영구적 손상이와서 다시는 못뛰게되면 그 인생은 누가 책임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