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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스공사(구 전랜)에 대한 감상 (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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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4 21:56:48

눈팅만 하면서 글을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왠지 각 잡고 글을 쓰고 싶네요.

 

우선 오늘 경기는 사실 이길거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가스공사가 요새 분위기가 좋지 않기도 하고 장신포워드 군단인 SK에 계속 약했기 때문이죠

오늘도 안영준이 초반에 슈팅 컨디션이 좋은거 보고 쉽지 않겠다 생각했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1. 팀적인 부분

- 종합적으로 팀구성자체가 너무 언밸런스 합니다. 공격력에 과몰빵해서 나머지가 다 부족한 느낌이죠

- 개별능력치의 팀 합으로 따지면 슈팅력이 너무 오버스펙인데 비해 수비, 리바운드가 너~무 약합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팀적인 패스가 부재하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예전부터 정효근 선수는 패스 키를 빼야된다고 주장했었는데 올시즌을 보니 그 정효근 선수의 패싱력마저 그리울 정도로 패스가 너~무 부족한 팀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1명의 공격력이 터지는 날 다른 선수들과의 시너지효율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가스공사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만들어서 공격할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한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한물 간 박찬희나 정효근이 그리울 정도로 그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아예 없습니다.

 

2. 유도훈 감독

- 전 기본적으로 예전부터 유도훈 감독을 굉장히 좋아해서 꼭 우승을 한번 해서 '우승 못한 감독'이라는 딱지를 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즌은 좀 쉴드 치기가 어렵네요

- 가장 심각한건 용병선발입니다. 한때 국내 최고 센터였던 오세근도 포워드 용병 데리고는 제 역할 하기가 힘듭니다. 하물며 가스공사에서 정효근을 믿고 공격력 몰빵 포워드형 용병 니콜슨이라니요... 정효근이 시즌아웃되면서 이미 8할은 망치고 시작하는 상태가 된겁니다. 매년 나오는 얘기인데 왜 계속 선발이 이런지 정말 쉴드 치기 힘든 점입니다.

- 그 다음 심각한건 선수 육성 측면인데 어떤 분 말씀대로 '파편'급 선수를 '조각'급 선수로 육성하는 데는 도가 텄으나 올스타형 선수를 육성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예전부터 선수들이 위기 순간에 스스로 해결하는걸 강조하시는 편인데(유명한 '떡사세요'작전 타임) 그런 지적을 받는 선수들이 해당 부분에서 지난 시즌 대비 나아진 점이 있냐고 보면 거의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가스공사 국내선수 중 김낙현, 두경민 제외하고는 공을 잡으면 골대가 아닌 패스부터 보는 선수들이 9할 이상이죠... SK처럼 선수들이 공 잡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비시즌 육성과 동기부여와 팀 분위기가 꼭 필요합니다.

 

3. 앤드류 니콜슨

- 사실 제가 이번시즌 가장 미워하는 선수입니다...

- 컵대회때 보고는 정말 역대급 공격능력에 피지컬로 한껏 기대를 하게 만드는 선수였습니다. 공격 기술이 다양하고 슈팅도 안정적이고 팔도 길어서 수비도 상당히 기대가 되었었죠

- 막상 시즌 개막하고 주로 3점 라인 바깥에서 자리하고 공격하려는 모습, 얼리오펜스 시 어설픈 드리블로 패스 없이 공격하는 모습, 수비수가 2명 이상 붙어도 밖으로 빼지않고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를 쏘는 모습 등을 보고 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아니나 다를까 수비, 리바 모두 최하급에 공격에서도 같은 팀 선수들과 시너지가 전혀 없는 선수였습니다. 평득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은 6위 안에도 못들고 있는 이유가 있죠. 결과적으로 저는 길렌워터 약 상위호환이라고 봅니다. (전 길렌워터는 마진 0 농구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무엇보다 괘씸한건 본인 몸 관리에 그렇게 신경을 써서 위험할 가능성이 있는 플레이(수비, 리바, 허슬 등)에는 엄청 소극적인데도 불구하고 부상이 잦았고 이로 인한 결장이 잦았다는 것입니다. 이 선수 때문에 다른 조각급 선수들이 갈려나가고 리바, 수비 참여하다가 발목이 그렇게 돌아가는 데도 말입니다.

- 외국인 용병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문제지만 원활하다면 반드시 교체를 해야 되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4. 두경민과 김낙현

- 두경민 선수는 그동안 이 팀에 없던 공격 적극성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선수입니다만 팀에 패스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기에 단점이 도드라져 보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정확한 3점슛과 수비적극성으로 팀에 보탬이 많이 되지만 간혹 안풀릴때는 과도하게 빠른 공격(불난 호떡집 모드), 잦은 짜증 등의 모습이 보이는데 좀 개선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발 재계약...)

- 김낙현 선수는 작년 시즌을 보고 기대치가 커서 그런지 실망이 큰 것 같습니다.

- 우선 슈팅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3점 라인에서 아무도 안속는 훼이크를 쓴다든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졌으며 벤치에서 패스 관련 조언을 해주던 박찬희가 없어서 그런지 작년 대비 패스 능력치가 너무 떨어졌습니다.

- 두/낙 모두 사실 용병이 공격형이 아닌 수비/리바형 선수였으면 훨씬 능력이 극대화되었을텐데 아쉽습니다... (마레이였다면 얼마나 찰떡이었을까요...)

 

5. 기타 선수들

- 이윤기 : 작년 모습 보고 신인 답지 않은 준수한 수비력과 슈팅으로 기대가 컸으나 올시즌 신인보다 더 신인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실망이 큽니다.

- 전현우 : 작년 포텐 터지던 모습을 기대해서 그런지 올시즌 실망이 크나 폼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홍경기 : 근래 경기에선 정말 '완소' 그 자체인 선수입니다. 시즌 중에 선수가 이렇게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나 싶네요. 공격력이나 적극성은 원래 좋았던 선수인데 침착함이 대폭 상승한 것 같습니다. 

- 이대헌 : 제대 시즌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는 걸까요... 공격력 대비 수비력과 리바가 처참한 선수였는데 이번 시즌은 공격력도 좀 애매하고... 

- 신승민 : 신인이긴 하지만 수비력/슈팅 모두 팀에 보탬이 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높이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차바위 : 유도훈 감독의 육성의 결정체 같은 선수인데 개인 공격력이 아무래도 나아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수비력이야 과장 많~이 보태서 골스의 디그린 같은 선수인데 비슷해지는지 본인 공격을 전혀 보지 않고 공격적극성이 너~~~무 떨어졌습니다. 아마 용병한테 수비와 리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정효근까지 시즌아웃되어 혼자서 그들의 역할을 다 하느라 공격에서도 힘을 쏟을 여유가 없어보이는데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건강만 해주길

- 정영삼 : 제가 제일 좋아했던 선수였는데... 형님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주저리 쓰긴 했는데 이번시즌은 LG를 보면서 가스공사가 저랬어야 되는데 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관희 역할을 두경민이 해줄 수 있고 이재도 역할을 김낙현이 해줄 수 있고

정희재, 서민수 역할을 신승민, 이대헌, 전현우 등이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다고 보여지더라구요

결과적으로 용병만 잘 뽑았어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반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유도훈 감독 스타일 상 용병이 포스트에서 1.5명 이상 붙여주면 슈터나 조각급 선수 활용하는 건 매우 잘한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아무튼 이젠 남은 시즌 선수들 모두 부상없이 마치는 것 외에 바라는 바가 없네요.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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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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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1-24 22:23:41

유도훈 감독 우승 한 번 하기 위해 두경민 1년 쓰자고 팀의 미래인 강상재까지 주고 데려왔는데 6강도 진출 못한다? 솔직히 이제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WR
2022-01-24 22:28:16

그러게요... 반박하기 힘든 팩트입니다...

2022-01-24 22:24:11

버거셀..
서태힐로 우승못함
모비스에게 져 준우승
기억나는건 이거네요
그냥 뭐 그럴수도있긴한데
연고팬으로써는 한번은 우승했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연이 있는지
기회를 줘도 너무 줬어요

WR
1
2022-01-24 22:29:22

버거셀과 사거캘이 좀 심했죠

서태힐 때는 제가 잘 못봤던 시절이기도 하고

모비스한테 준우승은 갠적으로 당시 모비스가 제가 KBL 본 이래로 역대 탑 3안에 드는 팀이었다고 생각해서 운이 안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우승했어야 된다 에는 동의합니다.

2022-01-24 23:06:43

모비스 챔결 준우승은
당시 단신용병 기디팟츠의 부상이
가장 컸었죠.
팟츠만 있었어도 어떻게 될지 몰랐을 겁니다.

WR
2022-01-25 07:48:26

기디팟츠 넘 좋았죠
갠적으로 해당시즌 철든 찰스로드도 굉장히 좋았다 생각합니다.
팟츠 없이 고군분투했지만 상대가 넘 강했어요

2022-01-24 23:09:53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 게 '파편'급 선수를 '조각'급 선수로 육성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은 동의하지만 올스타급 선수는 드래프트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봐요. 농구는 잘 하는 사람이 잘 한다고나 할까요. 유도훈감독 이래로 S급 국내선수가 드래프트로 들어온 적이 손에 꼽는 것 같은데..강상재가 떠오르는데 트레이드했죠. 그 외에 외인 선발에서 아쉬웠던 점 들이 맞물리면서 10년이 지나도록 우승 한 번도 없었네요.

2022-01-24 23:39:08

이상하게 매번 6강은 가니까 우승도 못하고 리빌딩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반복된거죠. 강상재야 천운이 따라줘서 뽑은거고 그동안 팀 상황을 보면 이제 그만 각자의 길을 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WR
2022-01-25 07:50:44

맞습니다. 드래프트도 3-5순위가 많았죠.
제 생각엔 김낙현 정도 제외하면 핸들링이 가능한 에이스를 육성해 낸 적이 없는것 같아서 그렇게 써보았습니다.

3
Updated at 2022-01-25 01:21:54

이야기하신 부분 대부분 공감합니다. 요즘 바닥을 치고 있어서 뚜껑은 열리지만 그래도 결코 미워할 수는 없는 감독인것도 사실이죠. 전랜시절 팬들에게 멋진 추억을 많이 만들어줬고 포웰같은 선수에게 주장을 맡겨서 용병임에도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준 점도 그렇고, 이현호 같은 B급 선수를 중용해서 알토란같이 활용하는 걸 보면 평균 이상 감독인 건 팩트라고 봅니다. (그런데 박봉진이나 신석민, 이윤기, 그리고 또 민성주 같은 선수들은 이현호보다 가진 자질이 못하지 않다고 보는데 이상하게 더 끌어올리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애초 근성과 투쟁심이 이현호만 못한 것도 있겠지만서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본인이 더 연구하고 선수들에게 새로운 걸 주문해 그걸 익히게 만드는 능력은 무척 낮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신이 유재학 같은 일류 감독과 비교해 뭐가 부족한 지를 정말이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걸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가? 지금껏 10년 넘게 봐오고 있지만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전술적인 부분은 두말할 것 없고, 상대 선수라인업에 대한 적절한 대처 부분등 각잡고 시비걸자면 정말 A4 10포인트로 3장정도는 쓸 자신 있지만... 이미 여러차례 이곳에다 푸념섞인 글을 쓰기도 했어서 말을 늘리진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올시즌은 이기든 지든 더이상 스트레스 안받게 그냥 담담하게 볼려고 합니다. 다만 박빙의 시소게임에서 단순한 투맨 게임, 핸들러 스크린으로만 일관하는 공격형태만큼은 진짜 좀 그만 하길 바래요. 

차라리 정안되면 유재학 감독의 핑퐁 패턴을 배껴서라도 다른 시도를 좀 해줬으면 합니다. 

과거에는 그래도 이 정도로 뻔하게 접근하진 않았는데 작년부터 더 심하게 답답해졌어요     


WR
2022-01-25 07:51:50

그러게요.
전 사실 작년도 없는 살림에 나름 잘했다 생각했는데 올해는 좀 심하더라구요...

1
2022-01-25 00:10:01

많이 공감합니다. 두경민 니콜슨 도박은 말씀하신대로 정효근 시즌아웃으로 실패했어요. 팀이 밸런스가 깨져서 수비리바운드 잡아줄 선수도 없습니다.
욕심이 과했을까요. 두경민을 데려오는 상황이면 외국인 선수는 투웨이 플레이어였어야 했던거 같네요. 해결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보니 팀이 가장 장점이었던 장신 포워드진과 끈질긴 수비가 실종되었네요. 시즌전 우승후보 평가에서 지금은 3점 터지면 폭발하는 기복심한 도깨비팀일뿐이죠.

WR
2022-01-25 07:53:58

극공감합니다.
해결사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본연의 장점을 잃어버린게 진짜 맞는 말씀이십니다.
원래도 공격 자체는 양궁팀이었지만 이젠 공격 루트에서 커트인, 수비 후 속공도 애매한 완전 슈팅팀이 되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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