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스공사(구 전랜)에 대한 감상 (스압주의)
눈팅만 하면서 글을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왠지 각 잡고 글을 쓰고 싶네요.
우선 오늘 경기는 사실 이길거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가스공사가 요새 분위기가 좋지 않기도 하고 장신포워드 군단인 SK에 계속 약했기 때문이죠
오늘도 안영준이 초반에 슈팅 컨디션이 좋은거 보고 쉽지 않겠다 생각했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1. 팀적인 부분
- 종합적으로 팀구성자체가 너무 언밸런스 합니다. 공격력에 과몰빵해서 나머지가 다 부족한 느낌이죠
- 개별능력치의 팀 합으로 따지면 슈팅력이 너무 오버스펙인데 비해 수비, 리바운드가 너~무 약합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팀적인 패스가 부재하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예전부터 정효근 선수는 패스 키를 빼야된다고 주장했었는데 올시즌을 보니 그 정효근 선수의 패싱력마저 그리울 정도로 패스가 너~무 부족한 팀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1명의 공격력이 터지는 날 다른 선수들과의 시너지효율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가스공사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만들어서 공격할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한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한물 간 박찬희나 정효근이 그리울 정도로 그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아예 없습니다.
2. 유도훈 감독
- 전 기본적으로 예전부터 유도훈 감독을 굉장히 좋아해서 꼭 우승을 한번 해서 '우승 못한 감독'이라는 딱지를 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즌은 좀 쉴드 치기가 어렵네요
- 가장 심각한건 용병선발입니다. 한때 국내 최고 센터였던 오세근도 포워드 용병 데리고는 제 역할 하기가 힘듭니다. 하물며 가스공사에서 정효근을 믿고 공격력 몰빵 포워드형 용병 니콜슨이라니요... 정효근이 시즌아웃되면서 이미 8할은 망치고 시작하는 상태가 된겁니다. 매년 나오는 얘기인데 왜 계속 선발이 이런지 정말 쉴드 치기 힘든 점입니다.
- 그 다음 심각한건 선수 육성 측면인데 어떤 분 말씀대로 '파편'급 선수를 '조각'급 선수로 육성하는 데는 도가 텄으나 올스타형 선수를 육성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예전부터 선수들이 위기 순간에 스스로 해결하는걸 강조하시는 편인데(유명한 '떡사세요'작전 타임) 그런 지적을 받는 선수들이 해당 부분에서 지난 시즌 대비 나아진 점이 있냐고 보면 거의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가스공사 국내선수 중 김낙현, 두경민 제외하고는 공을 잡으면 골대가 아닌 패스부터 보는 선수들이 9할 이상이죠... SK처럼 선수들이 공 잡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비시즌 육성과 동기부여와 팀 분위기가 꼭 필요합니다.
3. 앤드류 니콜슨
- 사실 제가 이번시즌 가장 미워하는 선수입니다...
- 컵대회때 보고는 정말 역대급 공격능력에 피지컬로 한껏 기대를 하게 만드는 선수였습니다. 공격 기술이 다양하고 슈팅도 안정적이고 팔도 길어서 수비도 상당히 기대가 되었었죠
- 막상 시즌 개막하고 주로 3점 라인 바깥에서 자리하고 공격하려는 모습, 얼리오펜스 시 어설픈 드리블로 패스 없이 공격하는 모습, 수비수가 2명 이상 붙어도 밖으로 빼지않고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를 쏘는 모습 등을 보고 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아니나 다를까 수비, 리바 모두 최하급에 공격에서도 같은 팀 선수들과 시너지가 전혀 없는 선수였습니다. 평득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은 6위 안에도 못들고 있는 이유가 있죠. 결과적으로 저는 길렌워터 약 상위호환이라고 봅니다. (전 길렌워터는 마진 0 농구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무엇보다 괘씸한건 본인 몸 관리에 그렇게 신경을 써서 위험할 가능성이 있는 플레이(수비, 리바, 허슬 등)에는 엄청 소극적인데도 불구하고 부상이 잦았고 이로 인한 결장이 잦았다는 것입니다. 이 선수 때문에 다른 조각급 선수들이 갈려나가고 리바, 수비 참여하다가 발목이 그렇게 돌아가는 데도 말입니다.
- 외국인 용병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문제지만 원활하다면 반드시 교체를 해야 되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4. 두경민과 김낙현
- 두경민 선수는 그동안 이 팀에 없던 공격 적극성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선수입니다만 팀에 패스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기에 단점이 도드라져 보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정확한 3점슛과 수비적극성으로 팀에 보탬이 많이 되지만 간혹 안풀릴때는 과도하게 빠른 공격(불난 호떡집 모드), 잦은 짜증 등의 모습이 보이는데 좀 개선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발 재계약...)
- 김낙현 선수는 작년 시즌을 보고 기대치가 커서 그런지 실망이 큰 것 같습니다.
- 우선 슈팅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3점 라인에서 아무도 안속는 훼이크를 쓴다든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졌으며 벤치에서 패스 관련 조언을 해주던 박찬희가 없어서 그런지 작년 대비 패스 능력치가 너무 떨어졌습니다.
- 두/낙 모두 사실 용병이 공격형이 아닌 수비/리바형 선수였으면 훨씬 능력이 극대화되었을텐데 아쉽습니다... (마레이였다면 얼마나 찰떡이었을까요...)
5. 기타 선수들
- 이윤기 : 작년 모습 보고 신인 답지 않은 준수한 수비력과 슈팅으로 기대가 컸으나 올시즌 신인보다 더 신인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실망이 큽니다.
- 전현우 : 작년 포텐 터지던 모습을 기대해서 그런지 올시즌 실망이 크나 폼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홍경기 : 근래 경기에선 정말 '완소' 그 자체인 선수입니다. 시즌 중에 선수가 이렇게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나 싶네요. 공격력이나 적극성은 원래 좋았던 선수인데 침착함이 대폭 상승한 것 같습니다.
- 이대헌 : 제대 시즌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는 걸까요... 공격력 대비 수비력과 리바가 처참한 선수였는데 이번 시즌은 공격력도 좀 애매하고...
- 신승민 : 신인이긴 하지만 수비력/슈팅 모두 팀에 보탬이 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높이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차바위 : 유도훈 감독의 육성의 결정체 같은 선수인데 개인 공격력이 아무래도 나아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수비력이야 과장 많~이 보태서 골스의 디그린 같은 선수인데 비슷해지는지 본인 공격을 전혀 보지 않고 공격적극성이 너~~~무 떨어졌습니다. 아마 용병한테 수비와 리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정효근까지 시즌아웃되어 혼자서 그들의 역할을 다 하느라 공격에서도 힘을 쏟을 여유가 없어보이는데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건강만 해주길
- 정영삼 : 제가 제일 좋아했던 선수였는데... 형님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주저리 쓰긴 했는데 이번시즌은 LG를 보면서 가스공사가 저랬어야 되는데 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관희 역할을 두경민이 해줄 수 있고 이재도 역할을 김낙현이 해줄 수 있고
정희재, 서민수 역할을 신승민, 이대헌, 전현우 등이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다고 보여지더라구요
결과적으로 용병만 잘 뽑았어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반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유도훈 감독 스타일 상 용병이 포스트에서 1.5명 이상 붙여주면 슈터나 조각급 선수 활용하는 건 매우 잘한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아무튼 이젠 남은 시즌 선수들 모두 부상없이 마치는 것 외에 바라는 바가 없네요.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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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훈 감독 우승 한 번 하기 위해 두경민 1년 쓰자고 팀의 미래인 강상재까지 주고 데려왔는데 6강도 진출 못한다? 솔직히 이제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