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

네. 다만 꽃뱀만의 문제는 아니고, 합의라는 개념이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가령 옛날에는 "부부 강간" 이란 개념이 한국에 없었을 겁니다. 제가 어릴 적에 그런 걸 인정하냐 마느냐로 시끄러웠다고 기억하거든요. 전에는 남편이랑 아내가 결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성관계가 "합의"라 여겨졌는데, 이제는 부부 사이라도 잠자리에 들기 전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는 문제가 되는 거죠. 물론 저 위의 사례는 부부 관계는 아니지만 - 또 생각해보면 백년해로를 약속한 부부 사이에서도 합의 여부가 애매한 영역이 생기는데, 부부가 아닌 관계는 어떻겠습니까? 연인, 동거인, 썸, 프렌즈 윗 베네핏...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066

최근 야구 선수 트레버 바우어가 같이 성관계를 가진 여자를 폭행해서 문제가 됐는데 이 경우에도 양측 말을 조합해보면 바우어는 SM 플레이를 할 사람을 찾았고 -> 여자가 동의하면서 "고통을 원하는 대로 달라"고 문자를 보냈고 -> 바우어와 플레이를 했는데 -> 여자의 주장에 따르면 바우어가 선을 넘었고 (일반적인 SM 플레이라기보다는 폭행에 가까운 상황) -> 그래서 여자가 성폭행 및 일반 폭행으로 신고했고 이걸 합의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바우어가 여자를 폭행한 것으로 봐야하는지를 놓고 법정 공방이 있는 (혹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의라는 것이 한번 따지고 들면 얼마나 미세한 차이의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합니다. 

그렇긴 하겠네요. 법의 애매한 부분을 잘 채워줘야 되는데 말이죠.

더 나아가 성의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는 네덜란드에서 어플이 합법적이라고 하더라도 트레버 바우어랑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또한 그것에 동의했는지 아닌지는 어플로써 알 수 없는 부분이겠네요. SM과 폭행의 경계죠.

크리스마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