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정말 안좋았던 역사적 인물
상남자의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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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7 04:53:48
리처드 3세
15세기 중세 잉글랜드를 통치했던 왕으로 왕위를 찬탈해 군림하다 스스로가 찬탈당해 전사한 인물이다.
파란만장하고 극적인 인생사 덕분인지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도 만들어져 영미 문학에 큰 걸작으로 남았는데...


특이하게도 리처드는 배우들이 연기할 때 등이 심하게 굽은 사람으로 묘사되곤했다.
이는 당시에 국왕의 허리가 심하게 굽었다는 소문에 기초했던 부분인데, 워낙 자극적인 이슈다 보니 측근들의 부정적인 증언에도 불구하고 거의 정설처럼 자리 잡았던 것이다.
이를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유골을 봐야하는데... 문제는 상기한대로 리처드가 전쟁터에서 죽어 어디 묻혔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알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2014년, 영국 학자들의 끈질긴 추적 끝에 마침내 옛 수도원 유적에서 리처드 3세의 유골이 발견된다!
학자들이 조심스럽게 짜맞춰본 리처드의 유골은 이런 모습이었다.
일단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루머였던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이리 척추가 심하게 휜 사람이 전쟁터에서 말을 타고 싸울 수 있었을까?
학자들은 도미닉(Dominic Smee)이라는 심한 척추측만증 환자를 모델로 연구를 시작했다.
정말 척추가 심하게 휜 도미닉 아저씨.
그런데 신기하게도 편견과 달리 체력이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질환 탓에 지구력이 좀 엉망이긴 했지만, 도미닉 아재도 근력을 비롯한 기초 체력은 일반인 수준이었던 것...
연구진은 좀 더 정확한 검증이 필요했다!
일단 도미닉 아재에게 팔자에도 없는 중세 검술 훈련을 시키고...
현대인이라면 입어볼 일도 없을 맞춤 수제 판금 갑옷까지 제작했으며...
승마에 마상창훈련까지 완료했다
이제 전장으로 투입할 시간!
중세 전투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도미닉 아저씨는 어엿한 중세 군인이 됐다.
묵직한 갑옷을 입은 상태에서 격투도 앵간치 할 수 있다는게 증명됐고...
특히 마상 격투는 그냥 일반인과 다를게 없을 정도로 잘 수행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밝혀졌다.
그러나 역시 말에 내려서 장시간 동안 격투하는건 척추가 휜 이상 좀 무리가 있었고, 학자들은 리처드가 말을 잃은 이후 적병에게 둘러싸여 곧 죽었으리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묘사된대로 그렇게 극심한 곱추도 아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옷 입고 다니면 그냥 눈치 못 챌 수준. (물론 의학적으로 심각한게 휜 건 맞음)
괜히 말을 달라고 애원한게 아니었다...
이제 연구가 끝났으니 망자가 안식을 취할 시간이 왔다.
유골이 발견된 레스터시가 한화 40억원에 달하는 장례비용을 부담하겠다고 공언하며 엄숙한 장례가 거행됐다.
요크 가문의 상징인 하얀 장미들
엘리자베스 2세의 친척이었던 글로스터 공작 리처드도 장례식에 참가해 먼 조상에게 인사를 올렸다.
리처드 3세의 먼 후손이자, 우연히도 당시 리처드 3세 배역으로 캐스팅되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장례식에 참여해 시를 낭송하며 조상의 넋을 기렸다.
주교의 엄숙한 의례 끝에 관은 성당에 안치됐고...
레스터 시티는 승리를 거뒀으며
이제 리처드 3세는 수백년 간의 방황 끝에 레스터 시에서 안식을 누리며 조용히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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