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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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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1-21 07:34:07

7세인 딸이 섭렵한 지브리작품은 키키,토토로, 센과치히로, 나우시카, 원령공주, 붉은돼지, 추억의마니, 아리에띠, 하울, 포뇨, 라퓨타 입니다.
주말에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어서 보았더니 주말동안 보고 싶은 지브리 작품이라며 목록을 적고 있었습니다.
원령공주를 월련공주라고 적은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웬지 이 쪽 작품이 더 흥미로워 보이기는 합니다.

주말에 지브리만을 볼 수는 없기 때문에
키즈카페를 다녀오는데 아빠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라고 딸이 묻습니다.
아빠는 다 커서 특별히 더 되고 싶은게 없어. 운전대를 잡은채로 재미없게 대답을 하였더니 딸이 어떻게 아빠는 꿈이 없을 수 있냐며 쫑알댑니다.
그래서 딸은 뭐가 되고 싶은데?
난 유튜버! (헛헛헛)


보통 되고싶은 사람과 꿈은 늦어도 40대의 나이에 이루는 것으로 셋팅이 되기 때문에 40중반이 되면 아무래도 이런 어른이 되어 버렸네 하는 다소 허탈한 심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딸이 이렇게 물어오니 조금 새로운 영감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면 60대에 멋있으려면 무엇을 연습하고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같은 것들.

아내에게 물으니 아내는 노년에는 일은 그만하고 모아둔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합니다. (헛헛헛)
저는 생각이 조금 달라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는 가치 있는 일과 노동은 죽기 전까지 계속 해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큰 딸은 전국에 친구가 38만명입니다.
작은 딸은 전국에 친구가 20만명 대입니다.
이 아이들이 꿈을 향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나이가 되어서도 아마 전국에 있는 60대를 넘는 제 친구들이 훨씬 많을 텐데...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보아도 사회가 전체적으로 활기차기 위해서는 60에도 되고 싶은 사람,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는 것이 있는 편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빈부격차같은 문제야 어쩔 수 없겠지만 시간은 평등하니까 유머와 건강만 지킨다면 해볼만 합니다.

이번에는 딸의 물음에 정말 재미없게 대답해 버렸지만 다음에 물어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신이나서 말해주어야겠습니다.
아빠가 되고 싶은 사람은 사실 엉클드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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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23-11-21 07:47:44

저도 아직은 꿈이 있긴한데..
그보다 와이프분의 은퇴후 해외여행이 아주아주 땡깁니다
어제 프리톡에서 읽은 글과 댓글들 중에 ‘회사가기 싫은’ 글이 있었는데, 공감도 가고
가족분들과 행복하게 지내시구 엉클드류처럼 다시 멋지게 드리블하시길 기원합니다.

WR
1
2023-11-21 09:03:50

 감사합니다. 

 노년의 모습은 잘 그려지지 않지만 되고싶은 선배의 모습은 항상 보여주셔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3
Updated at 2023-11-21 08:21:03

유머와 건강.. 이란 구절이 귀도가 해주는 말같아 좋네요.
지브리를 좋아하는 따님이 인상적이네요. 지브리는 꽤 귀엽지만 생각보다 내용은 어린이들이 좋아할건 아닌거 같고.. 특히 나우시카, 원령공주, 붉은돼지는 이해가 어려울거 같은데 아이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하네요.

WR
2
Updated at 2023-11-21 09:07:47

부끄럽지만 부모인 제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딸이 5세 때 처음 키키를 보여주었더니 일주일 내내 키키만 보자구 하더군요. 

 그 후로 하나씩 보다가 최근에 지브리작품 더 없냐고 묻길래 원령공주(이건 넷플릭스 키즈에 뜨지 않아서) 를 찾아서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는 모든 작품을 (원령공주를 제외한) 3번이상 씩은 보았고 센과 치히로는 10번정도는 본 것 같습니다. 

 붉은돼지는 초반에 유치원 아이들을 구해내는 장면이나 마지막의 비행기 결투 씬을 발을 구르며 신나게 봅니다. 

 나우시카와 원령공주는 저도 최근에 아이와 보다 느꼈는데 인물의 대립구도나 등장 타이밍,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거의 동일하더군요 , 주인공의 화려한 등장과 초반에 등장하는 거대한 난관(저주받은 멧돼지와 옴), 동지와의 만남, 전쟁을 하려는 인간과의 대립(에보시등), 거신병과 죽음의 신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피날레 등등..

 의외로 두 작품은 저와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 거의 일치해서 그냥 오락처럼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원령공주는 아내가 아이한테 보여주지 말자고 하여 2번정도만 보았습니다.  

 

2
2023-11-21 08:24:33

저도 힘 받고 갑니다.
멋진 중/노년을 보내실 것 같네요!

저는 최대한 오래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본문에 쓰신 것 처럼 2차 직업만 잘 선택하면
그게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겠군요.
저는 수 년 전부터 와이프에게 말해온 바,
브라이언 퓨리가 꿈입니다.

함께 힘차게 가시죠

WR
2
2023-11-21 09:04:40

좋은말씀과 응원 감사합니다. 


2
2023-11-21 08:50:58

저는 꿈은 많은데 그걸 이루려고 아둥대다보니 항상 시간이 모자랍니다. 가끔은 생각합니다. 내가 꿈을 너무 크게 꿔서 인생에 여유가 없나... 일상의 소소한 행복 잘 누리시길 바랍니다


WR
1
2023-11-21 09:05:38

감사합니다. 

시간이 모자라신 것도 꿈의 크기도 저로서는 참 부럽습니다. 

2
Updated at 2023-11-21 09:44:02

꿈이라고 네이밍을 붙이니 너무 거창해보이고 어려운거죠 

 

인생 길어서 60대 이후에도 할거 많고 실제로도 뭔가 해야 합니다.

건강 관리가 잘되고 큰병 빨리 안만나면 30년은 더 살거든요 

 

말이 30년이지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이죠. 

뭐라도 해야죠   놀거 놀고 일할거 일해야 됩니다. 

 

그냥 대충 회사 은퇴 할때쯤 그 이후에 뭘 할까 

가능하면 안해본거나 해보고 싶었던거 뭐 하나씩 소소하게 해봐야겠다

노는건 뭐하고 놀까     해외여행도 경제적으로 되는 이상 안가본곳 한두군데씩 설계해보고

오토바이를 타볼까.. 비싼거 말고 중고는 얼마나 할까 

책을 써볼까   내가 평생 한게 이 일이니 뭔가 쓸만한 팁같은건 한권 남길 수 있겠다  

책이 거창하다면 블로그를 해볼까..  

 

등등 

이렇게 접근하면 훨 부드러운 접근이 될거 같습니다.  

WR
1
2023-11-21 09:56:56

말씀주신 구체적인 내용들을 보니 해보고 싶은게 여러가지 떠오르네요.
경쾌한 접근법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
2023-11-21 09:48:48

 언급하신 지브리 초기 감성이 너무 그립네요. 요즘은 이런 애니가 없어요. 

 

 

WR
1
2023-11-21 09:58:06

1984년의 지브리작품을 2016년생인 딸이 신이나서 보고 있는것을 보면 신기하기는 합니다.

2
2023-11-21 10:18:12

원령공주는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어렵고 무섭죠. (웃음)

 

저희 아이들은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을 좋아합니다.

저는 귀를 기울이면을 좋아하고요. 이 작품을 보고나서는 바로 고양이의 보은을 봐야 하죠. (웃음)

 

그리고, 지브리 작품은 아니지만 미래소년 코난도 재미가 있습니다.

 

WR
2023-11-21 14:56:40

저도 귀를 기울이면이 최애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한국인 성우들이 너무 퀄리티 높게 잘해줘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1
2023-11-21 13:09:34

글이 너무 좋아요.

사유하시는걸 재밌게 따뜻하게 잘 풀어내시는 것 같아요.

 

저는 저학년때 이모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영화관에서 보여줬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강렬해서 성인이 되고 나서도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지브리 초창기 작품들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때 순수했어서 잘 받아들여서 그런건지 ㅋㅋ

 

글 종종 써주세요!

 

WR
1
2023-11-21 14:52:53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밀리님 말씀에 용기를 얻어갑니다. 

1
2023-11-21 15:14:53

저도 내년이면 40대에 들어섭니다. 지금은 14개월이 된 딸아이와, 올해 30대가 된 아내를 키우고(?) 있습니다. 따님께서 회전초밥님께 던진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제게 대입해 생각해봤는데.. 아직 30대라 그런지 혼자 신나서 떠들고 있을 제 모습을 발견했네요.


매번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주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WR
Updated at 2023-11-21 17:17:47

감사합니다.
30세가 된 아내를 키우고(?) 계신다는 멘트에 빵 터졌습니다.
14개월이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울까요. 저는 그때 아이가 많이 울어 잠을 제대로 못잤던것 같습니다. 수면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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