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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담이 들어 죽다 살아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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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1-21 07:18:48
저는 유전적 이유로 고지혈증 약을 먹은 이후로 한 2년 됐나요? 그 이후 운동하다가 전엔 찢어진 적 없던 근육이나 인대가 두 번 찢어졌습니다. 오래 운동하며서 약해진 관절(오른쪽 어깨, 팔꿈치, 왼쪽 무릎)이 있는데 그 관절을 잇는 인대와 근육이 잘 찢어지거나 찢어지기 전 증상을 보이더군요. 처음에 팔꿈치 위쪽 삼두근과 인대부근이 찢어졌는데 찢어지기 전에 전완근에 부종이 심해서 전완근이 펑~ 하고 터져버리는 줄 알았어요. 그 이후 팔이 덜덜 떨리는 증상이 지속되었는데 집에 와서 씻고 나서 거울을 보니 상완에서 삼두근이 비어있는 부분에 짙게 피멍이 들어있더군요.
 
근육 살짝이라도 찢어지면 운동을 한 달 이상 쉬어야 하죠. 코로나 이후로 운동하는데 심장이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고중량 3대 운동을 그만뒀습니다. 운동 강도도 줄였고, 근육이 부풀거나 하면 바로 운동을 그만두는데도 얼마 전에 팔꿈치 인대가 부분 손상됐어요. 팔꿈치쪽 전완근에 피멍이 들었었네요. 조깅하다가 페이스 좀 올려볼까 했더니 왼쪽 종아리 부종이 일어나서 그만 둔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이게 스타틴 약으로 인한 부작용(횡문근 융해증이 유명한 스타틴 부작용)인지 아니면 그냥 늙어서 근육질이 안좋아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어요. 주치의 선생님은 그닥 크게 반응하지 않으셨으니 괜찮겠거니 하죠. 운동 한창 좋아하고 많이 할 때는 유연성이 좋은게 약간 자랑거리였거든요. 관절 유연성도 좋고 근육 사이즈에 비해 순발력과 파워가 좋고 회복도 빨랐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말 풍선 근육이 된 것 같아요. 좀만 불어도 터져서 피가 튈 것 같은 풍선 근육.
 
하여간 이제 운동 강도도 약하고 좀만 근육 붓는 느낌 나면 운동도 중단하고 해서 어지간하면 심한 근육통은 안 오는데, 

며칠 전 랫풀, 케이블 로우, 케이블 크런치, 스쿼트, 데드리프트 순으로 운동을 했고 마지막으로 데드리프트로 운동을 마감했는데 데드리프트 하다가 이완과정에서 좀 실수를 했나봐요. 큰운동을 먼저 하는데 스쿼트/데드를 마지막에 한 것도 중량을 예전보다 많이 가볍게 하거든요. 그러니 순서에 신경 쓰지 않았죠.

 

중량을 무겁게 안하다보니까 내려놓을 때 천천히 하는 편이고 가볍다보니 방심을 했나봐요. 데드리프트 하다가 생긴 근육통이라고 확신하는 건 아닌데 그나마 가장 부하가 큰 운동이니까 그렇게 예상합니다. 운동 당시나 즉후엔 괜찮았는데 자기 전 다 되서 광배에 처음 근육통을 느끼고, 자다가 근육통이 심해서 잠을 이틀동안 완전 설쳤네요. 주말이라 다행이었죠.


그 전까지는 군생활 도중 경험한, 웃으면 지옥을 보게 되는 복근 근육통이나 

스티프 데드하다가 경험한, 생활의 근본인 걷기가 고통이 되는 햄스트링 근육통이 근육통 중 최악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당해보니 등쪽 근육이 정말 헬이네요 헬.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도 아프고 걷다가도 아프고. 옆구리 움직이면 지옥 그 자체고 숨 크게 들이쉬고 내쉬다가도 비명을 지를 정도로 고통이

 

몸이 아플 때마다 마음도 아픈 것이, 한 쪽 등만 아파요. 안그래도 한 쪽으로만 하는 운동들 좋아하고 평생 즐겼기 때문에 좌우 불균형이 심한데 더 심해지겠습니다. 운동 잘못했다는 자책감도 계속해서 찾아왔네요.

 

 

며칠 전 개산책 시키다가 코요테(코이울프?) 만났을 때도 사실 등이 아팠거든요. 아파서 그냥 누워있고 싶은데 하루 두 번  꼬박 꼬박 산책 시켜준 제 마음 이 놈이 이해할란가 모르겠습니다. 놀아달라고 보채던 거 생각하면 모르는거 같아요.  

 

아픈 다음 날 바로 예약해서 오늘 스포츠 마사지가 예약되어있는데 오늘 되니 거의 다 회복된 느낌입니다. 그 시간에 농구 보는 것도 포기하고 예약했는데 갑자기 가기 싫으네요. 예약 취소비 아까워서 그냥 가야죠. 


아내가 참 많이 도와줬는데, 아내에겐 운동하다가 담 온거라고 말 안했습니다. 아내가 또 운동하지 말라고 할 까봐요. 몇 년 전 아내가 이유도 없이 등에 담이 들어 며칠 고생할 때 물론 저도 챙겨줬지만 좀 더 챙겨줄 걸 하고 후회도 되고, 무릎 부상 이후로 몸이 아파서 잘 못 움직이게 될 때의 우울함을 다시금 경험하게 되면서 몸관리의 소중함도 다시금 되새기게 되는 며칠이었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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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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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07:44:10

부상은 참 슬픈 일인거 같습니다.
젊을때야 공부, 게임, 운동, 많은 약속으로 운동을 좀 쉬어도 전혀? 문제가 아니었던 듯 합니다.
근데 이 나이에는 조금이라도 쉬면 기량이 하락할까? 약해질까 그런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거 같습니다.

데드리프트 같은 운동은 아무리 저중량이어도 마지막에 하는건 부상을 유발하기 쉬운듯 합니다. 저도 괜히 막판에 아쉬운듯하여 데드 몇번 더하다가 2주간 허리가 삐끗 했습니다.
기운내시고 꾸준하게 운동하시고 즐겁게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WR
2023-11-21 10:59:08

감사합니다. 빈새니티님도 좋아하는 운동 오래 오래 건강하게 즐길 수 있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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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07:54:34

어휴. 살면서 계속 느끼는 게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모든 게 다 헛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잘 회복하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WR
2023-11-21 10:59:25

맞습니다. 건강이 최고죠. 감사합니다

1
2023-11-21 09:02:14

건강이 최곱니다 ㅠㅜ 관리 잘하십셔

WR
2023-11-21 10:59:41

감사합니다

1
2023-11-21 09:26:40

스타틴 대표적 부작용이 브레인포그나 근육통이고 근육통이 심하면 횡문근융해증이 올 수 있다고 하죠. 그래도 횡문근융해증은 굉장히 드문 부작용으로 알고 있는데...글을 보아하니 운동 경력이 충분하신거 같고 몸상태도 잘 아시는거 같은데 자신의 생각보다 약한 강도에서 자꾸 근육파열이 일어나면 스타틴 부작용을 의심해볼만하겠어요. 

WR
2023-11-21 10:58:14

이미 두어번 상담한 적이 있는데 이번엔 좀 심각하게 주치의께 요청을 해보려고요. 전 부작용 가능성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소변색도 진했던 것 같고 해서 많이 아팠던 당시에는 글도 못썼어요. 진짜 심각할까봐요. 그래도 융해증은 아직 아닌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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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1-21 11:13:05

사실 저도 술,담배X, 운동 일주일에 5회 이상, 몸무게 조금 높지만 근육질 인데

혈압과 고지혈증이 있습니다.

 

가족력이라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작년부터 스타틴 먹고는 있는데, 오래 먹으면 브레인포그 오는거 같아요.  솔직히 먹기 싫은데 고민이 큽니다.  스타틴의 필요성에 대한 반박은 많은데 실제 내과 의사 분들은 제발 그런 책이나 유투브에 현혹되지 말라고 하죠. 

WR
Updated at 2023-11-21 11:44:59

저랑 같으시네요. 저도 혈압이 높은 편이라 혈압약 먹을 각오했었는데 피검사해보니 혈압약은 아직 안먹어도 되고 일단 스타틴 복용해야 한다고 해서 복용 중이거든요. 안 먹는 건 불가능하고 용량이라도 조금 줄이면 좋겠어요. 지금은 로수바스타틴 20mg 인데 최근 피검사도 해서 결과 따라서 10mg으로 줄일 수 있는지

1
2023-11-21 11:53:03

바스켓굿님 쾌유하시고 다시 운동 즐기시기를 바랄게요 ㅠㅠㅠ

WR
1
2023-11-21 16:32:55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응원팀들 승리 축하드려요~~

2023-11-21 17:59:17

감사드립미다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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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13:05:31

바스켓굿님 항상 건강 잘챙기셔서 오래오래 미네소타 함께 응원할 수 있길 바랍니다.

WR
2023-11-21 16:33:18

미네소타 우승은 보고 죽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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