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있으면 두렵지 않다

너무 늦은 나이까지 어릴 적 주입당한 것들과
부모님의 말씀을 판단의 준거로 삼아온 제게,
홀로 선다는 것, 스스로 판단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은 낯선 개념입니다.

아직 덜 자란 건지, 무섭기도 합니다.
누가 안전한 쪽으로 결정해 줘. 리스크는 싫어.
그래서 진로가 꼬이기 전에는 공무원 시험을
보려고 했었지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삶에서는
수십만광년쯤 떨어져 있는 인간입니다.

뒤늦게 다른 삶의 모습들을 비롯한 여러가지를
접하면서 좋아 이제 자유롭게 살아볼까 했으나,
아이고. 여우같은 처와 퇴끼같은 자식이 있군요.
그래서 오늘도 출근했습니다..만.

이런 생각 끝에 도달한 결론이,
이제라도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지금 있는
지점에서부터 시작해보자는 것입니다.
제로부터!는 아무래도 무리일 테니까요.
현재의 내 처지와 상황을 분석하고,
요모조모 따져서 최적의 루트를 정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어느 책에선가, 영상에선가 본 말인데,
계획이 불안을 줄여준다고 합니다.
계획이 서 있으면 덜 불안하다는 거죠.
그래서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고,
올해의 계획을 세웠으며, 하루하루의
루틴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은 잘 되지 않지만 시행착오들을 통해
완성도 높은 루틴을 만들고 그에 따라 생활해
보는 것이 올해의 제 1 목표입니다.

그렇습니다. 올해 말에는 가까운 이들에게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말을
꼭 듣고야 말겠습니다..라고 다짐하면서
나른한 몸을 추스려 오후근무를 시작해봅니다.

매니아 분들도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