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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직장인의 신세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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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5 23:21:22

안녕하세요.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는 좀 그런 이야기들 여기에 그냥 적어봅니다.

 

저는 다른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군대 전역하고 대학 졸업하고,

20대 중후반 나이에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해 20대 후반에 다른일을 하기 위해 퇴사한 뒤,

그간 모은 돈을 모두 교육비에 투자, 관련 자격증을 획득 한 후 30초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2~3년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통장에 모은 돈은 얼마 안되고, 

(많다면 많은 돈이지만 또 남들과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해지는)

주변에 친구들은 하나 둘 자기 갈길 바빠서 연락이 끊기고,

취미랍시고 좋아하는 물건들 사봐야 잠깐만 기쁘고 그 뒤엔 그냥 무덤덤,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더 친해질수록 더 무례해지는듯한 느낌에 심리적으론 더더욱 거리를 두게되고,

직장에서는 내가 전문성이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겠고 열정은 식어가고 일은 하기 싫고 점점 매너리즘에 빠지네요.

 

가끔씩 주말에 혼자 집에 누워 인생이 뭔지 무엇때문에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가야하는건지 생각해보는데 딱히 답은 없네요.

부모님은 결혼 안해서 그렇다고 결혼하면 훨씬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거라고 이야기하시는데,

결혼하면 그냥 더 먹고살기 바빠져서 이런 생각할 시간조차 없게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전에 오랜 기간 동거해본 경험으로는 결혼한다고 한들 더 행복해질것같지도 않습니다.

 

예전에 이런 생각이 들땐 무언가 배우면 좀 더 나아질까 싶어서 이것저것 배워봤지만 크게 효과는 없었고,

그마저도 몇달 열심히 하다가 언젠가부터 시들해져서 그만두게 되었네요.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던 농구 일주일에 한두번씩 하고, 

가끔씩 직장 동료와 술한잔 하는 정도 외에는 딱히 즐거운것도 없고 뭔가 공허한 느낌이 듭니다.

 

30대 중반 미혼 직장인분들 다들 비슷한가요?

이럴땐 어떻게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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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Updated at 2023-02-05 23:37:58

다들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요? 저도 그래요. 사는 거 재미도 없고 그나마 운동하면서 시간 보내긴 하는데 그 때뿐이고 배우고 싶은 건 있어서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일주일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인데도 그렇게 느끼네요ㅠㅠ 그래서 지금보다 더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는데...이것도 30대니까 가능한 것 같고 40대가 되면 그것도 체력 딸려서 못할까봐 걱정이에요.

WR
1
2023-02-06 00:39:00

저는 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회복력이 원체 좋질 않아서 운동 빡시게 한 날은 다음날 너무 힘드네요.40대가 되면 더 허약해질까봐 걱정입니다.

3
2023-02-05 23:44:46

저도 그렇습니다.. 다만 살아있고 아직 건강해서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사소한것들을 즐길수 있는거에 위안삼고 있죠
최근 장례식을 여러번 다녀왔는데 그때 이런 생각이 더 크게 와닿더군요
어릴때부터 근근히 봤던 촌수도 정확히 모르는 고모할머니들이 저희 어머니에게 하는 얘기를 듣는데 60대도 늦지않으니 그때라도 놀러가고싶은데 많이가고 하고싶은거 하라고.. 자기들 나이되면 하고싶어도 못한다고 하시며 장례식에 못오신 다른 나이든 친척들 하나하나 애기하시면서 누구는 다리가 아프다더라 누구는 어디가 아프다더라 하시면서 우리라도 들여다보자 또 언제보겠냐하시더군요
저도 30대 후반인데 나도 나중에 저때가오겠지하면 슬프면서도 지금은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고 크게 기쁘거나 좋은날은 없지만..내 다리로 가고싶은곳 갈수있고 재밌는 영화 드라마 만화볼수있고 맛있는음식 먹을수있고 이런 사소한것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WR
1
2023-02-06 00:37:26

직장인이 된 후 가장 좋은건 먹고싶은건 바로 사먹을 수 있다는 점.. 그건 정말 최고의 행복인것같아요.

17
Updated at 2023-02-06 00:01:42

지나가는 40중반입니다. 

나이 들수록 확신하는 건 행복의 기준과 범위를 좁혀야 살만하다는 겁니다. 

쳐낼수 있는건 다 쳐내야되요 인간관계던 일이던 간에요. 

특히 사회생활 인간관계는 깊게 들어가봐야 부질 없습니다. 그냥 적당히 피상적인 관계만 유지하세요. 

수십년 지기 친구도 나이들고 각자 상황달라지면 손절합니다. 

그리고 꼭 운동하세요. 중년과 노년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세요. 인생 생각보다 깁니다.  

 

WR
1
2023-02-06 00:33:2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운동을 자주하는 편인데 요새 허리가 아파서 다음날 일어나질 못해서 주말에 한두번 정도만 하는걸로 바꿨네요. 인간관계에 대한 것은 정말 공감합니다. 쓸때없는것같아요.

5
Updated at 2023-02-06 00:13:47

가진거 없는 40대 노총각도 비슷하게 살아갑니다.
누구나 몇번씩 어쩌면 주기적(?)으로 그런 시기가 와요
그러다 또 적응하고 재미를 찾아서 사는게 인생이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잘 살고 있는게 맞는건지 주위와 비교하며 슬럼프 비슷하게 오고 그러다 그걸 이겨내거나 피하면서 또 즐기며 삽니다.

한번 크게 아파보면 건강한 것만으로 감사하며 살게되고
한번 크게 적자나 손해 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보면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버는것조차 다행이란 생각에 안심하게 됩니다.

감사할게 엄청 많다는걸 깨닫게 되면 지금의 슬럼프를 극복하는데 조금 도움이 될거에요. 그리고 공허함을 느낄만한 여유가 있으신거라 잘 살아가고 계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지금을 즐기세요. 나만 신경쓰면 되는거 그거 굉장히 행복한 삶입니다.

WR
1
2023-02-06 00:32:0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거의 대부분 시간은 행복하고 가진것에 만족하며 살지만 가끔씩 주변사람들은 어떻더라 나는 잘 살고있는건가 생각하면 이런때가 찾아오는것 같습니다. 또 하루하루 바쁘게 주어진 일 하면서 살다보면 킬크님이 말씀해주신것처럼 가진것에 대해 행복함을 느낄수있겠지요.

4
2023-02-06 01:00:47

결혼하고 아기 생기면 그럴 생각할 겨를이 없어질 정도로 바쁘고 행복해집니다.

WR
1
2023-02-06 01:30:22

네 주변 결혼하시고 아이 낳은 가정들 보면 정말 미친듯이 정신없어 보이더군요. 아직은 제가 그 정도는 감당할 그릇이 안될것 같습니다.

3
2023-02-06 01:15:28

저는 약간 다른 케이스로 삶에 대한 시선이 바뀐 케이스인데요.
저도 글쓴분과 비슷한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때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대학병원 5개과를 다니는 신세가 되었고 (의사가 제 앞에서 직접 이환자 응급이라고 빨리 봐주라는 전화를 여기저기 넣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삶이 완전 바뀌었습니다.
그 전에는 개발자였거든요. 나름 인정받으면서 커리어 잘 쌓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기술사 준비도 하면서 뭔가 정형화된 길을 걷다가 건강이슈 터진 다음 1년 후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2년간의 방황 끝에 지금은 그때보다 돈은 적게 벌지만 스트레스 없는 일을 하면서 그동안 미뤄뒀던 취미생활들 (뮤지컬, 피아노 등) 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있네요.
지금 걸으시는 길에 확신을 갖고 걸으시길 바랍니다. 시선을 바꾸게 될 시점이 언젠간 오겠지만 그건 그때 나름대로 적응하면 됩니다. 글쓴분처럼 미래를 위해 착실하게 준비하는 길은 아마도 지루하고 외롭고 힘들겁니다. 저처럼 당장 후회없는 인생을 택한다면 지금은 행복하지만 제 미래는 글쓴분 미래처럼 밝지만은 않겠죠. 아직 젊을 때, 건강할 때 부지런히 달리셨음 하네요. 지치지 마시구요. 힘내십시오.

WR
1
2023-02-06 01:32:2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제가 가야할 길에 확신이란걸 아직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것 같습니다. 사실 인생 자체가 그 확신을 찾기위해 달리는 마라톤 같다고 생각합니다. 결승점이 각자 다 다른 마라톤이요.

3
Updated at 2023-02-06 02:18:53

말씀 들어보니 결국 이성적으로 외로우신거 같은데.. 결혼은 자유지만 연애는 필수라고 여성분들 많은 모임을 가시거나 가볍게라도 연애하시면 좋으실것 같네요

WR
2023-02-06 11:16:49

외롭다기보단 조금 다른 문제같아요. 연애도 거의 쉬는텀없이 하는편이었는데 요즘은 쉬고 있습니다. 전 제 개인시간이 중요한데 자꾸 시간뺏기고 처음에만 좋다가 오래되면 똑같은 문제로 부딫히고 감정소모하는게 싫어지더라구요.

3
2023-02-06 03:14:02

혹시 가능하시다면 잘 하시는 분야에서 소소하게 사업을 시작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팔 수 있는 물건을 만드실 수 있으시면 온라인 쇼핑몰을 작게 만들어서 시작해볼 수 있겠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실 수 있으시면 프리랜서로 시작해볼 수 있을거구요. 자기만의 일을 한 번 도전해보세요. 현재 직장은 유지한 채로요. 한 직장에서 남을 위해 일을 할 때 보다는 더 삶이 의미있게 다가올 겁니다.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기 때문에 성취감도 느끼기 좋습니다. 그러다가 잘 되면 전업으로 하시면 되구요. 제 경험에서 나오는 말씀 한 번 드려봅니다.

WR
2023-02-06 11:17:3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머릿속에 몇가지 떠오르는게 있긴한데, 겸직이 안되어서 일단은 계획만 세워보고있네요.

3
2023-02-06 06:48:00

https://youtu.be/FAyJdy6P7b0
여기 뒷부분에서 주로 다루는 이야기중에
즐거움은 곧 몰입이라는 이야기가 공감되더라구요
일이 됐든 취미가 됐든 운동, 사랑, 가족이 됐든
본인이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을때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어떤걸 좋아하고 어떤 것에 몰입할 수 있을지를 찾아보시는걸 추천드려요!!

2023-02-06 10:58:18

동의합니다. 

 

아울러 몰입을 위해서는 일, 육아, 결혼생활 등 인생의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R
2023-02-06 11:18:23

감사합니다ㅎㅎ 농구와 게임이 현재로써는 최고 몰입이긴 하네요.

3
Updated at 2023-02-06 07:09:17

훗날 제가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제 기준 결혼이 행복하진 않네요. 하지만 아이가 있는건 행복이에요. 아이들 커가는 모습 보면 정말 행복하고 주말에 아이들과 집 앞에 걷기만 해도 전 행복하네요. 위에 분들 말씀처럼 무언가 집중할 수 있는게 있다면 행복할 거 같아요.
전 아이들과 대화하는 것과 혼자서 음악듣기에요. 요즘은 사람들 만나는 것도 피곤해서 두가지로 스트레스 풀며 열심히 일만하네요.

WR
2023-02-06 11:20:2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일하다보니 어젯밤처럼 생각할 시간없이 활기차게 흘러가네요ㅎㅎ

2
2023-02-06 07:43:59

투자하세요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소득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WR
2023-02-06 11:21:09

감사합니다.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를 모으고있긴한데 무엇에 투자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네요.

1
2023-02-06 07:47:16

 아직 젊으세요. 좋은일도 더 경험하실 나이시구요.

 나는 될사람이다라고 항상 자신감을 가지셨음 좋겠어요.

WR
2023-02-06 12:00:52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1
2023-02-06 08:57:57

애기 키우다보니 참 보람되고 행복하더군요.

WR
2023-02-06 11:21:2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
2023-02-06 09:35:12

저도 지나가는 40대 중반인데..

 

인간관계는 진짜배기 친구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는대로 살면됩니다. 거기에 시간을 과하게 투자할 필요도 없고 그쪽도 그렇지 않아요.

 

결혼하는게 좋다는건 일단 나랑 수십년 같이살 동반자가 생긴다는것과, 필요한 인간관계도 그 주변에서 채워질수도 있다는 겁니다. 또 애키우다 보면 소소한 행복이 있고 일단 뭔가를 고민할 시간(!!!)이 없어집니다. 

 

인생 별거없습니다. 그냥 행복점을 찾으면서 살다가 가는거죠.. 

WR
2023-02-06 11:21:58

정말 그런것같아요. 행복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가는게 인생인것같아요.

1
2023-02-06 12:16:58

그게 애일수도 있고, 와이프일수도 있는거고, 무언가 다른 목표나 행위일수도 있는거고..

1
2023-02-06 10:03:57

 너무너무 공감가는 글입니다. 

한해 지날 수록 무념 무상해지고 분명 친했던 친구들도 갈등이 1도 없는데 각자 살기 바빠서 연락이 뜸하고...

겨울이라 농구라도 있어서 버티지, 이 겨울이 지나면 더 서글퍼질거 같습니다. 

몰입할 무언가를 찾는 것도, 그걸 찾을 열정이 눈녹듯 녹는게 나이 숫자만큼 빠른 속도로 녹아버립니다. 노년기에 무언가 열정을 가지고 신나게 사시는 분들 보면 철없을땐 '나잇값 못한다-사람이 진중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을 가질 수 있다는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WR
2023-02-06 11:22:42

저도 공감합니다. 몰입하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찾아가는게 지금 제 할일인것같습니다.

1
2023-02-06 10:52:18

저 기혼인데 거의 똑같습니다.
다른점이라면 그런 생각 죽 하다가
처자식 생각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그래 가족이 있지 힘내자 XX!
이러고 자리털고 일어나 뭐라도 하게된다는거?
가족이 아니라도 그런..삶을 지탱해주는 가치를
찾게 되실겁니다.

WR
1
2023-02-06 11:22:5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
2023-02-06 14:27:18

삶에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매너리즘에 빠지지않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가정과 가족과 친구, 즉 내편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이들어 살아가는데 

더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은 혼자살기에는 너무나 험한 곳이니까요. 

우선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보세요. 그러면 생활이 좀 더 활기차 질 껍니다. 

그리고 다른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해보세요. 내가 준것보다 더 많이 돌려주는 사람이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앞으로의 생활도 즐거우실 꺼에요. 

30대 후반에 잘나가던 회사에서 공황장애를 얻고 쫓겨났지만, 가족의 힘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40중반이 지나 췌장암으로 수술과 1년간의 항암을 지나왔지만, 가족과 친구들과 운동의 힘으로 

이것도 극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40대 후반인 지금, 세상 사는게 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가족, 친구와 함께, 그리고 제 스스로가 아직 하고 싶은게 많이 남았거든요~

WR
2023-02-06 14:57:5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분명 구체적인 목표를 찾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매진한다면 훨씬 더 활기찬 삶을 살 수 있겠지만 현재는 그런게 많이 사라진것같아요. 분명 이전엔 지금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와 타임라인이 있었고 그 목표를 향해 매진했다면 지금은 목표 달성 후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해서 그런지 구체적인 목표가 많이 사라진 느낌이에요. 한번 더 필요한게 있는지 찾아봐야겠네요.

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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