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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에서 시작 된 출산 이야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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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1-28 14:44:31

어느덧 둘째 출산이야기도 끝나가네요...ㅎㅎ
다음편엔 대망의 셋째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ㅎ





어느날 밤, 샤워를 하려고 하는데
첫째가 자꾸 징징대며 따라들어오려고 하더군요.
“ 할머니 한테 가있어~~” 하고 문을 닫았는데
조금 징징 하더니 이내 조용해 졌습니다.
샤워를 다했는데 뭔가 이상한 조짐이보입니다....

속옷을 입었는데 입자마자 아주조금 축축해 짐을
느꼈습니다. 아 .. 양수가 새는구나...
문을 열고 나가니 다행히 첫째는 할머니 품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징징 하면서 할머니 옆으로 오더니 이내
푹.. 고개가 떨어지며 잠이 들었다고 해요.
잘려고 누우신 친정아버지께 양수가 새는거 같다고
병원에 가야할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일단 우리집에 있는 남편에게 양수가 새서 출산하러 가야할것 같다고 연락을 해두고 출발 했어요.
추운 겨울의 만삭은... 웬만한 점퍼로 배가 가려지지 않아 배가 많이 춥습니다... ㅜㅜ

늦은밤인지 하루가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병원에 도착했어요.
다인실 병실 같은 곳 한쪽 병상에 커튼을 치고
누웠어요.
친정아버지는 짐을 올려다 주시고 남편이 오길
기다렸다가 남편온걸 확인하고 다시 집으로
가셨습니다.
간호사가 태동검사랑 이런저런걸 하다가
내진을 하는데, 양수가 새고 있는게 맞다고 하더군요.
본인이 이제 (손을 넣어) 양수를 터트릴건데..
터지고 나면 자궁에 자극이 되어
점점 진통이 올거라고 했습니다.
그때가 한 3-4시쯤 같아요.
양수가 퐉! 하고 터졌습니다 ....
관장도 하고 누워서 놀고 있는데...
으잉...? 변이 다시 마렵더군요.
“저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되나요?”
하니까 “ 가셔도 되지만 너무 힘주진 마세요~
조금만 힘줘보다가 그냥 나오세요 “ 라고 했습니다.
네 ... 조금만 힘주다가 그냥 나왔어요..

약간 진통 주기가 생기는 듯 하니
간호사가 가족분만실로 옮기자고 했습니다.
1인 병실 같은 곳이었어요.
남편은 옆 쇼파에 앉아있었고
저는 진통을 하고 있는데 ..
아.. 입이 너무 건조한거예요!
참.. 진통 중엔 물을 못먹습니다 토할수 있고,
응급수술을 대비해 금식을 유지해야 한답니다.
첫째때 들었던 경험이 있네요 ㅋㅋㅋ
그래서 입을 적실 거즈좀 달라고 ...
하니 간호사가 가져다 줍니다 ㅋㅋ
손에 쥐고 있다가 입이 마르면 입을 닦아요.
전처럼 큰 회복실이 아니라 가족분만실이다 보니
간호사가 계속 옆에 있는게 아니고
가끔 들락날락 거리네요...
아기가 얼마나 내려왔나 확인하러 옵니다
“ 음.. 생각보다 아기가 잘 안내려오네요
둘째는 금방 쑥 내려오는데.. ” 하며 나가려고 했어요.
“으으.. 선생님 ...저.. 무통 맞았나요???”
“ 산모님... 무통 안맞으셨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헤롱헤롱 했나봐요 ㅋㅋ
초반 자궁문 진행 속도가 빨라서
무통을 맞지 못하고 계속 진통 중이었는데
나 무통맞은거 아닌가 왜이렇게 아픈가 했어요.
진통이 극에 달할때 남편 손을 쥐고 있었는데
제가 아플때 손을 너무 꽈악 쥐었더니
남편이 손이 너무 아프다며 본인도 같이 진통을ㅋㅋㅋㅋㅋ
자세가 너무 불편해서 옆으로 돌아 누웠습니다.
낙상금지 난관을 잡고 부들부들 떨며
‘변비있을때 변 누듯’ 힘주기를 했어요 ㅋㅋ
덩크야 내려와야지.. 우리 할 수있다..
조금만 내려와 볼래 ~ 애원을 하며 힘을 줬어요 ㅋ

아, 첫째때 태명이야기가 없었는데
첫째는 똥그리 입니다 ㅋ 둥글게둥글게 살라고
남편이 지어주었어요.
그리고 둘째는 덩크.
정확히 덩크인지는 모르겠지만 첫째가 자주 하던
의미불명의 단어(탱크? 땡큐?) 가 덩크처럼 들려서 ...
엄빠의 권한으로 덩크라고 지었습니다 ㅋㅋ

시간이 조금 지나고 간호사가 와서 보더니
아까보다 아기가 많이 내려왔다고 하더군요.
옆으로 힘주는게 도움이 된거 같다고 ‘계속 하세요 ’
하면서 쿨하게 나가려 하길래
“ 선생님 안가시면 안되나요~?” 하고
애절하게 붙잡았지만 당황해 하시며 나가셨어요 ㅋㅋㅋ
그때 남편이 잠깐 나가있을때 였는데..
남편보다는 간호사가 없다는게 좀 외로웠던것 같아요.
첫째 병원에서 떨어져있거나 안보이더라도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편안해 졌거든요.
저는 또 낙상방지난관을 잡으며 열심히 힘주기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분들과 (아직 출근 전 시간이라) 당직선생님......께서 오셨어요.
간호사선생님이 아기가 내려오는걸 도와주신다며
제 위에서 배를 밀어 누르기 시작했어요.
“ 배 누르면 너무 아파서 힘이 안줘져요 !
그냥 진통오면 제가 힘줄게요!!!! ”
“ 진통이 오는거 같아요 지금부터 힘줄게요~~!!”
저혼자 이랬다 저랬다 아주 난리였어요 ㅋ
아기 머리가 다 나왔는데 쑥 나오질 못해서
선생님께서 흡입기구로 도와주셨는데
산모가 힘을 줄때 실리콘 모양의 흡입기를 아기 머리에 대고 같이 빼는 (?) 그런 기술입니다 ...ㅋㅋ
뭐 여튼 몇번 힘주고 아기가 나왔어요 ㅋㅋ
첫째때 느꼈던 그 행복한 기운은 온데간데 없고
아기가 태어난 줄도 모르고 또 힘을 끙 주고 있다가
선생님께서 힘그만주라고 하셨어요 ㅋㅋ
보통 진통중에 아기는 양수가 터지면서
미끌어지듯 밑으로 밀려 내려와요.
하지만 저는 미리 양수를 터트렸고,
우리 둘째는 아예 내려올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거의 제 혼자 힘으로 아기를 내린 셈이에요.
제가 아마 첫째를 둘째처럼 낳았다면 못낳고
수술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출산이었습니다.
낳고보니 .. 둘째가 얼굴은 작은 편인데
두상이 앞뒤짱구라 좀... 큰...편이더군요 ㅋㅋ
뼈도 꽤 단단한 편이고요 ㅋㅋㅋ

바로 제 옆에 있는 아기 바구니에서
코와 입에 남은 양수를 빼낸 아기가
응애~ 하고 울음을 터트리고 남편이 옆에서
탯줄을 자르고 “ 아빠야~ ” 하니까 이내
울음을 그칩니다..
태어나자마자 모습은 첫째와 똑같아 보였어요.
“ 아들입니다. 첫째는 성별이 뭐예요? ”
“ 아들이에요..” 남편이 대답합니다.
“ 아.......” 간호사의 탄식 ㅋㅋ
“ 괜찮아요 셋째 또 낳을거니까요.”
“ 네?? 어머니 괜찮으세요? ”
“ 으으.. 네 셋째 낳을 거예요~ ”
그때 가림막 위로 보이던 놀란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신 당직선생님의 안경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 엄마 셋째 낳으려면 운동 열심히 하셔야 겠는데 ...”
네.. 둘째 낳자마자 분만실에서 나눈 대화예요 ㅋㅋ

나중에 당직선생님을 담당의사로 둔 언니에게 들었는데 그분이 산모 운동에 아주 민감 하시다고 해요.
검진때 마다 아기 위치를 보고 많이 걸었냐 누워만 있었냐 엄청 취조하신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ㅋ

이 언니는 우리 둘째가 (둘째는 아침일찍 태어났어요~) 태어난 밤늦게 아기를 출산했는데,
제 담당선생님이 당직이셔서 그분이 아기를 받아주셨대요 .
같은날에 낳았는데 담당선생님이 바뀌어서 아이를 받는 독특한 일화를 이야기 하며 서로 웃었네요 ㅋ

39주 2일 양막 파열로 3.09키로의 남자아이가
탄생했습니다 ㅋㅋㅋ

어느정도 후처치가 끝난 후
휠체어를 타고 바로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이쪽 병원이 조금 불편했던 점은
병실에서 슬리퍼를 신어야 했던 것이에요.
이전 병원은 마루바닥이어서 양말만 신고
돌아다닐수 있었거든요 ..
첫째와 달리 소변줄은 달지 않았고
그래서 병실 이곳저곳을 잘 걸어다녔습니다 ㅋㅋ

둘째다보니 멀티탭 노트북 충전기 이어폰까지
아주 제대로 챙겨와서 다인실 이었지만
제가 보고싶은 것 보면서 잘 지냈습니다.
사실 6인실이긴 해도 두명 밖에 없었어요.
앞에 있던 산모는 아직 출산 전이고 두달정도 남았는데 자궁문이 열리고 가진통이 계속 와서
입원을 했다고 했어요. 본인도 아들이라고.
꽤 친하게 지냈습니다 ㅋㅋㅋ

11시에 바로 수유하러 내려오라고 하더군요.
아기를 만나러 갔어요.
태어나자마자 체온 유지를 위해 씌워주었던
핑크색 손바닥보다 작은 모자를 제손에 쥐어주며
간호사가 “ 덩크가 처음 쓴 모자예요 잘 보관해주세요” 라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안아보는데.....
우와.. 이 아기는 또 왜이렇게 예쁜가요?
그 전형적인 잠잘때 예쁜아기 얼굴입니다.
눈감고 있는 모습이 정말 이쁘더군요.
얼굴 형도 예쁘고 목이 좀 긴편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속싸개를 예쁘게 잘 싸줘서 그런지
아기가 말끔하게 예뻤습니다.
다른 엄마들은 애앵~ 우는 아기를 어쩌지 못해
당황하고 있을때,
저는 당황하지않고, 괜찮아 니가 물어야지..
니가 스스로 빨아 먹어야만 살수 있단다
엄마가 해줄 수있는건 없어. 울어도 소용없다 ㅋㅋ
했더니 주변 엄마들이 뻥쪄서 절 쳐다보았어요..ㅋ

그렇게 병실 생활을 하고 있는데....
잠깐 수유하고 돌아와보니 제 침대 옆에
한 분 께서 수액을 맞고 계셨어요.

맞은 편 산모에게 눈짓으로 누구냐고 물었더니
본인도 눈짓으로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제자리에 누워서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
옆자리에 수액 맞으시던 분이 갑자기 말을 거시네요.
“ 저기요.... ”







10
Comments
2
2023-01-28 14:44:33

저기요...~~
다음편은 과연?!

WR
1
2023-01-28 16:16:47

다음 이야기에 부디 셋째의 시작을 알릴수 있길 ㅋㅋ

4
2023-01-28 15:48:22

다음은 모두가 기대하는 독수리오형제 셋째 이야기 네요.

 

WR
1
2023-01-28 16:16:58

오 뭔가 비장하네요! ㅋㅋㅋ

2
2023-01-29 01:15:20

저기요.. 뒷편주세요~

WR
1
2023-01-29 08:25:44

제 기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2
2023-01-29 09:48:58

적절한 포인트에서 끊으시는게
뒷편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WR
2
2023-01-29 12:41:20

기대를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이지만
사실 별 내용이 아닌것이 팩트입니다

1
2023-01-29 19:41:44

따님 태어나실때가 궁금하긴 합니다. 순간 시청률(?)1위 할듯요

WR
1
2023-01-29 19:44:46

ㅋㅋㅋㅋ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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