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의 득점왕 축하합니다.
저희 아버지와 저는 라이트한 축구 팬입니다.
국대 경기는 그래도 챙겨보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서 고생하실때, 가끔 있는 박지성 선수의 맨유 경기가 큰 위안이 되어줬습니다.
치킨집에서 맥주와 함께 맨유 응원하던게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라고 말씀하셨던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손흥민 선수도 당연히 응원하게 되었죠.
아버지께 갑자기 큰 병이 찾아와서, 더 이상 의학적으로 손쓸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병원에 다니시면서도, 입원을 해서도, 꼬박꼬박 축구를 함께보여 이야기하고 응원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약 한달전쯤.
번리전 푸스카스 골이 나왔습니다. 이미 생명이 꺼져가는 육신에 힘겨워하시던 아버지가, 한걸음 한걸음 드리블 치고 나가던 손흥민 선수를 보면서, 피니시와 동시에 벌쩍 일어나서 "그렇지!" 하고 외치시던 모습이 요새 많이 떠오릅니다. 정말 생명력 넘치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잊을수 없는 순간이 되었구요.
저는 손흥민 선수가 너무 고맙습니다.
저의 조금 윗세대에서 박찬호 박세리를 보고 기운을 얻으셨든, 저에게 손흥민 선수를 그런 존재입니다.
아버지가 가시고 난후, 저는 손흥민 선수의 모든 경기를 다 라이브로 봅니다.
아버지가 계셨다면 그러셨을것 같아서요.
경기전에 토요일, 아버지 모신곳에 다녀와서 인사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손흥민 선수는 자랑스럽게 득점왕을 차지했네요.
손흥민 선수를 직접 만나볼 기회도 없을테지만,
만나뵈면 정말 따뜻한 식사라도 한끼 대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남기는 글을 보지못할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고맙다는 말은 어딘가에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두서없이 글을 써봅니다.
참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하루입니다.
2022-05-23 17:05:47
늘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길 바랄께요.
2022-05-23 21:43:22
따뜻한 글에 눈물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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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읽어도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스포츠는 때론 단순 공놀이가 아닌 더큰울림을 주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