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에 대한 전공자의 소견
저는 SARS-CoV-1 연구를 포함하여 분자바이러스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국내 모 연구소에서 전임상까지 코로나 백신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에 대한 온갖 소문들이 너무나 많은데요.
아래에 코로나 감염에 대한 정의나 백신의 효과에 대한 논의글이 있는데, 제가 아는 부분을 댓글로 달기엔 너무 길어서 별도로 게시글로 쓰는 것이 나을 듯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1. 백신은 감염 자체를 완벽히 막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감염 후 빠른시간 내에 클리어링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이 클리어링 타임이 너무나 빠르면 아예 감염이 안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데, '면역을 얻어 감염을 막았다'의 보건적 의미로는 맞는 말입니다.
2. 백신이 중증 진행 확률을 낮추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중증이라는건 바이러스 증식 속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나는 것의 결과이므로, 잘 틀어막아도 개체간 면역력 차이에 의해 일부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쪽은 백신보다는 면역치료제의 병행투여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3. 백신 접종 후에도 돌파감염되는 경우는 애초부터 백신의 효과가 미미했거나, 체내 중화항체가 거의 사라졌거나, 신종 변이주에 감염된 경우이며, 이건 백신 종류나 사람의 개체간 차이의 문제입니다. 그렇다고해서 현재의 백신이 효과없다고 비토할 수는 없습니다. 백신을 아예 안맞았다면 더 빠르고 더 심한 중증환자가 되었을테니까요. 오히려 좀더 좋은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요.
4. 현재 mRNA 백신의 부작용은 급성으로 나타나므로, 주로 전달체 성분의 부작용인 혈전이나 염증성 쇼크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4상의 장기 부작용 테스트도 아직 안되어 있습니다만, 이건 DNA, 아데노 백신 계열 외에는 무시해도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재조합 단백질 계열의 백신은 루틴하게 많이 만들던 방식이라 안정성 측면에선 제일 좋지만, 변이주가 너무 빠르게 나왔고 심사조건도 워낙 잘 잡혀있어서 오히려 승인받는게 더 까다롭기도 합니다.
5. '백신 부작용으로 죽는거나 코로나 걸려서 죽는거나 별 차이 없으니 나는 백신 안맞겠다'는 말에 대해서, 개인에게는 맞는 말이지만, 전염성을 고려한다면 사회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판데믹 질병에 대해서는 나라에서 백신, 치료제 개발을 권장하고 이를 활용하여 확산을 예방할 의무가 있지요. 아무쪼록 정부에서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에 따라서 잘 조절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요즘 변이주에 대해서도 조금 얘기해보자면, 현재 우리나라 감염자의 주류를 차지하는게 델타변이주인데, 세포주나 마우스에 감염시켜보면 특징적인 증식 패턴을 보입니다.
기존의 코로나가 증식할때 비교적 moderate한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에, 델타변이주는 감염 후 바이러스가 낮은 titer로 유지되면서 증상이 없는 기간이 기존에 비해 더 길구요, 반대로 죽기 직전에 폭발적으로 바이러스 titer가 증가하며 이틀이면 죽게 됩니다.
마치 급성 바이러스가 초-급성으로 진화한 것처럼 말이죠.
이런 패턴때문에 현재까지의 백신 및 방역시스템이 애를 먹는 것으로 보입니다.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격리를 2주 해도, 재검사에서 언제 양성이 나올지 몰라서 사회적, 의료적 부담이 늘어나구요, 백신의 방어능력을 넘어서 일부 조직에서 바이러스의 급격한 증식이 나오게 되면 증상발현 및 돌파감염의 가능성이 생기지요.
오미크론 변이주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감염속도를 보면 내년 봄에는 델타를 제치고 주류로 올라설것 같긴 한데, 아직 시료가 거의 없어서 이제 연구 시작단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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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은 못 참긔....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