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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에 대한 전공자의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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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7 16:21:49

저는 SARS-CoV-1 연구를 포함하여 분자바이러스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국내 모 연구소에서 전임상까지 코로나 백신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에 대한 온갖 소문들이 너무나 많은데요.

아래에 코로나 감염에 대한 정의나 백신의 효과에 대한 논의글이 있는데, 제가 아는 부분을 댓글로 달기엔 너무 길어서 별도로 게시글로 쓰는 것이 나을 듯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1. 백신은 감염 자체를 완벽히 막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감염 후 빠른시간 내에 클리어링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이 클리어링 타임이 너무나 빠르면 아예 감염이 안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데, '면역을 얻어 감염을 막았다'의 보건적 의미로는 맞는 말입니다.


2. 백신이 중증 진행 확률을 낮추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중증이라는건 바이러스 증식 속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나는 것의 결과이므로, 잘 틀어막아도 개체간 면역력 차이에 의해 일부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쪽은 백신보다는 면역치료제의 병행투여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3. 백신 접종 후에도 돌파감염되는 경우는 애초부터 백신의 효과가 미미했거나, 체내 중화항체가 거의 사라졌거나, 신종 변이주에 감염된 경우이며, 이건 백신 종류나 사람의 개체간 차이의 문제입니다. 그렇다고해서 현재의 백신이 효과없다고 비토할 수는 없습니다. 백신을 아예 안맞았다면 더 빠르고 더 심한 중증환자가 되었을테니까요. 오히려 좀더 좋은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요. 


4. 현재 mRNA 백신의 부작용은 급성으로 나타나므로, 주로 전달체 성분의 부작용인 혈전이나 염증성 쇼크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4상의 장기 부작용 테스트도 아직 안되어 있습니다만, 이건 DNA, 아데노 백신 계열 외에는 무시해도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재조합 단백질 계열의 백신은 루틴하게 많이 만들던 방식이라 안정성 측면에선 제일 좋지만, 변이주가 너무 빠르게 나왔고 심사조건도 워낙 잘 잡혀있어서 오히려 승인받는게 더 까다롭기도 합니다.


5. '백신 부작용으로 죽는거나 코로나 걸려서 죽는거나 별 차이 없으니 나는 백신 안맞겠다'는 말에 대해서, 개인에게는 맞는 말이지만, 전염성을 고려한다면 사회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판데믹 질병에 대해서는 나라에서 백신, 치료제 개발을 권장하고 이를 활용하여 확산을 예방할 의무가 있지요. 아무쪼록 정부에서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에 따라서 잘 조절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요즘 변이주에 대해서도 조금 얘기해보자면, 현재 우리나라 감염자의 주류를 차지하는게 델타변이주인데, 세포주나 마우스에 감염시켜보면 특징적인 증식 패턴을 보입니다.

기존의 코로나가 증식할때 비교적 moderate한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에, 델타변이주는 감염 후 바이러스가 낮은 titer로 유지되면서 증상이 없는 기간이 기존에 비해 더 길구요, 반대로 죽기 직전에 폭발적으로 바이러스 titer가 증가하며 이틀이면 죽게 됩니다.

마치 급성 바이러스가 초-급성으로 진화한 것처럼 말이죠.

이런 패턴때문에 현재까지의 백신 및 방역시스템이 애를 먹는 것으로 보입니다.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격리를 2주 해도, 재검사에서 언제 양성이 나올지 몰라서 사회적, 의료적 부담이 늘어나구요, 백신의 방어능력을 넘어서 일부 조직에서 바이러스의 급격한 증식이 나오게 되면 증상발현 및 돌파감염의 가능성이 생기지요.

오미크론 변이주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감염속도를 보면 내년 봄에는 델타를 제치고 주류로 올라설것 같긴 한데, 아직 시료가 거의 없어서 이제 연구 시작단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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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12-17 16:31:16

추천은 못 참긔....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1-12-17 16:36:3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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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7 16:40:22

워낙 급하게 내놓은 백신이다 보니 여러 이야기 나오는건 어쩔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2021-12-17 16:41:18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그냥 궁금해서인데 왜 학자들도 의견이 갈리게 되잖습니까? 그런 경우는 그 사안에 대한 해석을 다른 개념(내지는 관점)으로 해서 그런건가요?

뉴스를 보거나 하면 전문가마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보니 궁금해 여쭙니다.(전공하신 멋진 분이라,,)
아니면 대부분 그런 경우는 미래 예측에 한정되는 걸까요?

WR
2
2021-12-17 17:06:31

전공자들도 전공한 바이러스가 다르면 자기에 익숙한 혹은 알고있는 부분에 맞춰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좀 어두운 부분이지만 불과 2년전만 해도 시장이 바이오 중에선 비교적 작고 전공자도 극히 적다보니 경제적, 학문적 이권이 걸린 경우도 있지요. 현재 개발중인 국내 백신도 sk바이오 이후 치고나가는 백신 선정에서 얘기가 많았습니다.

2021-12-17 17:20:55

아하 역시 제 개인적 예상(정치적인 이유, 꼭 정당정치가 아니더라도)도 포함은 되는군요
전공자가 적은 시장(?)인 것은 처음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2021-12-17 20:01:56

어두운 부분은 참 아쉽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1
Updated at 2021-12-17 16:46:1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나.
최근에 매니아에서도 갑론을박이 많은데
전문가의 말을 어디서 보고온듣고온인용한것이 아닌 '직접'들어보니 결국 '극성'쪽의 의견들을 빼면 그누가 틀렸다가 아닌 찬반 양쪽의 의견및정보가 맞고 이것이 결국 개인의 가치관에의해서 정해지는거네요.

1
2021-12-17 17:11:23

개인의 가치관에 의해 달라질 부분이 뭘까요?

2021-12-17 17:22:05

글쓴님의 5번의견이져.

2021-12-18 00:40:52

사실 그 부분은 5번대로 본다햐도 개인의 가치관에 의해서 개인에 한정된 부분까지는 달라질 수 있지만, 그 개인이 사회를 살아간다는 부분에선 달라질 수 없긴 하죠.

개인이 백신을 맞건말건 그거까지는 괜찮다고 쳐도, 안맞았으면 사회로 나오면 안됩니다. 그냥 집에서 나오지 말아야 해요. 꼭 나와야하면 pcr검사라도 받은 후에 나오구요.

취약계층 아닌이상 백신 안맞겠다는거까지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거니까 인정한다쳐도, 백신패스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2021-12-17 20:36:05

확률적인 옳고그름이나, 통증등의 결과물이 아닌, 죽음이라는 결과물만 봤을때,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죽는거니 차이 없지만, 국가에 있어서는 영향을 끼친다는 부분이 아닐까요? 가치관에 의해서 둘 다 옳다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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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7 17:06:29

추천이 한 번 밖에 안되는군요. 왜 때문이죠.

2021-12-17 17:10:38

핫한 내용이다보니 삭제되는 댓글이 많내요. 파이어만 안 났으면...

2021-12-17 17:11:53

얼마나 코로나가 지속 될까요? 먹는치료제가 나온다면 종식될까요?

WR
1
Updated at 2021-12-17 18:43:00

3번째 코로나가 나오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조금더 항체유지기간이 보완된 백신이나 재조합단백질 백신이 승인되면 면역치료제(기존 승인된것을 repurposing하는 것이 많아서 이중에 경구용도 있습니다)와 병행해서 사회적 이슈는 사그라들것으로 생각하구요. 완전종식보다는 독감의 하나로 내려가지 않을까합니다. 중간숙주가 있는 RNA 바이러스들은 완전 종식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요.

2021-12-17 17:13:09

저도 부스터샷을 맞아야하는데, (1차, 2차 화이자). 혹시 일반적으로 알려진 (30대 남) 백신의 유효기간은 어느정도일까요? 실제로 3개월 이후에는 접종완료 14일 이후 항체대비 평균적으로 얼마나 감소할까요?

WR
2
2021-12-17 17:25:56

이건 현장의 임상의분들의 의견을 들어보셔야 할것같습니다. 도움이 못되어드려 죄송합니다.

3
Updated at 2021-12-17 17:32:07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지막에 말씀하신 변이주의 바이러스 증식 패턴은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세포주나 마우스에서 이런 현상을 보인 것은 감염 실험에 사용한 변이주와 오리지널 바이러스의 감염양의 차이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환자 데이터에서는 델타변이의 잠복기가 4일 정도로 기존 바이러스 보다 더 짦은 것으로 되어있고, 이는 ivemania 님의 세포, 동물 결과와는 전혀 반대의 결과입니다.
특히,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격리를 2주 해도, 재검사에서 언제 양성이 나올지 몰라서 사회적, 의료적 부담이 늘어나구요," 이 부분은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좋은 글 내용이 마지막 단락 내용 때문에 괜한 오해를 줄까봐 조심스럽게 첨언 드립니다.  

WR
2
Updated at 2021-12-17 17:43:38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보통 소동물 감염시에는 동일한 MLD50으로 감염시키므로 실제 바이러스 파티클의 인풋 양은 다를수 있습니다. 감염 인풋양이 적어서 초반 증식이 느릴수 있어도 후반의 급격한 증식속도로 거의 따라잡는거로 봐서는, 실제 사람들이 동일수준 감염되었을때는 LBJ6님의 말씀처럼 더 빠른 중증발현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증상이 나오기전에 선제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좋은데 델타는 선제에서 음성나올 가능성이 높고, 증상나오기 시작하면 급성이라 부담스럽다는 의미였습니다.

Updated at 2021-12-17 17:31:20

궁금한게 있습니다.

화이자 먹는 치료제가 최대한 빠르게, 승인&보급이라는 가정하에

1. 미국은 연말 또는 내년1월에는 소량이라도 보급이 되는건가요?

2. 한국은 그럼 내년 3월이면 보급 될 수 있나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21-12-17 18:34:20

현재 머크와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가 2/3상을 통과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선적으로 유럽은 머크, 미국은 화이자 제품을 승인하겠죠. 승인 후 생산, 유통까지 고려하면 1월 보급은 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만, 전 세계가 변이주에 워낙 몸살이라 긴급 물량 정도는 혹시 모르겠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우리나라 승인도 거쳐야 하므로 더 늦을수도 있을것 같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2021-12-17 18:37:02

답변 감사합니다. 현업에 계시는 분들은 화이자의 치료제가 게임체인저가 될거라고 보시나요?! 일반인들에겐 거의 마지막 희망인데요....

WR
2021-12-17 18:47:34

치료제도 개인에 따른 효과 차이가 있어서 게임체인저가 될거라 속단하기는 아직 모르지요.

대신에,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백신 개발비 및 치료제 개발비가 크게 감소할 것은 확실합니다. 

2021-12-17 18:49:24

답변 감사합니다! 간절하네요~~

2021-12-17 17:33:38

 돌파감염 되던데 백신을 왜 맞아? 는 틀린 말이라 볼 수 있겠네요. 유익했습니다!

2
2021-12-18 11:11:27

돌파감염 되던데 백신을 왜 맞느냐는 헛소리는

안전벨트 해도 교통사고 나던데 왜 차느냐는 헛소리랑 동급입니다

2021-12-17 17:44: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결국 5번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백신은 맞고 있는 입장이지만.. 얼른 치료제가 개발되길 기원하네요

2021-12-17 17:45:03

좋은글 감사합니다.

혹시 다른 백신간의 교차 접종에 대해서 안정성 같은게 나온게 있나요? 얀센 맞고 모더나 가다리고 있는데, 얀센때 너무 고생해서 솔직히 좀 두렵습니다. 과연 맞고나서 그토록 앓게 만드는 백신이 안전한가 의문이 드는것도 사실이구요

WR
1
2021-12-17 18:18:50

효능을 차치하고서, 기존 백신의 단독 혹은 3회까지의 접종에 따른 안정성은 임상단계에서 확보되어 있습니다만, 교차접종 형식 자체의 안정성은 완전히 검증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접종시에 어느정도 텀이 있고 현재까지의 부작용은 단독이든 교차접종이든 같은 형태라서, 딱히 교차접종때문에 부작용 났다는건 아닌것으로 봅니다.

여담으로, 저는 1차 AZ, 2차 화이자, 3차는 다음주 월요일 예정인데 아마도 모더나 맞을듯 합니다... 3중 교차! 

2021-12-17 18:20:46

어휴..만독불가침으로 진화 하시겠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우선 가족 안전을 위해서라도 맞긴 맞아야겠지요

2021-12-17 18:32:32

결론은 자신과 남을 위해선 바이러스 치명률 떨어질때까지 집콕과 테이크아웃 푸드네요.

2021-12-17 21:03:04

글 잘읽고갑니다

현직 개발자이시니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실텐데
어서 이 어려움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2021-12-17 21:20:00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1-12-17 22:02:19

결국 돌파감염이 일어난다는 건... 기존 백신의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거군요. 

그 면역체계를 더 갖추기 위해 부스터 샷을 맞는거지만 표본이 없으니 그게 확실히 통하는건지도 

미지수... ㅠㅠ 정말 답답한 상황이네요... 거기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나왔으니... 참 

국내 첫 백신이 잘 마무리 되어서 델타, 오미크론에도 효과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Updated at 2021-12-17 23:26:05

화이자 2차 접종 후 저 같은 경우는 경미한 호흡곤란 증세가 5일정도 지속되어 3차부터는 무서운 상황인데요... 저 같은 경우는 무리해서 3차를 접종받지 않는게 맞다고 봐도 될까요?

주변에 화이자 2차 접종 후 심장? 가슴? 쪽 통증으로 응급실 간 사례가 많아 걱정됩니다...ㅠㅠ

결국 제 선택이겠지만 전공자분의 소견도 궁금합니다...

1
2021-12-18 10:39:15

이런 부작용 관련 사항은 전문의와 상담해보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2021-12-18 01:17:2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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