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종교인이 '욥기'를 읽어보고 난 후기입니다.
최근에 읽고 상당히 인상깊은 책이 있어서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글 작성해보았습니다.
그 책은 바로 구약 성경의 '욥기'입니다.
(종교 전도성 글이 아닙니다 ㅠㅠ)
저는 종교인이 아니지만, 이 욥기는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무신론자들의 가장 주된 근거 중 하나가 '선한 자들이 고통받는 일'이잖아요? 신이 전능하고 선하다면, 어째서 선한이가 고통받게 하냐는 것이죠.
욥기는 이 질문을 핵심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처음부터 끝가지 절대적으로 선하게 묘사되는 '욥'이 고통받고, 결국에는 모든것을 이겨내고 두배로 보상을 받게 되는 전형적인 성경식 스토리라인이죠.
다만 큰 틀에서 꽤나 흔한 플롯과는 달리, 이야기에 자세한 내용이 꽤나 인상깊습니다. 욥의 세 친구가 나와서 말다툼을 벌이죠. 이들은 '선한 이인 욥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 정말 치열하게 토론합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성경은 그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은채, 갑작스럽게 그냥 '어찌 나를 이해하겠느냐'의 늬앙스의 어이없는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저는 이 욥기를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건 딱히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어떤것도 결론짓지 않았고, 솔직히 말하면 마무리도 비종교인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어요.
그런데도 제가 이 책을 인상깊게 느낀 이유는, 제가 가장 오랫동안 생각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들을 곱씹으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신의 존재와 선함, 악함, 시련과 은총,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고,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딱히 결론지어진 건 없습니다.
이 책에서 제가 느낀 큰 의의는 '생각'할 거리를 가장 많이 던져줬다는 점입니다. 책 자체보다는 책을 읽고 난 후에 하는 '생각'에 큰 가치를 두는 저로써는 상당히 인상깊은 책이었어요.
기회가 되신다면 웹툰 '당신의 과녁'도 보시면 좋을 것 걑습니다. 욥기와 굉장히 흡사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주인공 이름도 '엽'인걸로 봐서 작가가 의도한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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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종교를 어느 것도 믿지 않지만 성경은 다 읽어봤는데, 그 중에 욥기를 가장 재밌게 읽었었습니다. 뭐랄까 다른 성경과 달리 말씀해주신 토론 부분이 약간 연극 느낌도 나고 특이했던 기억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