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아이가 부모님 손잡고 길을 걷는 것
얼마전 명절 연휴 때 있었던 일입니다.
횡당보도에서 녹색불을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세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남녀 성인과 10대인지 20대인지 분간이 안가는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가족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죠.
그런데 그 가족에 눈길이 갔던 건 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동네 마실 나온 듯 평범한 일상복 차림에 그들은 마치 엄마 아빠가 아직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어린 아이를 양쪽에서 손으로 잡아주고 가는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 커보이는 딸이 가운데 있었고 왼쪽에는 엄마, 오른쪽에는 아빠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낯설어서 어색했지만 그 생각도 잠시 너무 아름다워 보이고 심지어 부러워보이기 까지 하더군요.
특히 아빠 손을 더 꼭 쥐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 가족 찐으로 사랑하고 있고 화목한 가정이구나라는 게 단적으로 보이더군요. (이정도 나이 때면 부모님이 원해도 자식들이 오글거리거나 징그럽다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그들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묘한 감정에 시선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괜히 너무 흐믓해져 사진이라도 한장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실행에 옮기진 않았죠. 미국 같은 나라였고 사진작가였다면 100프로 셔터를 눌렀을 상황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이내 생각이 저에게 돌아옵니다. 내가 미혼이고 결혼을 해도 딩크가 될것 같지만 저런 모습을 보면 나도 저런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바뀌게끔 한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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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무조건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긴다는 게 저는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나 와이프는 어른이기 때문에 때로는 부딪치기도 하고, 100% 좋을 수가 없는 반면에 애들은 아무 조건 없이 부모가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에 100%의 애정을 받는 느낌입니다. 저도 애기 생기기 전까지는 애들을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쪽이었는데 자식을 낳고 애들의 천진무구함에 행복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말은 잘 안 듣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