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서 계셔야 하는 분들을 위한 신발 가이드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래 서 계셔야 하는 분들에 대한 신발 가이드를 작성해 보고자 합니다.
많이 걷거나 서 계셔야 하는 분들의 직업군은 흔히 간호사, 마트나 슈퍼마켓, 편의점 등의 계산 담당 직업, 요리사, 교사, 강사, 미용사, 대부분의 판매 담당 직업 (백화점, 소매점, 주유소 등) 등이 해당되시고, 경찰, 군인 등도 해당되시지만 이 분들은 신발을 골라 신으실 수 없는 제복 (Uniform) 을 입으셔야 하기에 이 신발 가이드에 해당이 안 되시거나 덜 되실 겁니다.
직업군의 역할 수행 중에 오래 서 계시는 경우, 또는 걸을 일은 꽤 많지만 뛸 일이 전혀 없을 경우, 일반적으로 '쿠션이 우수하다' 또는 '쿠션이 푹신푹신하다' 라고 알려져 있는, 소위 '편한 신발' 들과는 조금 다른 신발을 찾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 '쿠션이 우수한 신발' 또는 '쿠션이 구름을 밟는 것처럼 편안한 신발' 들은 러닝화입니다.
러닝화는, 그 이름에서도 아실 수 있듯이, '신고 뛰는' 것을 가정해서 만들어진 신발이기 때문에, 신고 뛸 때의 퍼포먼스에 맞춰서 디자인됩니다.
첫번째로 전반적인 형태 (form factor) 그리고 특히 프럼 힐 투 토 드랍 (From Heel to Toe Drop) 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흔히 힐 드랍이라고 부르는 것). 이것은 신발의 뒤꿈치와 발볼의 밑창 두께 차이를 이야기합니다. 디퍼렌셜(differential), 델타(delta) 또는 오프셋(offset) 등으로 부르기도 합는데, 전부 같은 의미입니다.
신발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나이키 줌 알파플라이 넥스트% 입니다. 보시면 발 뒤꿈치와 발볼의 밑창 두께가 4mm 정도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이렇게 표기하고 있습니다.
Weight: 7.4oz/210g (Men's size 8.5)
Offset: 4mm (Forefoot: 35mm, Heel: 39mm)
무게 : 7.4온스 / 210gram (남성 사이즈 8.5 기준)
오프셋(=프럼 힐 투 토 드랍) : 4밀리미터 (발볼 35밀리미터, 발 뒤꿈치 39밀리미터)
신발에 따라 다르지만 러닝화의 프럼 힐 투 토 드랍은 최소 4밀리미터이고, 7밀리미터 이상 되는 신발도 있습니다. 프럼 힐 투 토 드랍이 어느 정도로 디자인되어있는 신발을 신는지는 신발을 신는 사람의 주법 (힐 / 미드풋 / 포어풋 주법) 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지금 자세하게 다룰 것은 아니니 생략하고, 요점만 말씀드리자면 러닝화는 달리는 데 적합한 형태(폼 팩터, form factor) 와 프럼 힐 투 토 드랍 수준으로 디자인되므로, 대부분의 러닝화 - 특히 고가의 퍼포먼스 라인업들 - 은 오래 서 있기에 적합한 신발은 아닙니다.
뉴 밸런스 프레쉬 폼 모델의 6mm 프럼 힐 투 토 드랍
두 번째로는 최근 러닝화의 경량화 추세입니다.
최근 러닝화들은 - 특히 각 브랜드의 퍼포먼스 라인업들은 - 무게를 최대한 경량화하기 위해서 디자인되었습니다. 따라서 갑피 (어퍼, upper) 의 재질도 얇고, 실을 꼬아서 만든 소위 니트(knit) 재질이거나 (플라이니트 등) 아니면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메쉬 (mesh) 재질이고, 갑피 뿐만 아니라 설포(tongue), 안창 (인솔, insole), 중창 (미드솔, midsole), 겉창 (아웃솔, outsole) 등 신발 전체의 구성 요소에 대해서 경량화를 추구하면서 디자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나친 경량화의 추구는 내구성 감소, 안정감 감소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래 서 계시거나 걸으셔야 하는 경우 경량화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고, 신발의 내구성과 안정감, 인솔의 질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러닝화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쿠션의 위치와 재질 선택입니다. 특정 러닝화들은 좋은 쿠션이 전체 중창의 일부분에만 들어가 있습니다. 경량화와 퍼포먼스 증가, 비용 증감 등의 이유로 이런 선택을 한 것인데, 이런 신발 역시 오래 서 계셔야 하는 직업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네 번째는 갑피 (어퍼, upper) 의 재질입니다. 대부분 메쉬나 니트 재질이다 보니 발을 압박하여, 오래 신고 있으면 발의 붓기가 가속화되고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불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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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서 있기 좋은 신발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1. 밑창 (아웃솔, outsole) 디자인이 평평하고, 가능한 한 넓어야 합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플래그십 러닝화들이 탈락합니다 - 플래그십 러닝화들은 대체로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지면에 닿는 면적을 줄일 수 있도록 디자인됩니다).
2. 중창 (미드솔, midsole) 의 쿠션은 필수적이며, 가능한 한 넓은 면적의 쿠션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3. 갑피 (어퍼, upper) 는 넉넉해야 하고 발이 움직일 공간을 줘야 합니다.
오래 서 계시다 보면 발이 붓습니다. 딱 맞고 발을 조이는 갑피 (어퍼, upper) 는 발에 무리를 줍니다.
4. 가급적 타일 / 콘크리트 / 시멘트 등의 인조 바닥 재질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그립감 / 반발력을 갖는 밑창 재질이 좋습니다.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 시그너쳐 / 퍼포먼스 러닝화들은 대부분 이런 조건을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럼 오래 서 있는 직업군을 위해서 어떤 신발들을 추천하냐구요?
첫째, 각 브랜드에서 러닝화가 아닌 워킹화로 나온 신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케쳐스 (Skechers) 의 고 워크 (Go Walk) 라인업, (브룩스(Brooks) 의 어딕션 워커 (addiction walker) 서코니(Saucony) 의 옴니 워커(Omni Walker) 등은 위 조건을 대부분 만족합니다. 약간 애매하긴 하지만 온클라우드(OnCloud) 라이프스타일 제품들도 어느 정도 해당됩니다. - Shitcago 님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내용 추가했습니다.
둘째, 전통적인 안정화 라인업 들입니다. 나이키의 리액트 쿠션을 쓴 신발들 (리액트 마일러, 리액트 인피니티 런), 아식스의 젤을 쓴 안정화 라인업들 (젤 카야노 등)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 jumper24 님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수정했습니다.
셋째, 각 브랜드에서 고강도 인터벌 훈련 (HIIT, 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용도 또는 크로스핏(Cross Fit) 용도로 나온 신발들이 있습니다. 이 신발들도 대체로 위의 조건을 만족합니다.
대표적으로 나이키 메트콘 (Metcon) 시리즈, 리복의 나노 시리즈 (Nano 9, Nano X1 등) 가 있습니다.
넷째, 러닝화 라인업 중에서 회복용 러닝화 (recovery runner) 라인업들이 있습니다. 이 라인업들은 고강도 러닝을 마친 뒤에 회복용으로 가볍게 뛰기 위한 용도로 디자인됐으며, 따라서 기록을 개선하거나 높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신발들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 가격은 좀 비싸지만 - 나이키의 줌X 인빈시블 런 (Zoom X Invincible Run) 같은 신발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 라인업은 족저근막염 등 발 자체에 문제가 있으신 분들께는 적합하지만, 하지정맥류가 있거나 아킬레스건, 종아리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 오히려 더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 jumper24 님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내용 추가했습니다.
이상입니다. 오래 서 계시는 분들께서 신발을 고르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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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