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미국 주식 8년 느낀 점

 
23
  5407
2021-04-22 23:52:20

주식을 알게 된 건 고작 1년전입니다. 

제 돈이 주식시장에 들어갔다는 걸 알게 된게 1년 전입니다. 

사실은 8년 전부터 제 월급은 주식시장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죠. 

미국의 대학에서 일하게 되어 7-8년전부터 월급에서 연금이라는 이름으로 5.5%를 떼어갔습니다. 

알고보니 그 돈은 기관에 맡겨져 대부분 주식에 투자되었습니다. 


저는 그게 뭔지 몰랐습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한 적도 없고 미국 연금 시스템에 대해 알지도 못했으니까요.

 

박봉의 월급에 통장은 마이너스인데 빠져나가는 월급이 아까웠습니다. 

하지만 59.5세 이전에 찾게 되면 10% 패널티 수수료를 내야 되고, 비과세라 세금도 내야하기에, 아무리 가계가 어려워도 돈을 뺄 수는 없었습니다.

적립되는 금액도 1년에 몇백만원 수준이라 크게 도움될만한 것도 아니었구요.


3개월에 한번씩 투자보고서(?) 및 수익률 같은 것을 보내주는데 뭔지 모르니깐 관심을 갖지도 않았습니다. 

연 목표 수익률이 6% 정도라 하더군요.


작년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연금계좌에 있는 돈이 갑자기 30%가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뭔지 잘 몰라서 충격도 크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제가 건들 수 있는 돈도 아니구요.

근데 담당하는 기관에서 공지 이메일이 오더라구요.


"여러분, 갑자기 계좌에 돈이 크게 줄어 놀라셨죠? 당황하지 마시고 침착하세요" 

"은퇴계좌는 장기로 투자하는거니 괜찮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잘 해결할게요"

 

뭐 이런 식의 내용이었습니다.

다행히 미국주식은 V자 반등을 했고 3개월 후 보고서엔 원래 금액이 회복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사례를 보니 여기서 패닉하고 은퇴계좌의 돈을 대부분 현금으로 바꿔서 손해를 봤다는 경우도 있더군요: 강제간접투자 말고 자유롭게 투자하는 은퇴계좌도 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개인적으로 주식을 시작합니다. 은퇴계좌와는 별개로요.

남는 돈으로  조금씩 이것저것 사보면서 경제 돌아가는 분위기 보고 조금씩 공부도 했습니다.


1년 정도 지나고 느낀 점은  포트폴리오가 잘 구성된 은퇴계좌가 훨씬 안정적이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하고, 수익률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신경을 안 쓴채 적은 금액이라도 강제로 8년을 부었더니 금액이 꽤나 불어있었습니다.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는 내 일에 전념할 수 있고, 

나머지 월급은 주택 모기지와 소비에 다 써버려도, 미국인들이 왜 은퇴 후에 돈 걱정없이 지낼 수 있는 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월급에서 돈이 2주마다 한번씩 빠짐없이 은퇴계좌로 빠져나가는 (곧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걸 보면서, 

이 많은 미국 사람들 개인의 돈이 이렇게 꾸준히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니 

"미국주식은 우상향할 수밖에 없구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정책당국은 주식시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큰 돈을 벌 수는 없을지라도, 

직업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면서 은퇴계좌에 저축만 해도

노후에 갑작스런 소득절벽이나 노후파산 같은 위험을 당하진 않을거라는 안정성이 느껴집니다.

 

여담으로, 반면에, 미국에선 일반인이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으로 돈 벌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세금도 많고, 렌트를 주면 신경써야 할 일도 많고 주택 가격이 주식 수익률 상회하게 오르지도 않구요. 

주거 안정성을 위해 자기 집 딱 한채만 장기 주담대로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대신, 한국은 주식보다는 부동산이 훨씬 매력있는 투자수단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비교적 저렴한 세금과 임대시장 및 전세 제도라는 특수성, 그리고 집과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를 고려했을 때 말입니다. 

미국엔 주식시장에 돈이 쌓이는 것처럼 한국은 부동산에 돈이 쌓이니까요. 


그리고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이 많으니 (잃은 사람도) 참고할만한 데이터도 많구요. 부동산 전문가가 주식 전문가보다 많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존리 대표가 주식을 해야 되고 집을 사는건 미련한 (?) 일이다. 라는 주장에 100프로 이해 가면서도 (미국 시스템을 생각하면), 한국의 부동산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라고 느낍니다.


저의 결론: 한국에서는 아파트를 사야되고, 주식은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라는 부린이 주린이의 개인적인 소견이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살아본 경험과 짧은 시간 주워들은 얘기로 현재 갖고 있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기에 조언 있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25
Comments
2021-04-23 00:11:14

고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잘 읽었습니다

WR
2021-04-23 00:31:36

좋게 읽으셨다니 제가 감사합니다 

2021-04-23 00:21:23

401K 였군요. 저도 401K 보면 그냥 개별주식 하지 말고 ETF나 펀드나 사모으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같은 기회가 오면 움직이고... 그런데 물론 그걸 알기는 쉽지 않죠. 

WR
Updated at 2021-04-23 00:31:10

사실 저는 교육기관이라 401a라고 하더라구요. 특정연도 trageted 상품이라 해서, 상품 자체를 바꿀 순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걸 수도 있습니다). Optional로 403b, 457b 이런 것도 있는데 연봉이 안되서 max까지는 힘들고 그래도 조금씩 더 하려고 합니다. 이것도 직접 투자는 안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직접투자는 Roth IRA를 통해서 하고 있습니다 

2021-04-23 00:39:09

아하 그렇군요. 아마 지금 돈을 붓고 계시는 기관/은행 어카운트로 들어가셔서 바꾸실 수 있을겁니다. 예를들어 저도 특정연도 은퇴 타겟 상품을 그냥 은행에서 하고 있는 SPY500 추종 펀드에 몰빵해놨거든요.

WR
2021-04-23 00:48:40

저도 느낌상 그럴거 같긴 한데 아직 공부가 미약하여 어떻게 바꾸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포트폴리오가 잘 구성되어 있어 마켓에 거의 연동되는 거 같더라구요. 

지금은 미국주식 51% 외국 주식 36% 채권 8%, 현금 및 기타로 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조정되는 것 같네요. 

지금도 괜찮아 보이는데 더 좋은 상품을 고를 자신이 없어서 그냥 두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엔 정말 SPY500이 최고인것 같습니다. 


2021-04-23 00:37:42

미국 계시면 401, 403같은 은퇴 연금 -> Roth IRA -> FSA 로 하면서 돈 남으면 따로 주식, 부동산 하는게 정석이죠. 이렇게만 해도 노후가 엄청 안정되는데 안하시는분들도 많더라구요. FSA는 특히 사기급으로 좋습니다.

WR
2021-04-23 00:41:50

Roth IRA는 알게됐는데 FSA는 처음이네요. Health care 관련된 부분인 것 같은데요.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4-23 01:00:47

제가 잘못적었네요 HSA입니다. FSA는 별로에요. HSA는 안해주는 곳도 많아서 한번 알아보세요. 

WR
Updated at 2021-04-23 01:36:35

아 HSA였군요 검색했더니 FSA도 나오길래 더 좋은건가 했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2021-04-23 00:39:34

확실히 퇴직연금제도가 잘 갖춰져 있네요. 우리나라는 아직 퇴직연금을 꾸준하게 투자한다는 개념자체가 안퍼져있어서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ETF던 펀드던 위험하다는 생각이 아직 주를 이루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3년 조금 넘게 투자하고 있지만 나스닥이나 에센피500지수를 이긴 적이 거의 없네요. 아마 저도 퇴직연금계좌를 따로 운용한다면 지수추종 ETF 같은 것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개인 용돈으로 굴려서 막 굴리는 재미에 하고 있습니다 저도 하하
성투 하세요

WR
2021-04-23 00:52:08

증권회사 다니는 지인 말로는 요즘은 한국 퇴직연금도 미국 시스템을 따라가고 해외주식도 투자를 하기에 좋다고 하는데,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고 하네요. 아마 역사가 짧고 대중화가 덜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소액으로 재미로 하는 주식 말고는, 저는 앞으로도 그냥 쭉 미국 증시 지수 추종하는 ETF나 살 것 같습니다.   

2021-04-23 02:39:10

저랑 상황이 비슷하신 것 같네요.

저도 작년부터 주식, 올해부터 은퇴계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pension 이 없어지는 추세이고 사기업이면 401K, 공기업이나 비영리단체이면 403B 를 한다고 하던데 아직 대학 같은 곳에서는 연금을 유지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월급에서 바로 떼어가도 employer 가 그만큼 contribution match를 해준다는 장점이 있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안그러면 연금 낼 이유가 없죠. 

 

아직은 은퇴하려면 멀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20-25년전 지금의 나이가 이렇게 빨리 될꺼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20-25년 후라고 생각하는 은퇴도 어느 순간 눈 앞에 다가올 것 같아서,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해야겠네요.

부디 미국 시장이 꾸준히 우상향해서 미래가 풍요로웠으면 좋겠습니다. 

WR
2021-04-23 07:19:47

시간이 참 빨리 가죠. 앞으로 20년 후가 언제 오겠냐 싶으면서도 지난 20년은 참 빨리도 간 것 같아요. 저희는 employer가 10%로 매칭 contribution을 해주는데 엄청난 혜택인 거 같아서 계속 다니고 싶은데 permanent job이 아니라ㅠㅠ

2021-04-23 03:22:2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회사에서 401K를 해준다고 이야기가 나왔고 이미 상당히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Roth IRA를 들어서 해오고 있었죠. 매달 꾸준히 나가는 돈은 내 돈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아예

무시하고 살아왔는데 그래도 어느날 보면 제법 불어있는거 보면 살짝 든든하긴 하더군요.

3년전부터 주식도 간간히 해오고 있는데 이것도 그냥 세이빙한다는 마음으로 주기적으로 조금씩

사오다 보니 그것도 짭짤하게 수익이 나오더군요. 이것역시 은퇴를 대비해서 계속 할 예정입니다.

 

나아가서 자녀들에게도 조금이라도 어릴때부터 IRA나 stock을 쌓아 나가도록 도와주고 개념을

잡아주려고 생각중입니다. 돌아보면 조금이라도 더 어릴때부터 이쪽으로 깨어서 준비하고 

계속 해왔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는데 자녀들에겐 그런 아쉬움이 안생기게 해주고 싶더군요.

WR
2021-04-23 07:22:33

일찍 하는게 무조건 이득이란 말이 맞는데 너무 늦게 알아버렸네요. 그래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란 말을 믿으며 Roth가 6000불 리밋이어도 오래전부터 하셨으면 꽤 되겠네요. 없는 돈 셈 치고 모으다 나중에 밸런스 보면 흐뭇...

2021-04-23 07:25:44

솔직히 Roth 첨 시작할때도 제가 알아서 한게 아니었고 알던 동생이 그런 관련 회사에 취직해서

저에게 영업차 만나 권했던거라 그 동생 도와준다고 어카운트 하나 열어준거였는데 지금와서는

그때 저에게 영업(?)해줬던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죠. 

WR
2021-04-23 07:27:27

저도 강제로 제 월급에서 뺏어서 넣어준 직장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런건 강제성이 있어야...

2021-04-23 04:53:54

저도 roth ira에 직접 일년에 $6,000씩 넣고

401k 는 제 월급에 5퍼센트씩 (5퍼센트 회사에서 추가로 투자해줌) 투자하는데

이게 일년에 5-10퍼센트씩 꾸준히 늘고

특히 roth ira는 나중에 뺄때 세금이 안붙으니깐 듬직합니다.

지금 만27세인데 별일없이 꾸준히 일해서 65세 퇴직까지 401k랑 roth ira에 2백만불까지 쌓는게 목표입니다.

확실히 미국은 저같은 서민도 많이안벌고 꾸준히 벌어서 장기투자 펀드에만 넣어도 백만장자돼는게 꿈이아닌것같습니다. (다만 몸아파서 일을못하거나 엄청난 병원비용을 감당해야할 일이생기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요)

 


WR
2021-04-23 07:25:28

아직 20대시면 거의 40년 가까이 가능하시겠네요. 미국인들은 대학졸업하고 직장 잡으면 바로 은퇴계좌 넣던데, 아무래도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고 어른들이 가르쳐 주는 부분도 있겠지요.
꼭 금수저가 아니어도 오랜 장기투자로 안정적인 노후를 계획할 수 있는 시스템이란게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40년이면 4-5밀리언도 거뜬하겠네요

2021-04-23 07:27:30

와~ 진짜 빨리 시작하셨네요. 나중에 은퇴하실때쯤이면 아주 흐믓하실듯. 

2021-04-23 04:58:10

유동성이 되는한 19500불 맥스까지 401k에 넣어서 지수ETF에 넣는게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투자인것같습니다. 저도 아직 공부가 부족하여 그냥 장기로 보고 401k max > Roth 6000불 (구글, 아마존, 나이키) > HSA 이렇게 하고있습니다.

WR
2021-04-23 07:29:37

맥스로 넣을 수 있는 여력이 되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결혼이라도 하면 리밋도 늘어나고요. 은퇴계좌는 욕심 안 부리고 지수추종 ETF에만 넣어놓으면 속 편하구요

2021-04-23 08:44:55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엄청 강력한 요인이죠.

2021-04-23 10:32:17

매니아에서 401k 얘기를 보니 반갑네요. 401k맥스에 작년부터 roth ira 맥스 넣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401k 종목을 SPY500으로 100% 몰빵해두긴 했는데 그거포험 지금까지 수익은 10% 정도더라구요. 반강제로 꾸준히 하는건데 은퇴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4-04-25
15
3691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