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8년 느낀 점
주식을 알게 된 건 고작 1년전입니다.
제 돈이 주식시장에 들어갔다는 걸 알게 된게 1년 전입니다.
사실은 8년 전부터 제 월급은 주식시장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죠.
미국의 대학에서 일하게 되어 7-8년전부터 월급에서 연금이라는 이름으로 5.5%를 떼어갔습니다.
알고보니 그 돈은 기관에 맡겨져 대부분 주식에 투자되었습니다.
저는 그게 뭔지 몰랐습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한 적도 없고 미국 연금 시스템에 대해 알지도 못했으니까요.
박봉의 월급에 통장은 마이너스인데 빠져나가는 월급이 아까웠습니다.
하지만 59.5세 이전에 찾게 되면 10% 패널티 수수료를 내야 되고, 비과세라 세금도 내야하기에, 아무리 가계가 어려워도 돈을 뺄 수는 없었습니다.
적립되는 금액도 1년에 몇백만원 수준이라 크게 도움될만한 것도 아니었구요.
3개월에 한번씩 투자보고서(?) 및 수익률 같은 것을 보내주는데 뭔지 모르니깐 관심을 갖지도 않았습니다.
연 목표 수익률이 6% 정도라 하더군요.
작년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연금계좌에 있는 돈이 갑자기 30%가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뭔지 잘 몰라서 충격도 크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제가 건들 수 있는 돈도 아니구요.
근데 담당하는 기관에서 공지 이메일이 오더라구요.
"여러분, 갑자기 계좌에 돈이 크게 줄어 놀라셨죠? 당황하지 마시고 침착하세요"
"은퇴계좌는 장기로 투자하는거니 괜찮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잘 해결할게요"
뭐 이런 식의 내용이었습니다.
다행히 미국주식은 V자 반등을 했고 3개월 후 보고서엔 원래 금액이 회복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사례를 보니 여기서 패닉하고 은퇴계좌의 돈을 대부분 현금으로 바꿔서 손해를 봤다는 경우도 있더군요: 강제간접투자 말고 자유롭게 투자하는 은퇴계좌도 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개인적으로 주식을 시작합니다. 은퇴계좌와는 별개로요.
남는 돈으로 조금씩 이것저것 사보면서 경제 돌아가는 분위기 보고 조금씩 공부도 했습니다.
1년 정도 지나고 느낀 점은 포트폴리오가 잘 구성된 은퇴계좌가 훨씬 안정적이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하고, 수익률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신경을 안 쓴채 적은 금액이라도 강제로 8년을 부었더니 금액이 꽤나 불어있었습니다.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는 내 일에 전념할 수 있고,
나머지 월급은 주택 모기지와 소비에 다 써버려도, 미국인들이 왜 은퇴 후에 돈 걱정없이 지낼 수 있는 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월급에서 돈이 2주마다 한번씩 빠짐없이 은퇴계좌로 빠져나가는 (곧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걸 보면서,
이 많은 미국 사람들 개인의 돈이 이렇게 꾸준히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니
"미국주식은 우상향할 수밖에 없구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정책당국은 주식시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큰 돈을 벌 수는 없을지라도,
직업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면서 은퇴계좌에 저축만 해도
노후에 갑작스런 소득절벽이나 노후파산 같은 위험을 당하진 않을거라는 안정성이 느껴집니다.
여담으로, 반면에, 미국에선 일반인이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으로 돈 벌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세금도 많고, 렌트를 주면 신경써야 할 일도 많고 주택 가격이 주식 수익률 상회하게 오르지도 않구요.
주거 안정성을 위해 자기 집 딱 한채만 장기 주담대로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대신, 한국은 주식보다는 부동산이 훨씬 매력있는 투자수단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비교적 저렴한 세금과 임대시장 및 전세 제도라는 특수성, 그리고 집과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를 고려했을 때 말입니다.
미국엔 주식시장에 돈이 쌓이는 것처럼 한국은 부동산에 돈이 쌓이니까요.
그리고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이 많으니 (잃은 사람도) 참고할만한 데이터도 많구요. 부동산 전문가가 주식 전문가보다 많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존리 대표가 주식을 해야 되고 집을 사는건 미련한 (?) 일이다. 라는 주장에 100프로 이해 가면서도 (미국 시스템을 생각하면), 한국의 부동산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라고 느낍니다.
저의 결론: 한국에서는 아파트를 사야되고, 주식은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라는 부린이 주린이의 개인적인 소견이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살아본 경험과 짧은 시간 주워들은 얘기로 현재 갖고 있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기에 조언 있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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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