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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인의 군대 일기 1 (부제: 실신 두 판 장인의 실전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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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4-17 14:51:41

입대하고 이제 세 번째 글인데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주제네요.


바로 실신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지난 수요일 부대 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응급실에 실려간 다음 대대 의무실에서 지내다가 휴가를 써서 어제 오후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응급실에서 찍은 CT에는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아직 제 몸 상태가 50%는 커녕 25%도 회복 안된 상태라 집에서 죽어있듯이 지내고 있습니다. 내일 MRI와 두 번째 CT촬영, 그리고 척수검사(척수를 검사한다는데 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네요)를 위해 근처 대형 병원에 입원할 예정입니다.


사실 전에도 실신한 적이 있긴 한데 그땐 상태가 금방 호전되었기 때문에 아무한테도 말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정신을 잃으니 "내 몸에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라고 생각되어 다 말씀 드리고, 휴가까지 써서 회복 겸 본격적인 검사를 하러 왔습니다.


아직 검사를 진행해보지 안아서 제 몸상태를 저도 모르니 그 부분은 넘어가고 실신 두 판 장인의 실전 꿀팁을 나누겠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팁은 없습니다. 적어도 남들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실신을 두 번씩이나 한 저로서는 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살면서 느껴본적 없는 종류의 고통과 두려움이 너무 싫었습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는게 너무 무서웠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건 쓰러지기 전 느껴지는 감각들입니다. 시야는 눈에 노란색 필터를 끼운것마냥 노란색 밖에 안 보이고, 머리는 누가 안 쪽에다 탱탱볼을 던져놨는지 계속 울리며 통증이 있고, 온몸에는 200KG가 넘는 스쿼트를 드는 듯한 압력이 사방에서 전해져 옵니다. (물론 전 200KG 스쿼트를 해본적 없습니다.)


꽤 예전부터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머리가 핑! 돌면서 빈혈이 왔던 증상(기립성 빈혈)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세한 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알겠죠. 다만, 시력이 별로인걸 제외하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던 제 몸이 하나 둘 씩 이상반응을 보인다는게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저보다 더 심한 질병, 혹은 아픔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그건 그거대로 두렵고, 또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아무튼 기껏 휴가까지 쓰고 나왔으니 모처럼 힐링의 시간을 가져야 성이 풀리겠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어지럽고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점이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도 뭐... 쓰러질 날을 대비할 순 없으니 하루 빨리 검사 결과라도 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상, 군인 매니아인의 넋두리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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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4-17 14:52:46

군대에서는 미주신경성 실신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들었습니다. 별 일 아니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2021-04-17 15:02:07

 소름돋게 무섭네요....확실히 진료받으시고 확실히 치료받으시길...

2021-04-17 15:34:18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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