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네요
이번 주에 회사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네요...
저는 1년 전 지금 회사로 이직해서 경영기획 팀에서 일하는데 저희 팀을 이끄는, 그리고 저를 뽑아줬던 상무가 사실상 번아웃이 와서 퇴사를 선언 한겁니다.
이 분이 왜 번아웃이 오고, 왜 나가기로 결정했는지 이해 못할 사람은 이 회사에 아무도 없다시피 합니다. 일도 잘하고 그 만큼 고생도 정말 많이 했고 자기 삶이 없었어요. 대부분 조직의 경영기획/전략기획 부서가 그렇긴 하지만요. 그리고 저 포함한 팀원들도 타 팀 대비해서 극악의 근무강도로 같이 고생 했고요.
문제는...저희 팀 구조가 좀 특이하고 평균연령이 젊기도 해서 상무와 저 사이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저는 총 커리어가 10년이 채 안되고 현 회사에서 1년 근속 했고, 직급은 차장인데 위에 부장도 이사도 없습니다.
이 말인 즉슨 새로 상무가 뽑히기 전 까지 (분위기 상 금방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분이 하던 업무 및 책임도 사실상 제가 대행 역할을 많이 해야한다는 것이죠 (특히 수많은 사장님 보고 업무). 부사장도 그런 비스무리한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고요.
(연 매출이 조 단위인 회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좀 코메디 같기도 합니다.....)
일단, 걱정과 어마어마한 압박감이 첫째로 느껴지고요.
그리고 억울함도 엄청 느껴집니다. 내 직급과 내 월급 받으면 상무가 짊어지던 책임이 저한테 던져질테니요. 이미 이번주부터 예행연습 식으로 경험 했고요.
경영기획팀 상무라 다른 여타 상무보다 사장님 직보 횟수도 훨씬 많고, 비즈니스 관련 결정을 내려야할 경우도 매우 많거든요.
벌써 어제도 저희 팀에서 급하게 결정 내줘야 회사가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생겨 사장님 미팅과 미팅 사이 남는 짜투리 시간에 치고 들어가서 보고 올리고 결정 받고 그랬네요....
물론, "이런 위기가 너에겐 엄청난 기회일 수 있어!" 라고 주변 지인들이 말합니다.
그리고 틀린 말도 아니긴 하죠. 분명 또 한번 성장 및 도약을 할 수 있겠죠.
근데 너무 큰 위기이자 부담이자 억울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솔직한 말로 회사에서 상황이 이러니 저한테 적당히 월급인상이나 승진 같은 당근 던져주며 "이 정도 챙겨줄테니 일단 너가 잘 매꿔나가봐" 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당분간 짊어져야할 짐은 그거의 몇배 이상일테니까요.
갑자기 닥친 상황에 이번 한 주 동안도 매일 별의 별 업무 다 챙겨보고 상무 대신 해서 별의 별 미팅 다 들어가고...멘탈 체력이 방전이 된 느낌입니다.
이직하고 첫 1년 간 야근도, 점심시간 근무도 밥먹듯 하며 "이제 좀 자리 잡았으니 2년차인 올 해는 좀 순탄하겠지?" 라고 생각 하던 찰나에 세상이 180도 바뀐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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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지금 하시던 일은 넘기셔야 해요..
안 그러면 기회고 뭐고 번아웃부터 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