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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입양. 낙태. 피임. 생물학적 발생주의. 대리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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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8 21:13:28

전부 옳거나 그르다고 얘기하기 참 어려운 주제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께요. 

 

1. 미혼모 

30대가 혼전 임신을 했는데, 애 아빠가 결혼하기 싫다고 합니다. 

이 경우 미혼모로 출산하는 건 옳은 일입니까?

애 아빠가 범죄자이거나, 이미 사형 당했거나, 강간의 피해자라도, 미혼모로 출산하는 걸 (여러 이유로) 결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애 아빠를 만날 수 없거나 누군지 밝힐 수 없는데, 이런 경우 미혼모로 출산하는 건 옳은 일입니까?  어쨌든 죽는 거보다는 (낙태 보다는) 낫지 않나요? 

10대가 몇 명하고 자다가 애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미혼모로 출산하는 건 틀린 건가요? 

낙태가 차라리 나은가요? 

낳아서 잘 키우면 안 되나요? 

멀쩡한 부부가 애 낳아서 학대하는 거 대비 위 경우가 잘못된 건 과연 얼마 정도일까요? 

비율로 따지면. 

학대할 거면 아예 안 낳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2. 입양 

입양된 아이 입장에서는, 낙태된 것 대비는 '너는 이제 살았으니까, 무조건 입양된 것이 낙태된 것 보다 더 좋은 결과야' 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수 없이 많은 한국인 아이들이 버려지고 입양됐는데, 그들은 원해서 입양된 것도 아니고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죠. 

많은 경우 입양된 나라에서 Identity crisis 를 겪죠.  나는 남들과 다르게 생겼고.  내 친부모는 나를 버렸구나.

입양은 훌륭한 일이지만, 아이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 없이 결정됩니다.  아이는 의사결정 시점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시간을 되돌려서 un-입양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3. 낙태

태아는 생명인가요 아닌가요? 

수정되는 순간 생명인가요 아닌가요?  4주 후?  8주 후?  32주 후?  

크기가 5cm 이상이어야 생명인가요?  10cm?  20cm?  

그래서 어떤 순간 이후 낙태가 금지되어야 한다고 하면, 사후피임약도 낙태와 마찬가지가 아닌가요?

 

4. 피임

카톨릭은 인류의 가장 인기 있는 종교 중 하나고, 피임을 교리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애는 생기는 족족 다 낳아야 되지요. 주변에서 실제로 지키는 경우도 봤습니다 (많진 않습니다만).  

피임과 사후피임약의 차이점은, 수정란이 되기 전과 후의 차이 외에 어떤 것이 있는 건가요? 

우리가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카톨릭의 교리처럼, 생기는 애들은 생기는 족족 낳아야 되는 것 아닌가요? 

 

5. 생물학적 발생주의 

정자와 난자는 생명이 아니죠. 스스로는 생명을 이루고 더 커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수정란 시점부터 생명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과연 언제부터 사람으로 쳐주는 건가요? 


6. 대리 출산 

임신 못 하는 사람이, 다른 대리출산 해 줄 수 있는 사람의 배를 빌려서 출산하면, 그건 괜찮은가요? 

다만 대리 출산할 때, 정자와 난자가 반드시 결혼한 사이인 부부에서만 와야 되는 건가요? 

대리 출산하는 사람은 그냥 임신의 도구니까, 아이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인정할 수 있는 건가요? 

 

사실 저희가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 대부분 :  

     1) 사회의 일반적인 상식 

     2)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문화적 Acceptance 

     3) 경제적인 논리 

     4)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윤리

     5) 종교 

등에 굉장히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습니다. 

 

갑자기 피임 하지 말라고 하면 받아들이시겠어요? 내가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제 생각엔 그냥 당사자가 아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그냥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거기서 생기는 부작용은 또 그 사람들 (또는 그 사람들의 자식들) 소관이니까 거기 맡겨 두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는 이렇게 입양됐으니까 불행해

누구는 게이 커플이 키우니까 불쌍해 

누구는 레즈비언 커플이 키우니까 말도 안돼 

 

이런 거는, 그런 걸 직접 겪어 본 당사자가 아니면 감히 말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문화적으로 허용이 안된다면, 차라리 아시아 국가들같이, 게이나 레즈비언 커플의 입양을 원천 불허용하는 것도 방법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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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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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8 21:17:20

글이 좀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법에 저촉되면 법에 의해서 처벌받을 거고, 그게 아니라고 하면, 본인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게 아니라면 그냥 자기들 알아서 살게 냅두라는 겁니다. 

보통 힘들게 저런 의사 결정 내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허락받고 싶어서 그런 의사결정을 내리는게 아니거든요. 

2
2020-11-28 22:27:06

동의합니다.
법이 무슨 성서도 아니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것도 아니고, 사람이 만든 약속인거죠.

그래서 이런 문제에 관해 토론은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고 장려해야합니다.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다양하게 반영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이야기를 해야하는 거죠.

그냥 문제를 덮어두고 법대로 살라는 말은,
정말 무책임한 말입니다.
그 법을 정하는건 하늘이 아니라 인간인 우리거든요. 물론 인터넷상 토론의 한계가 있고 반드시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지만,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고 언젠가 사회에 의견을 낼 경우에(투표라던지, 공직자가 된다던지 혹은 메신저가 된다던지) 더 많은 생각을 품고 말할수 있고, 그 결과 우리 사회가 변하는 것이니까요.

골치아프다고 머리아프다고 왜케 복잡하게 사냐고 덮어둘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Updated at 2020-11-28 22:21:19

3번부분.. 입양이라고 적으시고 "입양"에 대해 쓰시기보다 입양 전의 "버려짐" 위주로 보신 것 같아요.
그 둘은 다른 거죠.
입양은 훌륭한 일이 아니라 가족을 구성하는 종류의 하나로 보시는게 어떨까 싶어요. 입양가족들은 훌륭하다고 보는 시선을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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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8 22:38:51

얼마 전 법과 관련된 교수분의 말씀 중 기억에 남았던게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이 완벽하지 않다는걸 인정하고, 불만족스러워도 겨우겨우 찾은 합의점이자 기준이기 때문" 이었습니다

인간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법은 더더욱 완전할 수 없습니다. 100점짜리 정의, 100점짜리 법이 있을까요?

그렇기에 법에 대해 논의합니다. 바꿀점을 찾고요. 그과정에서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그렇기에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내비두자는 것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글에서 조금은 너무나 극단적인 상황들을 가정하며 이야기하는것은 아닌가도 싶네요. 벤 샤피로가(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의 대화에 있어서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하더군요....조금은 비슷한것 같아 주제넘게 참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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