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로 집을 찾다가 어제 들은 말
2년정도 연애한 여자친구와 내년 3월 결혼 예정입니다.
한달 정도 넘게 집을 알아보다가 어제 드디어 만족할 집을 찾아서 계약했습니다.
근데 집을 알아보다 어떤 부동산 중개업자 분이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구요?
요즘 서민들이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자기 돈 2천만원만 끼고 2억대 아파트를 계약하고 돌려서 다른 아파트도 계약할 수 있었다. 근데 그 갭투자가 막혀서 이제는 서민들이 어렵다.
저는 이말을 듣고 이 나라의 부동산 과열은 정말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한층 강해졌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몇억대의 아파트를 두채 가지는 사람은 서민이 아닌데 부동산 업자는 너무나 당연하게 그렇게 얘기하더라구요.
갭투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0-20%만 내 자본을 끼고 사서 매매한 뒤에 집값이 올라서 돈을 벌기 바라는 과열된 현상은 두가지의 결론에 이른다고 봅니다.
1. 전체적으로 집값을 비롯한 노동임금과 경제지수가 모두 올라서 한국 내 가계부채가 자연스레 해결됨
2. 한쪽만 과열되는 현상이 계속되다 양극화되고 어느순간 경제가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짐
그런데 중개업자가 갭투자가 서민을 위한 일이라고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하는게 많이 씁쓸했습니다.
저는 지방대학 대학원생이고 주말에는 전공분야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일반적인 서울 거주 상황이라면 저는 결혼할 수 없습니다만, 지방 거주로 인한 낮은 집값, 교사 여자친구, 중산층 신랑 부모님, 공무원 출신으로 노후가 보장된 신부 부모님이라는 요인으로 결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어느 것 하나 저는 제 능력으로 인해 결혼하게 된 요인은 없는 것이죠. 저의 성격과 성품을 매력적으로 느낀 여자친구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도시긴 하지만 서울에 비하면 너무 작은 지방에서도 집값이 양극화가 되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는 판에...
진짜 이러다 가계부채 감당 못하고 다같이 공멸하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부동산 과열로 인해서 노동의 가치도 낮고 무의미하게 취급되고
저와 비슷한 또래들이 다 결혼을 포기하고...서민들끼리 지역 갈라서 싸우고
조그마한 아파트 집값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정말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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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