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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방법 및 너무 좋았던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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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1-24 10:11:55

 올해 4살인 딸에게 저녁의 동화책읽기는 아주 어릴 때부터 해온 제 잠재우기 루틴이었습니다. 

 올해 봄까지만 하더라도 보통 그림하나에 문장하나정도가 있는 그림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글이 너무 길면 아이가 금방 지루해하고 빨리 빨리 책을 넘기고 싶어하거든요. 

 그런데 어느샌가 아이가 언어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내용이 길고 재미있는 동화책을 선호합니다. (서로 선순환 작용을 하는 듯 합니다.) 

 이제는 조용히 집중해서 듣는 편입니다. 

 

 원래는 저는 글이 조금 어렵다고 판단하여 아이의 이해도에 맞추어서 글을 제 임의로 바꾸어서 읽어주었는데 사서이자 동화책읽어주기 강사인 제수씨가 "글자 그대로~~ 읽어주시는게 좋아요" 라고 해서 그대로 읽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어휘도 이해하려나? 싶은데 모르면 물어보기도 하는가하면 그냥 어려워도 문맥을 알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신기했습니다. 오히려 스토리의 몰입을 스스로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부모가 아기언어를 쓰지말고 일상언어를 쓰는 것이 좋다는 말도 같이 체감이 됩니다. 

 

 예전에는 너무 글이 많아 재미없어 하던 네오키드 픽쳐북스의 동화책을 지금은 제일 재밌어 합니다. 

 세계의 명작 수상작들을 모아놓은 건데 내용이 제법 길지만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저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이제는 제가 이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입니다.  

 

 어제는 아이가 '별에 오르는 사다리' 라는 그림책을 가져왔는데 특히 좋았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좋아하는 6세의 작은 여자아이가 하늘의 별을 보고 올라가서 만나보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별은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하여 달과 해와 구름과 상의하여 하늘까지 오르는 나무를 심고 해와 달의 도움으로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이윽고 나무는 하늘의 문에 다다르게 됩니다.

 별은 소녀를 찾아가서 이제 나무를 오르면 자기를 만날 수 있다고 전합니다. 

 소녀는 107살이 되었고 나는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라고 하자 별은 

  "무슨 소리야? 넌 아직도 작고 귀여운 소녀야"라고 합니다. 

 107세의 소녀는 힘든 몸을 이끌고 하늘의 문까지 올라가서 별을 만납니다.

 

 웬지 모르게 돌아가신 할머니의 아이같았던 모습도 생각나고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생각이 났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sf감성에다가 요즘들어 생기기 시작한 소녀감성을 자극한 아주 훌륭한 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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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1-24 12:00:11

좋은글 감사합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한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제 아들은 이제 1개월밖에 안된 신생아라 벌써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만

혹시 유튜브나 게임같은 영상 매체에 대한 노출은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언제부터 어떻게 보여주는게 좋을지 벌써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도 와이프도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어렸을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었고

그게 살면서 큰 도움이 된다는데 동의하고 있어서 아이가 책과 친하게 만들어주고 싶네요.

WR
2
Updated at 2020-11-24 12:48:42

코멘트 감사합니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다른 아빠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저희는 2살 때까지는 영상매체 노출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3살 무렵부터 제가 저녁에 놀아주는게 너무 힘들어서 뽀로로는 보여주었습니다. 뽀로로 시리즈는 정서적으로 무척 괜찮아 그래도 잘 보여주는 편이었고 아이의 언어발달에도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히 보게 하는게 중요한테 사전에 몇개볼건지 약속을 해두면 저항없이 그것만 보고 그만보는 편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을 기피하지 않고 재밌어 하는 책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후로 영상에 노출시킨다고 책을 멀리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뽀로로는 뽀로로대로 책은 책대로 즐기는 편입니다.

와이프는 제가 뽀로로영상을 보여주는 걸 좋아하지 않은 반면 영어 동요가 나오는 유튜브영상을 어릴 때부터 보여주었는데 아이가 말이 트일 무렵 if you are happy and you know it노래를 원어민처럼 따라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예 안보여주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같이 앉아서 적당히 보는건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건 부부가 같이 기준을 만들어놓는 것 같습니다.(아내님 말씀을 잘 듣는게 중요하더군요)
1개월이면 너무 사랑스럽겠네요.

아빠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2
Updated at 2020-11-24 13:32:35

정성어린 답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기를 원래 좋아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라 처음 임신을 알았을때 당혹스러운 마음도 조금 있었는데 왜 다들 내 아기는 다르다고 하는건지 절절히 깨닫는 중입니다.

하루종일 밥달라고 울고 볼일보고 자고 칭얼거리고를 반복하는 아들내미를 보고만 있어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질리지가 않네요 ^^

1
Updated at 2020-11-24 13:36:18

감사합니다! 저도 한가지 여쭙고 싶은게 있는데.. 혹시 재우기 습관으로 책 읽어주기는 언제부터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6개월된 남자아기인데,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싶어서 잠자기 전에 저랑 같이 그림책을 읽어주려고 시도하는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네요ㅠㅠ 잠잘 땐 엄마가 아니면 아주 목이 쉬도록 고래고래 울어서 책이고 뭐고 하기가 어렵네요ㅠㅠ

WR
1
Updated at 2020-11-24 14:15:01

6개월은 재우시기 여간 힘든게 아니시죠ㅠ
저는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억지로 읽어주었다가 도리어 싫어지는것도 문제겠다 싶어 아예 안 읽고 어르고 달래고 음악 틀어주고 자장가만 부르던 시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3살까지는 책을 읽는다기보단 좋아하는 책을 뽑아오고 제목을 말해주면 책을 뽑아오고 박수쳐주고 그림이 무슨 그림인지 알려주고 이런식으로 놀았던 것 같아요.
저는 6개월때는 책으로 재운다기 보다는 깨있을 때 놀이처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본격적으로 잠자기전 루틴으로 한건 무거워져 더이상 안아서 어르기 힘든 3살 무렵때부터 였던것 같아요.
그 전에는 책을 편하고 재밌는것으로 인식하기 위해서 무리하지 않고 놀이개념으로 접근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성향도 부모의 방법도 다들 다르시니 츄님이 아이가 싫어하지 않게끔 맞추어서 연구하시면 아마 그게 최상의 방법일 것 같아요.
6개월은 정말 부탁이니 제발 통잠 줘 자다오하고 저는 기도만 한 시기였습니다ㅜ

1
2020-11-24 14:20:37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육아는 길게 보자 길게 보자 마음을 먹어도 막상 닥치면 쉽지가 않더라구요..!! 얼른 퇴근해서 점퍼루에서 점프하며 입 찢어지게 웃고 있는 아가 보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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