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간 녹음의 불법성에 관하여
1. 알고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아이폰은 통화내용 자동녹음등의 기능이 없습니다. 반면 갤럭시는 모든 통화가
녹음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당사자간 녹음은 불법이 아니고, 미국의 경우에는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주별로
당사자간 녹음이 불법이기 때문에 통화녹음 기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밑에 성관계시 녹음의 경우 처벌을 한다는 법률개정을 한다는 뉴스가 있어서 당사자간 녹음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3. 우리나라에서는 재판을 하거나 형사고소를 해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중에 녹취록이 상당히 증거로 많이 나오는
경우를 보셨을 겁니다. 수억원의 투자금 대여금이 오갔는데 유일한 증거는 녹취록인 경우도 있고(계좌이체도
없는 경우가 있었습니다.요즘은 거의 없지만요), 상대가 말을 바꾸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녹취록을
증거로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이런상황이기 때문에 당사자간 비동의 녹음을 불법화하면 증거를 낼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상적인 상황일까요? 여전히 한국에서는 계약서를 자세하게 쓰는 문화가 정착이 안되어 있습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회의록도(대기업 정도나 있을까요?)없는 경우가 태반이죠.
만약 유일한 증거가 되는 녹취록을 만들기 어렵다면(불법수집증거가 되는거라 지금은 민사에서는 제3자간 녹취도 증거로 받아주기도 하지만 법이 바뀐다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던가 증거의 가치를 낮추게 되겠죠)
계약서를 자세하게 쓰는 문화가 정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사실 성관계시 녹음은 녹화나 크게 다를게 없어서 이 부분은 따로 법률로 규제하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둘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상대에게는 성적수치심을 주는 부분이니까 동의없이 녹음한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그러니 그 부분은 정상적인 양자가대화까지 불법으로 할 것인지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6. 사실 대화를 동의없이 녹음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생활 침해라고 보이고, 상대의 유도신문에 따른 답변을 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이 부분의 불법성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결국 사회적 합의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라고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사람들이 생각했지만 어느순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난다면 불법성이 인정되겠죠. 간통죄도 결국 그런 사회적합의에 따라서 위헌이 된 것이니까요.
7. 비동의강간죄 혹은 비동의간음죄에 대한 논의는 과도기적이라고 보이고, 그 와중에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이 부분 역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름대로의 규칙대로 정착이 될 거라고 봅니다.
8. 성범죄의 경우 현재에서는 이해불가능한 일들이 20~30년전에는 버젓이 벌어졌었습니다. 제가 어릴적 여자를 술먹이고 여관에 데리고간다는걸 범죄로 생각하지 않는 풍토였다라고 하면 설마라고 하실 분들 있겠지만 정말 예전에는 그랬고, 아마 준강간으로 처벌하지도 않았을거고, 친고죄라 합의를 보거나 피해자가 수치심에 고소취하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리고 강간당한 피해자가 부모의 강요로 가해자와 결혼하는 경우도 있었고(이건 최근 옥탑방 어쩌구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적도 있던 내용입니다), 솔직히 인도에서의 성범죄를 보고 뭐라고 하지만 한국이라고 20~30년전에 뭐가 그렇게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동성범죄도 최근 10여년동안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문제된 것이지 예전에는 없었을까요? 그럴리가 없죠 그냥 넘어갔거나 사회적으로 관심이 없었던 것이죠.
어쩌면 수십년간의 잘못된 문화 관습 생각에 대한 반동일 수도 있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회적으로 정리가 되어갈거라고 봅니다.
8. 당사자간 대화의 불법성을 이야기하다가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 가버렸는데, 현재를 사는 저희들은 커다란 변화의 순간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혼란과 불만과 불안과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는 거겠지만 그 변화는 결국 우리 또는 다음세대로 이어지면서 가게 될테니 너무 격앙되지 마시고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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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포커스가 전 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글에 댓글에도 핵심을 찌르는 말씀들이 있었죠.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일관된 진술로 인해 억울한 성범죄자가 되어버린 사례가 도마에 자주 올랐죠. 거기서 기인한 불안감에 의견이 갈렸다고 봐요.
남자들에게 이런 불안감만 심어주지 않았다면, 의견 갈릴 일 없이 말씀처럼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았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