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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복싱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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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1-17 20:48:50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복싱 선수를 간단히 소개해 볼까 합니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최고 수준인 이 선수는 수많은 격투 게임, 매체에서 패러디 되었고, 영화 엽문 3에도 출연하는 등 일반인에게도 친근한 선수입니다.

 

소개할 선수는 20살의 나이로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던 마이크 타이슨입니다.


그의 어린시절

타이슨은 빈민가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타이슨이 2살 때 집을 나갔고, 어린 타이슨을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은 빈민가에는 없었죠. 강도, 폭행 등 각종 범죄를 일삼은 타이슨은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었고, 여기서 한 소년원 복싱 트레이너를 만납니다. 프로 복서 출신이었던 트레이너는 타이슨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복싱계 최고의 트레이너로 일컬어지는 커스 다마토에게 타이슨을 보냅니다.

 

커스 다마토와의 만남

다마토는 21살의 나이로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플로이드 패터슨 외 복싱계의 걸출한 인물들을 길러낸 명 트레이너였습니다. 선수를 그저 복서가 아닌, 한 명의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는데 초점을 맞춘 커스 다마토는 사비를 들여 타이슨에게 가정 교사를 붙여주고, 책을 읽히는 등 타이슨을 아들처럼 대했습니다.

 

또한 타이슨에게 그저 힘만을 무기로 경기에 임하는 복서가 아닌, 상대의 공격을 흘리며 접근하는 민첩성까지 갖춘 선수가 되길 바랬습니다. 결과적으로 다마토는 타이슨에게 피카부 스타일을 전수하게 되었고, 이는 타이슨의 신체조건을 생각했을 때 최고의 선택이 되었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전성기

데뷔 후 37연승으로 다시 한 번 헤비급에 흥행돌풍을 몰고 온 타이슨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37승 중 33승이 KO승이었단 걸 생각하면 당시 타이슨이 누린 인기는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타이슨은 챔피언 트레버 버빅을 상대로 2라운드 TKO 승을 거두며 20살의 나이로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커스 다마토의 죽음, 그리고 타이슨의 몰락

챔피언 전을 앞두고 타이슨의 트레이너이자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던 커스 다마토가 세상을 떠납니다. 챔피언에 등극은 했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타이슨은 점점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제임스 더글라스에게 프로 데뷔 후 첫 패배를 당합니다. 링 바깥에서도 타이슨은 강간죄로 감옥에서 3년을 보냅니다. 한창 전성기를 달릴 타이슨에게 3년은 크나큰 공백이었죠. 복귀 후 다시금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두르긴 했지만, 금방 벨트를 내주며 2005년에 은퇴하게 됩니다.

 

피카부 스타일이란?

피카부 스타일 (Peekaboo Style)은 아이와 놀아주는 까꿍의 영어 이름인 Peekaboo에서 착안된 이름입니다. 당시 다마토는 피카부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고, 최근에 와서야 피카부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죠.

양팔을 턱 밑에 두고 복부를 지키는 이 스타일은 주먹을 많이 뻗는 선수에게 적합한 자세가 아닙니다.

오히려 주먹과 상대방과의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잽을 뻗기에도 불리하며 선제 공격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지 않죠.

 

피카부 스타일은 상대의 실수를 유발한 후 카운터를 노리는, 그야말로 타이슨에게 최적화된 스타일입니다. 헤비급 평균 키보다 훨씬 작은 178cm의 키, 180cm의 리치를 가진 타이슨은 잽을 동반한 거리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었죠. 때문에 타이슨은 아예 잽을 뻗지 않고 상대의 주먹을 회피하며 자신의 사정거리로 접근합니다. 키가 작은 데다가 적극적인 머리 움직임으로 높이가 더 낮아진 타이슨을 타격하기 위해 무리하던 상대 선수들은 실수를 하게 되고, 이 틈을 놓치지 않는 타이슨이 훅과 어퍼컷으로 응징하는 것이 주된 경기 패턴입니다.

 

타이슨은 힘에만 의존하는 핵주먹 스타일이다?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타이슨은 공격보다 방어가 더 돋보이는 선수입니다. KO율 88%의 공격이 어필은 더 잘 될지 몰라도, 조금이라도 복싱에 대해, 그리고 격투에 대해 지식이 쌓인 분들은 하나 같이 타이슨의 방어를 주목합니다. 빠른 속도의 상체 움직임을 가져가며 거리를 좁히는 타이슨에게 정타를 넣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설령 맞는다고 해도 근육으로 무장한 몸에 가드까지 탄탄한 타이슨에게 큰 충격은 들어오지 않죠. 이는 타이슨 본인도 자부심을 갖는, 뚫을 수 없는 방어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거리에 닿은 타이슨은 순간적인 무게 이동을 통해 팔을 크게 휘두르지 않고서 최대한의 힘을 전달했습니다. 잽, 스트레이드 등 직선적으로 뻗는 공격이 적은 대신 훅, 어퍼컷으로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기술은 타이슨의 전매특허 훅-어퍼컷 연계입니다. 오른손 훅에서 시작되는  간단하면서도 위력적인 연계는 (복부)훅 - (머리)어퍼컷으로 수많은 다운을 가져간 조합입니다. 필요에 따라 어퍼컷 이후 머리를 향한 왼손 훅으로 마무리 짓기도 했죠. 헤비급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연계에 선수들은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복부에 꽂힌 훅에 가드는 자연스럽게 열리게 되고, 틈을 포착한 어퍼컷이 머리를 쳐올릴 기세로 강타하는 것을 보면 경이롭기도 하지만 두려움까지 같이 느끼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1bkMtrPZwY

 

제가 가장 좋아하는 복서이자 누구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타이슨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해봤습니다.

11월 28일, 또 다른 헤비급 전설 로이 존스 주니어와의 자선 경기가 있을 예정입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JgbdhY_akg

https://www.youtube.com/watch?v=dRlRO3D4k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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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1-17 20:50:08

 한번씩 티비에서 타이슨 하이라이트 경기들 방영해주던데 보고 있으면 시간 참 잘갑니다

 

진짜 재밌게 복싱했던 선수 같습니다.

WR
2020-11-18 00:45:08

저도 자주 하이라이트를 찾아 보곤 하는데 볼 때마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020-11-17 20:51:56

타이슨보다 위대한 복서들도 있지만...한 경기만 보라 하면 그의 전성기를 보고 싶네요

2020-11-17 20:54:04

복팬으로서 좋은 글 감사합니다!

타이슨은 정말 시대의 아이콘이었죠. 스포츠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커스 마토와 좀 더 오래 함께 했다면 역사를 썼을 거 같은 아쉬움도 있네요.

Updated at 2020-11-17 21:26:16

아마 이 선수가 현대 MMA를 뛰었다면 카윈 - 은가누의 뒤를 잇는 초살머신으로 이름을 날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플링 실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보는 맛은 죽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0-11-17 21:33:58

타이슨하면 어렴풋이 한방이 센 복서라고 생각하지만 한방한방보다 오히려 콤비네이션으로 연타 때려넣는 타입이라는걸 알게 됐죠

그런데도 여전히 핵주먹하면 타이슨부터 떠오르는걸보면 참 신기합니다

WR
2020-11-18 00:44:15

아마 연타의 한방한방이 타 선수의 한 방 보다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2020-11-17 23:13:56

타이슨 경기보면 매치선수들에 비해 체구는 작더라고요. 근데도 파워도 대단하고 승률이 높은 거 보면 대단한 거 같아요

WR
2020-11-18 00:42:23

그렇죠. 현 헤비급 챔피언~챔피언급인 앤서니 조슈아, 디온테 와일더, 타이슨 퓨리 등과 비교했을 때 15~20cm 가량 작습니다

2020-11-18 08:48:35

만약 그럼 현시대에 타이슨이 와일더 퓨리 죠슈아랑 붙는다면 힘들다 봐야 할까요?

WR
1
Updated at 2020-11-18 09:44:12

과거의 선수를 현 시대에 데려다 놓는 것은 어떤 스포츠든 명확한 답이 안 나오지만,

 

타이슨의 경우 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한 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합니다.

 

셋 다 리치가 적어도 30cm 차이 나긴 하지만, 자신보다 길고 큰 선수들과의 수많은 경기에서 이긴게 타이슨이라 쉽게 단정할 수가 없네요.

 

난이도는 퓨리 > 조슈아 > 와일더 순일 것 같습니다

1
2020-11-18 10:56:39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갠적으로 타이슨이라도 퓨리는 힘들 것 같기도 하네요. 퓨리는 딱봐도 피지컬이

2020-11-17 23:39:54

초딩때 그 유명한 홀리필드전을 라이브로 보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2020-11-18 01:45:03

너무도 완벽했지만
동시에 너무도 부족했던 멘탈...
너무 초월적이면서 동시에
너무 인간적인 선수였기에
너무도 애정하는 선수예요

2020-11-18 02:26:25

 군대에 있을 때, 헤비급 챔피언결정전 하면 꼭 나오길래 처음 봤었는데...

무슨 자동문 같았습니다..상대선수가요...

단단해보이는 가드가...훅이 박히는 순간 벌어지고 바로 어퍼컷이 들어가는...

그리고 한참 후에 타이슨 어록을 보곤...끄덕였죠...

다들 그럴 듯한 계획이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

2020-11-18 13:46:51

미트트레이닝 보면 오줌 지릴거 같더라구요

호랑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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