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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갑자기 생각나 전화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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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28 22:13:29

오늘 너무 거지같은 일들이 많아서 오랜만에 담배를 사봤는데요, 이왕 이렇게 된거 자판기커피까지 뽑아마셔서 완벽한 조합을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는 그렇게나 많던 자판기가 어찌나 찾기 힘들던지.

자판기를 힘들게 찾아서 커피를 뽑고 으슥한 곳으로 가서 말보로 골드에 불을 붙이니 신촌 형제갈비 뒷골목에서 담배 같이 엄천 피워댄... 내 친구 케이가 떠올랐어요.

연락한지도 오래됐고 얘한테 전화나 해야겠다싶어서 연락처를 누르니 전화를 받네요.



-무슨 일이야?

아무일 아니야.

-그래?



-야!

응?

-내가 뭐랄까... 아젠다 없는 전화를 받아본게 졸라 오랜만이다. 맨날 전화오는 x끼들은 나한테 목적이 있는데 너는 그런게 없으니 졸라 반갑네.

너도 나말고 딴애들이랑 연락도 하고 그래. 목적없이 대화할수 있어.

-근데 목적있는 x끼들도 많아. 그리고 전화해봤자 애키우는 얘기가 다라서 졸라 우울함.

하지마?

-응, 절대 하지마.

ㅋㅋㅋ

(중략)

-너 여친들 친구 가끔 보냐?

응. 가끔

-오빠도 좀 불러. 명함 새로 팔게.

ㅋㅋㅋ

이후로도 쓰잘데기 없는 얘기 하다가 친구 애가 울어서 끊었습니다.

간만에 담배 피니 별로네요. 커피까지 같이 마시니 오랜만에 아가리똥내 작렬이어서 급히 가그린 사서 헹궜습니다.

가그린 사서 입을 헹구며 신촌크레마를 검색해보니 폐업했네요. 슬픕니다. 발코니에 앉아서 커피 마시면 참 좋았었는데.

사람이 추억에 젖어살면 안되는데 가끔씩 물방울이 튈때가 있어요. 그게 오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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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0-28 22:06:03

신촌 크레마가 폐업했군요. 담배 안펴도 거기 발코니는 참 좋았는데..

2
2020-10-28 22:06:19

하지 않겠읍니다..

2020-10-28 23:21:10

아...센스...

2020-10-28 22:11:53

목적없이도 그냥 생각나서 전화하는 친구

2020-10-28 22:32:22

 하지마?

2020-10-28 22:33:38

10년 전에 형제갈비 뒷골목 고시텔 살았었는데 앞에서 담배 피우는 분이셨군요

2020-10-28 22:47:59

아는 여자 지인에게 목적 없이 전화하던 20대가 그립네요(원래 남자끼린 잘 안하잖아요)

잘 읽고 덕분에 저도 과거 회상 좀 해봤습니다.

2020-10-28 23:27:51

추억의ㅡ책장을 넘기면...

2020-10-29 11:58:02

미리 감사의ㅡ마음을 담아 다시이렇게ㅠ끄적끄적합니다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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