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을 앞두고 지금까지 겪은 연애에 대한 잡담 (장문주의)
10대 시절을 떠올려보면 이제 슬슬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당시 친했던 같은 반 친구들의 이름, 얼굴도 흐릿해졌고
만나던 여자친구들의 이름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래도 그 당시의 연애는 풋풋한 감정과 세상의 주인공이 나라는 착각 속에서
참 재미있게 했던 것 같습니다.
10대 초반엔 한 반에 한 명쯤 있는 뚱뚱한 아이라 괴롭힘도 참 많이 당했고
스스로 자신감도 없던 소심한 아이였지만
부모님께서 감사하게도 좋은 유전자를 잘 물려주셔서
살을 빼고 나니 잘생겼다는 얘기를 꽤 들을 정도의 얼굴이 되었고
살을 뺄 때쯤 키도 쑥 커 중딩 때부터 키가 180정도였습니다.
좋은 신체조건에 운동도 잘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기에
솔직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고백도 많이 받았고요.
하지만 당시엔 어렸을 때 제 외모를 보고 괴롭히던 애들이
이젠 제 외적인 것들을 보고 다가오는 것에 환멸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연애도 예쁘고 화사한 친구들 보단 수수하고 조용조용한 친구들을
제가 먼저 좋아했었고 사귀기도 했었죠.
나름 나는 외모가 아닌 내면을 보는 사람이다란 중2적인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금방 만나고 금방 헤어지고의 반복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10대 후반엔 2명을 만났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처음 만난 여자애는 친구를 통해 제 전화번호를 물어봤었고
저도 좋게 보고 있던 친구라 밤새 네이트온을 하며 금방 친해지고 사귀게 되었죠.
1년쯤 만나다 보니 이 친구에게 푹 빠져 있었습니다. 집착하기도 했었죠.
다만 끝은 정말 암울하게도 제 친구 한 명과 바람이나 헤어졌습니다.
그 충격으로 학교도 결석하고 공부에도 손을 놓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흑역사네요.
이 친구와 헤어진 후엔 바로 옆에 있던 여고에 다니던 한 살 어린 친구를 만났습니다.
참 이쁘고 밝았던 친구로 기억하는데 제가 고3이라 공부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면서 헤어졌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미안하네요..
20대가 되어선 4명을 만났습니다.
성인이 되어 나름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 놀기도 열심히 놀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과대가 되기도 하고 학과 차석을 하기도 했죠.
20살엔 같은 과 21살 누나를 짝사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짝사랑보단 동경하는 맘이 컸던 것 같은데
큰 키에 큰 눈이 매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당시엔 대학교 선배들은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였고
그러한 선배에게 이성적으로 다가간다는 것은 제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누난 결국 농활에서 복학생 선배와 연인이 되었고 전 친한 동생으로 남게 되었죠.
나중에 엠티에 가서 그 누나와 둘이 술을 사러 간 적이 있는데
당시에 왜 자기한테 고백을 안했냐? 하며 한 소리 듣기도 했었습니다
21살은 제 인생 리즈시절?이였는데
같은 과 후배들에게 참 인기가 많았습니다. 소개팅도 많이 들어오고요.
2명에게 고백을 받기도 했고 대쉬도 참 많아 받았지만
결국엔 신입생 OT때 버스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랑 사귀게 되었죠.
이 친구의 끼부림에 홀딱 넘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ㅋㅋ
외적으로도 참 이쁜 친구였고 자길 꾸미기도 좋아하던 친구였습니다.
음식이나 취미에서도 취향이 잘 맞았으나 사소한 가치관 차이로 그리 오래 만나진 못했습니다.
20대 첫 연애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당시 참 웃긴 일이 있었는데 위에 저 누나의 여동생도 같은 학교에 입학하였는데
자기 동생을 저한테 소개시켜주려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여자친구가 있는 줄 모르구요!
그 누나도 놀라고 저도 매우 놀랐던 날이었습니다.
그 누나의 동생도 저에게 호감이 있다하여 만들어진 자리였지만
저는 여자친구가 있었기에 사정을 알고 난 후 정중히 거절했고 그 후
그 누나의 여동생은 자신이 속한 학과에서 여신 소리를 듣더라구요.
그 후엔 제 인생에서 가장 예쁜 친구를 만나 예쁘게 잘 사귀었습니다.
정말 후회 없이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는 몇 번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뤄 스튜어디스가 되었고
당시 저 또한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헤어지게 됐습니다.
지금은 둘 다 꿈을 이뤄 잘 살고 있네요.
가장 많이 생각이 나는 친굽니다.
이 친구랑 헤어진 후엔 두 명을 더 만났으나
짧게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별 다른 얘깃거리도 없을 정도로요.
그 후 연애에 대한 환상도 기대도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제 몸 하나 제대로 챙기는 것도 버겁기도 하고요.
만남과 헤어짐에 많이 지쳐있기도 했습니다.
대쉬를 받기도 했지만 누굴 만나고 싶단 의욕 자체가 안들더군요.
그렇게 2년이 넘게 시간이 지났을 무렵
정말 멋진 친구가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예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심지어 취향도 취미도 가치관도 신기할 정도로 비슷합니다.
닉값하듯 운동과 만화를 좋아하는 제가 취미를 여자친구와 공유하는 건
힘든 일이었는데 이 친구는 중고등학생 때 농구부에 자긴 만화를 좋아한다고 먼저 말하더군요.
다만 새로운 연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전 쉽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의욕도 그리 크게 없엇고요.
하지만 먼저 만나자고 권해주고 항상 밝은 웃음을 보여주는 그 친구에게
결국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연인이 되어 잘 만나고 있죠.
훗날 알고보니 이 친군 저에게 이성적 호감이 아니라
너무 잘 맞는 사람이 있단게 신기해서 친구로서 같이 놀자고 권한거라 하더군요
나이 차이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 걱정되기도 했지만
서로 좋아서 만나는 건데 그런 걱정을 왜 하냐는 여자친구의 말을 듣곤
나이 생각은 안 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반말을 하고 호칭도 이름을 부르고요.
정말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이제는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지 않고 이 친구한테 잘 정착하고 싶습니다.
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쌀쌀한 가을날
매니아 여러분도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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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은 식장잡으시는 쪽으로 추진을...
현재 여친분과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