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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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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21 23:07:54


옛날 사진앨범을 보다가 20여년전 성인식때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는 성인식을 일본에서 하였습니다.
양복을 입고 남자동기, 여자동기들과 사진을 찍고 가족들도 함께 회식을 하였습니다.

그 때 고른 양복이 제가 직접 고른 저의 첫 양복이였는데 90년도 말미여서 인지 핏도 오버핏이고 색도 녹색계통인데 너무 촌스럽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촌스럽긴 마찬가지고요.

성인의 첫발인데 양복을 센스있게 골라주는 멋진 선배가 왜 없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멘토라는 단어도 떠오릅니다.
코치는 업무를 가르쳐주지만 멘토는 인생을 가르쳐주는거라고 놀랍게도 영화가 아닌 인사관리론 교과서에 나온게 기억이 납니다.
마치 유니콘이 동물백과사전에 실린듯한 느낌입니다. 찾으면 좋은거고, 못찾으면 말고...

양복도 골라주고, 바에서 술마시는 법, 이성한테 대쉬하는법을 가르쳐주고
드라마 보스턴리갈의 두사람처럼 하루의 일과의 끄트머리에 시가를 피우고 양주를 마시며
실망스런 어제와 잔혹할 수도 있는 내일을 잊고 오늘의 축배를 드는 20살 이상 차이나는 멘토가 지금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버핏 녹색...
멋대가리 없는 양복이지만 그래도 면접 때 취직하기 위해 실용적으로 고른 양복이 아니고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에 고른 양복이어서인지 조금 낭만적으로 보이고 남자로서 고양되어 있는것 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옆의 이쁘게 차려입은 여자동기들은 부끄러워서 쳐다보지도 못했지만요.

멘토만 있었어도 자신감있게 들이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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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Updated at 2020-10-21 22:21:44

여자동기들이 심플님 보기 부끄러워서 여자동기들이 눈을 마추지 못했다라는 말이신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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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31 10:38:10

어렸을 때에는 몰랐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느끼게 되는, 어른들의 숨겨진 대단함이 참 멋지더라고요 심플패스님의 글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매니아에서 좋은 멘토가 되어주시고 계심에 감사드립니다^^  

WR
Updated at 2020-10-31 11:19:36

고민만 쓸데없이 많고 멋없는 어른이 되어버렸는데 부끄러울 정도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평과 영화평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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