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Free-Talk
참치와 아내와 나 (1)
 
38
  3187
Updated at 2020-10-19 10:53:38


보통 병명이 ‘염’으로 끝나면 무섭다고 생각하지는 않게 됩니다.

위염, 구내염, 식도염, 장염, 방광염...

걸리면 당분간은 굉장히 고통스럽겠지만 뭐 죽을 병은 아니라고 알고 있으니까요.

저도 얼마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복막염이라는 병명을 들었을 때, 뭐야 그냥 염증 좀 올라오고 푹 쉬면 낫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보통의 ‘염’으로 끝나는 다른 질병과는 다르게도, 고양이에게 있어 복막염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질병이더군요.

저는 제가 언젠가는 고양이를 키우게 될 거라고 어렴풋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언젠가가 바로 올해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 아이가 설마하니 사형 선고에 가까운 질병을 앓게 될 거라고는 더더욱이나, 나름 뮤지션이었기 때문에 상상력이나 창의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꿈에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니, 사실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뮤지션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더니, 입버릇처럼 비혼주의를 입에 담다가 어느날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며 결혼을 했는데 그게 국제결혼이고.. 전세계적 전염병 때문에 혼인신고까지 해놓고 결혼식도 못 올린 채 어영부영 1년을 지내게 될 거라고..
제 눈 앞의 미래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데 고양이 눈 앞을 아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사랑하는 반려묘 참치는 6시간 전, 사형선고나 다름 없던 고양이 복막염에 대한 12주간의 신약 치료를 마치고 일상생활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참치와 아내와 저의 이야기를 천천히 써볼까 합니다.


13
Comments
1
2020-10-19 00:54:11

일상생활로 복귀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2
2020-10-19 01:22:54

국제 결혼에 제일 눈이 가네요!
후속글 기대합니당

1
2020-10-19 08:39:55

고양이 치료되 다행이네요 ㅜㅜ
후속글 궁금해요 빨리요

1
2020-10-19 08:51:31

고양이가 눈이 휘둥그레하니 귀엽네요

1
2020-10-19 09:18:11

 신약 치료 효과는 어떤가요? 무리없이 일상생활 복귀할 정도인가요? 

WR
2020-10-19 10:50:07

아직 재발여부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경과로만 보면 어마어마합니다.

2020-10-19 10:00:23

 뮤지선이라 하셔서 혹시 밴드 훌리건 멤버 이신가요?

WR
2020-10-19 10:50:43

아닙니다.
훌리건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 닉네임에 썼을 뿐입니다.

1
2020-10-19 10:21:04

아유 ~ 예뻐요. 

 

건강해라!

1
2020-10-19 10:21:14

무사히 치료를 마쳤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복막염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입니다. 염증이 복막까지 퍼졌을 정도로 이미 안의 장기는 더 난리났다는 징후거든요. 맹장염을 방치하면 복막염으로 번져서 중태에 빠질 수도 있고요. 보통 복막염이다 그러면 병원에서도 응급 상황으로 보고 웬만하면 바로 수술 들어갈 정도입니다.

 

고양이 복막염은 사람의 경우보다 또 더 치명적이라고 하는데, 회복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WR
Updated at 2020-10-19 10:54:34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그런 일이 없어야겠습니다만, 혹여 저나 아내가 복막염에 걸린다고 해도 절대 위염 장염처럼 가볍게 생각해선 안되겠군요..

허슬 플레이어 님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글 내용을 조금 수정하겠습니다!

2020-10-19 11:01:26

아 네, 이를테면 위염, 장염이 심해져서 구멍이 뻥 뚫리고, 그 안에 있는 게 장기 바깥으로 흘러나와 복막에 닿으면 복막염이 생기거든요.

 

평소 복막은 외상이 아닌 이상 염증이 생길 곳이 아닙니다. 복막 안에 있는 장기에 이상이 발생해 복막 안에 있지 말아야 할 것이 생기고 그러면 복막염으로 발전하는지라...

 

복막염은 거기까지 가기 전에 사전에 전조 증세가 있기 때문에 평소 건강 관리 잘 하고 병원 잘 다니시면 크게 염려하실 건 없을 겁니다. 

WR
2020-10-19 11:07:52

무시무시하네요..
그 정도면 가볍게 여기고 싶어도 이미 배 부여잡고 땅을 구르고 있겠군요...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