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부부싸움 그리고 고민

 
12
  3767
Updated at 2020-10-01 10:36:01

정말 오랜만에 매니아에 글을 쓰네요.

눈팅하다가 다른 분들의 조언을 듣고자 이렇게 글 올려봅니다.

 

저와 와이프는 지금 미국에 있습니다.

결혼 전부터 미국에서 공부를 더 할 것 같다고 이야기 했었고 와이프 역시 해외 나가 사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결혼 후에 한 1년 정도 준비 기간을 거쳐 작년에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그 와중에 저희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고, 올해 4월에 출산 후 지금까지 잘 크고 있습니다.

 

아직 초짜 부모인지라 아기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아기 양육하면서 갈수록 갈등이 심해져 다투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일과는 이렇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아내는 오후부터 아기를 보고, 저는 새벽에 일어나서 수업 시작하기 전인 11시에서 12시까지 아기를 봅니다. 그리고 저는 학비와 생활비 또한 조달해야 하기에 주중에 한두번 그리고 주말마다 알바를 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나머지 시간은 수업과 과제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일주일에 오전은 제가, 오후부터 저녁은 아내가 아기를 돌아가면서 보고, 저는 오후와 저녁 그리고 주말에 수업, 과제, 알바를 돌아가면서 하고 있는 것이죠. 사실 저나 아내나 쉴틈이 없긴 합니다. 제가 없는 동안 아내는 갓난 아기도 돌보아야 하고 가사도 해야 하니까요. 외국이고 코로나 때문에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어렵습니다. 충분히 짜증날만한 상황이란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올 때마다 항상 얼굴에 짜증이 가득한 채로 있는 아내를 보면서 저 또한 점점 더 지쳐 가는 걸 느낍니다. 저 또한 잔뜩 지친 상황이지만 아내의 기분 풀어주려고 집에 가면 분위기 전환도 시도해보고 남은 집안 일도 도맡아 합니다. 떄로는 과제해야 할 시간도 없이 아기를 보기도 하구요. 학업을 위해 왔건만 학업 성과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그걸 호소하면 또 자기 핑계댄다며 짜증냅니다. 지속되는 아내의 짜증에 점점 더 귀가하는 게 힘들고 지쳐가네요.

 

아내에게 잘 이야기 해보기도 했습니다. 서로 힘든 상황에 의지할 곳이라고는 서로 밖에 없는 우리가 서로에게 짜증내기 시작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아내도 동의하지만 사실 그 때 뿐입니다. 다시 수업 끝나고 알바 끝나고 저녁에 귀가하면 잔뜩 짜증에 가득 찬 아내를 발견합니다.

 

사실 푸념에 더 가깝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짜증이 쌓여가고 그걸 상대에게 풀게 되는 이 악순환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인생 선배 분들의 조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14
Comments
9
2020-10-01 10:36:48

 미국에 있다는 특수성에 공감이 갑니다. 도와줄 가족도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Endless Rain님 편을 들 수 밖에 없네요. 솔직히 말해서 아내분이 왜 불만인지 모르겠어요. 지금 남편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말이죠... 힘내세요.

2
2020-10-01 11:16:38

아내와 가장 많이 싸웠던게 아이가 150일 정도 될때까지 였던거 같아요.. 그냥 둘다 엄마 아빠가 된게 처음이라 모든게 낯설고 불안했죠. 그나마 저는 회사에라도 가니 동기들이나 친구들과 이야기 할 시간도 있고, 간간히 머리도 식힐 수 있었지만..하루종일 집에서 말도 안통하는 아기와 여러가지 걱정과 불안으로 지내는 아내는 정말 힘들었을꺼란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그래서 주말엔 일부로 아내 보고 밖에 나갔다 오라고도 하고, 혼자서 새벽부터 애도 혼자 보고 했는데도.. 참 많이 싸웠었네요..^^;; 많이 힘드시겠지만 아이가 커감에 나아지는 일이니 저금 더 아내분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합니다. 집에 들어 가시기 전에 마음 단단히 먹고 웃으며 집에 들어가세요-!! 힘내세요-!!!!

2020-10-01 11:21:11

공감합니다..글쓴님께서 원만히 해결을 원하시면 오히려 좀더 힘내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을듯합니다. 위 예시처럼 주말엔 힘들지만 혼자 아기를 봐준다든가요^^ 고생하시겠지만 힘을 내보셔야할때 같습니다ㅠ

2020-10-01 11:28:24

지금 처가쪽 부모님은 못오시나요??
아기 어릴때 장모님이 계시면 아내분이 훨씬 편할텐데요

5
2020-10-01 11:31:48

미국에 있어서 가족도 친구도 없는 상황에 지금같이 코로나가 겹쳤으면 산후우울증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아이 보면서 힘내세요. 저도 지금도 힘들긴 하지만 아이가 유치원 다니는 나이가 되니 좀 살만하고 아내도 괜찮아졌습니다. 코로나 때문에도 아이가 아직은 매우 어리기 때문에도 나가기 힘들겠지만 주말에는 안전한 데로 같이 다니시면서 아내가 몸과 마음의 여유가 갖도록 해주세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2020-10-01 11:36:46

 미혼인지라 육아의 스트레스는 잘 알지 못합니다만...미국 생활 할때 주변의 부부들 보면 고립감이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모양이더군요. 특히 남편 따라온 아내들의 고립감이 더 심한듯 합니다.

아내분이 미국에 지인 이라도 있으면 좀 나을 텐데 글 내용으로 봤을땐 의지할 사람이 미국엔 없는 상황인것 같아요.

레인 님이 밖에 나가 있을 시간에는 그 고립감이 고조 될 겁니다. 세상에 나 혼자 있는데 이젠 아이까지 돌봐야 하는 느낌...갑갑함,고독감,외로움 등등을 하루종일 견디고 계실겁니다. 육아만으로도 지칠텐데 말이죠.

그나마 코로나 라도 없다면 한국인 커뮤니티 라도 가서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공원에서 이웃들과 어울릴텐데 지금은 그마저도 힘들겠죠.

 

지금은 레인님이 모두 받아주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내분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건 아닌것 같아요.

잘 보듬어 주세요.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집안일을 도맡아 한다는 생각은 좋을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일은 우리의 일이지만,상대방의 일이고 또한 내 일이기도 하죠. 

아내분이 없었다면 오롯이 혼자 해야하는 일을 둘이서 같이 하는 거 아닐까요.

 

힘겨운 시기에 아이라는 희망이 있으니 현명하게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6
Updated at 2020-10-01 11:39:06

제 친구가 남편 공부한다고 미국 따라가서 애 낳았다가 우울증 왔었습니다. 글쓴분은 학교라도 가지만 아무 커뮤니티가 없는 외지에 혼자 집에서 애만 볼 와이프는 누구랑 만나서 대화 하고 와부 생활 하나요. 거기다 코로나까지 있는데.... 글쓴분도 엄청 힘드실꺼고 글로도 그 마음 전달 됩니다만, 아내분은 산후 우울증이 의심 되는 데 좀만 더 이해하고 감싸실 수 없을까요. 힘내십시오

3
2020-10-01 12:19:08

저와 글쓴분의 상황은 틀리지만, 저도 미국에서 아기랑 같이 사는 입장으로서 감히 조언드리자면,

힘드시더라도 웃으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너 힘든거 이해하는데 나도 이만큼 했고, 나도 힘들다' 라고 접근해 버리시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힘드시더라도 와이프는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이쁜 아기 보면서 같이 버팀목이 되어주세요.

저는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 보면서 왜 이렇게 빨리 크는지 아쉽기만 합니다.

 

글쓴분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매우 잘 하고 계십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도 힘내십시오. 

2020-10-01 13:01:53

오랜만에 보는 닉네임의 글인데... 내용은 너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제가 뭐라고 조언을 해드리긴 어렵겠지만 부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사모님과 아기도요

2020-10-01 13:29:04

외국에서 연고없이 산다는게
생각보다 고달플거에요.
향수병이라는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죠
결혼전에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실제 결혼 생활에는 차이가 있으니깐요.
그리고 작성자분은 일단 학업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그나마 외국에서의 삶에 대한
동기가 있지만 아내분은 그런게 아니니
더 감정 기복이 있지 않나 싶기도해요.

글쓴분의 잘못이라는게 아니라,
그저 어쩔수없는 상황속에서 아내분이
힘들어하는건 어떻게보면 자연스러운거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이 시간이 지나고나면
자연스럽게 괜찮아질거에요.

그리고 조언 하나 하자면,
서로 대화를 할때 표면적인 불만에 대해서
말 하는게 아니라
속 이야기를 조금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분명 아내분이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을거거든요. 생각보다 외롭다던지, 생각했던것보다 힘들다던지 그런거요. 그걸 털어놔야 마음 속 응어리가 풀리면서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2020-10-01 15:46:34

위에 다른 분들도 언급을 하셨지만, 여성의 경우 출산 후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겪게 되고 그것이 산후우울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시기에 주변에서 적절하게 케어를 해 주지 않는다면 다른 (혹은 더 심각한) 우울증으로도 발전할 수도 있다는데, 분명히 글쓴이님도 굉장히 힘든 상황에 있으신 것에 틀림없어 보이지만, '여성의 출산 후'라는 특수성을 이해하고 한 발 더 노력하면서 아내분을 많이 아껴주세요 

2020-10-01 15:47:46

힘드시겠지만 조금 더 웃으시고 와이프에게 긍적적인 에너지 많이 전파해주세요. 답은 정해져있네요.. 힘들다 힘들다 싶으시겠지만.. 행복해서 웃는게 아닌 웃으면 행복해집니다를 실천해보세요...

제가 너무 가볍게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네요. 당사자가 아닌데 그 무게를 어찌 알겠습니까..

2020-10-01 16:14:27

그냥 지나가려다가 댓글 달아 봅니다. 글쓴님께서도 슈퍼맨 처럼 다 잡으려고 너무 노력하고 있으신데, 아내분도 산후우울증(확실합니다)이 세게 오셨나 봐요. 슬프지만, 하나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집중해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거기서 가족을 어느 정도 포기할수도, 아니면 학업을 포기할 수도 있겠죠.. 남자의 삶은 도피처가 없나봐요. 충분히 힘들고 열심히 살고 있으십니다. 아내분이 지금은 몰라주더라도 언젠간 알아줄 것이고, 당장은 한국에서 한 남자가 위로를 보내봅니다. 힘내십시오

2020-10-01 16:59:25

저도 올해 아기 낳아서 육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됩니다.
다른 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주셨으니 전 다른 측면에서 한 말씀 드릴게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애기라 하더라도 분위기가 어떤지 다 알더라는 점이 신기하더라고요!
엄마가 짜증내는 것도, 아빠엄마가 싸우는 것도 다 알고 보더라고요.
두분 다 힘드시겠지만 이제는 부모로서 그 영향력이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크다는 사실을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부모가 짜증내고 싸운다는 걸 많이 감지하는 애기는 불안증세를 많이 느낀다고 하고 심하면 장기적으로도 자아형성에 있어서 안좋은 영향을 줍니다.
모쪼록 현명하게 잘 풀어가시길 바랍니다.

저도 와이프와 말싸움을 하다가 그걸 바라보는 애기 눈빛을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적이 있어요.
부모는 그냥 낳는다고 다가 아니라 정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입니다.(경제적,양육 측면 등)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