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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밝습니다.

 
36
  1762
2020-09-30 01:35:21

달이 밝습니다.

어려서 달에는 정말 무언가가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세월이 가니 레밍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것도,

꿀벌이 목숨을 다해 싸우는 것도,

무엇도 신비한 것들은 없었습니다.

 

술은 익으면서 거친 맛을 없애서 깊은 풍미가 난다지만

풍파에 깎인 삶에는 무슨 맛이 날까요.

가을 바람이 빈 방에 고요하게 불어옵니다.

 

집을 열면 반기는 낡은 신발들.

집을 떠나면 나를 반기는 누군가가 버린 담배꽁초들.

낡은 수도꼭지에서 새는 물도,

담벼락에 낀 이끼조차도 사랑하길 원했습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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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9-30 01:40:09

삶에서 무슨 맛이 나겠습니까.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WR
4
2020-09-30 01:41:34

아무런 맛이 없는 우뭇가사리나 곤약을 먹을 때면 늘 생각합니다.

이것은 역하다.라고.

 

손큰분님의 삶은 역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

1
2020-09-30 01:49:00

다행히 역하진 않은 삶을 살고 있네요. 감사합니다ㅎㅎ

1
2020-09-30 01:51:47

사람마다 다르더군요

풍파에 그냥 무너져버리는 사람도 있고

이겨내는 사람도 있고..

이겨낸 척 사는 사람도 있고..

 

즐거운 추석 되시길 바랍니다.

 

WR
2020-10-01 12:50:00

즐거운 한가위 보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7
Updated at 2020-09-30 09:33:49

풍파에 꺽여 허무와 냉소로 가득찬 삶에서는 역한 냄새가 나지만, 풍파를 이기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삶이 너무 고귀하고 소중해서 어떻게든 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는 삶에서는 꽃 향기가 나더랍니다
북두신돈님의 삶에서도 언젠가 꽃향기가 나기를 기대합니다

WR
1
2020-10-01 12:50:34

좋은 글입니다. 꽃향기가 가득한 순간들을 보내시길 빕니다.^^

5
2020-09-30 08:55:07

똥냄새 나는 하찮은 제 삶에도 파리가 찾아오듯 다른 이들과 함께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향기롭다 생각합네다.
어젯밤 왜 술이 더 땡기나 했더니 멀리 옛친구가 그리웠던 게로군요!

WR
2020-10-01 12:51:19

무분별의 대자유에 들어선 기백이 호탕합네다!
늘 그리운 친구의 글에 오늘도 한 잔 기울입니다!

1
2020-09-30 09:18:57

즐거운 한가위되세요.

WR
2020-10-01 12:51:34

주니어님도 즐거우시길!

1
2020-09-30 10:13:08

신돈님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WR
1
2020-10-01 12:51:45

언제 한 번 뵈어야 할텐데요!

1
2020-09-30 10:49:40

북두신돈님도 즐.추 보내시길 바랍니다

WR
1
2020-10-01 12:52:01

유애나 가입할까봐요...

2020-10-01 13:05:50

그건 아주 좋은생각이십니다

1
2020-09-30 13:40:15

위로가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WR
2020-10-01 12:52:21

제게 과분한 칭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1
2020-09-30 20:50:44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 북두신돈님의 앞길에 가득 펼쳐지길 응원하겠습니다.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WR
1
2020-10-01 12:52:47

언젠가 닭발에 소주 마시며 이 파이널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빕니다..ㅜ.ㅜ

본 코멘트는 운영원칙 위반으로 삭제되었습니다.
2021-06-22 14:04:43

요즘 왜 매니아 안오시나요?? 잘 지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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