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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에서 볼 수 있는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조교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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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3 00:03:51

 

저희집은 얼마전에 인터넷을 바꿨습니다. 바꾸기전에 어떤것으로 바꿀지 이것저것 알아봤었는데, 저는 가능하면 공식 업체에서 해주는 서비스 중에서 싸고 좋은것을 찾고자 했고, 아버지는 무조건 현금을 얼마나 돌려주느냐에 따라 결정하고자 하셨었습니다. 인터넷을 오랜만에 바꿔서 잘 몰랐었는데...마치 옛날 핸드폰시장같더군요.(지금도 그럴까요..? 저는 이런게 너무 어려워서 언제부턴가 포기했었어서 잘 모릅니다. )

 

그런데 저는 그게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그렇게 현금을 돌려주는건 엄밀히 말해 불법인거고..불법으로 서비스하는 업체와 굳이 거래를 하고싶지 않았었습니다. 실제로 조금 비싸게 주더라도 오래쓸건데 좋은 퀄리티로 쓰고싶었거든요. 물론 이 논리로 아버지를 설득할수는 없었죠. 돈만 계산해보면 어떻게 계산해도 돈을 돌려주는 쪽이 더 싸더라구요. 

 

 

사회의 불평등을 이야기할 때, 큰 두 가지의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실제 그 사회가 얼마나 불평등한지(여기서 불평등한 정도를 판가름하는 subject는 물질적 분배가 됩니다. 물론 요즘은, 호네트(인정투쟁 저자)같은 분들이 대표적으로,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인정, 공정한 참여 등 또한 사회의 불평등을 평가하는 영역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저도 무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관심있는 분야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에 관한 것 입니다. 피케티 같은 분이 이러한 분야에 가장 유명한 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그 불평등을 그 사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관한 것 입니다. 피케티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었죠.

 

물질적인 분배로 보았을때 한국은 꽤나 불평등이 심각한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 불평등을 한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사실 뭐라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론적인 논의를 할수도 있고 질적인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할수도 있고 서베이를 할수도 있고 하지만 숫자로 떨어지는 물질적인 분배(사실 이것도 절대적으로 맞다고 말하기 어렵죠. 모든 국민들의 money flow를 확실하게 알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에 비하면 모호합니다.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의 감정과 의견이 정치에 반영되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국민들이 불평등한 상태에 관대한 나라일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심할 수 있을거라는 것 입니다.(피케티는 이것을 그의 저서에서 사회윤리라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 불평등에 관한 인식에 관대한 나라라고 가정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던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에 따라서 불평등에 반응할 여러 사회집단(연령, 성별 등등등)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인터넷 바꾸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사소한 불법, 남들이 다 하는 불법은 당연히 해야한다는 인식이 여기에 영향을 끼쳤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것이 내가 남들보다 앞서기 위한 경쟁적인 마인드에 기반한 것은 아닐테지만, 나 또한 이런저런 사소한 불법을 저지르며 살아왔는데, 공정한 분배를 말하기는 어려울테니까요.(비단 핸드폰이나 인터넷 뿐만이 아니라 부동산 계약할때도 다운 계약서 작성같은 일 또한 빈번하다고 하더군요.)

 

네 맞습니다. 글을 쓴 이유는 매니아 여러분들에게 잘 정리된 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지금 막 드는 생각을 정리하게 위한 것이었습니다.  급한일 끝나면 나중에 차근히 다시 생각해볼려구요.

 

 

그리고 지난번 글썼던 조교선생님 글에 댓글이 엄청 달려서...피드백을 안하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간단하게 피드백을 드리자면..일단 남자분 아니구요. 나이대는 저보다 누나시고..

 

실제로 그때 이후 한번 더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노래방 언제갈꺼냐고 하시더군요. 물론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갔고...그러자 그분이 그러면 아쉬우니까 자기가 새로생긴 맥주집 하나 봐뒀는데 거기서 언제 맥주나 가볍게 한잔 하자고 하셨는데 제가 술을 못먹어서(못먹는건 아닌데 너무 약해서)...어쩔 수 없이 거절하고 다음에 밥이나 한끼 하자고 한 그런 상태입니다.  매니아 분들이 기대하셨던 2세 엔딩이나 이런것은 없을 것 같아요. 죽창을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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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9-23 00:15:06

잘 읽었습니다.그래서 핵심은 다음에 밥이나 한 끼 하자는 여지를 남겼다는거죠?

2020-09-23 00:30:43

친절하게 지난 댓글들 피드백도 해주시고 

본문에 좀 공감가는 내용이 있는게 경제적 이득을 위해 사소한 불법도 별로 신경 안쓰는 것도 그렇고 남들도 다 한다는 의식을 갖는게 저도 좀 아쉽습니다. 사소한게 위로 갈수록 점점 커지는거겠죠. 국민들도 자기가 사소한걸 그렇게 하니까 다른 사람들을 신뢰를 덜 하게 되는거구요... 뭐 생각해보니 씁쓸하네요. 당연히 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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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3 08:31:08

제가 알기로는 인터넷 가입시 현금 사은품은 불법이 아닌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 품질이 사용에 큰 불편이 없다고 하면 아버님이 현명하신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2020-09-23 09:01:35

그래서 밥을 같이 드시기로 하셨다~~?

2020-09-23 09:20:26

조교분이 강력하게 푸쉬하시네요.

노래방 ==> 맥주 ==> 식사...

 


2020-09-23 09:26:26

혹시 물질적인 분배에 있어서, 한국이 그 정도가 심하다는 근거는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부의 양극화를 생각해 보면, 기타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특별히 심한것 같지는 않아서 그렇습니다.

부의 양극화를 나타내는 지표 중 대표적인 지니계수 및 가처분소득 격차에 대해 OECD자료를 확인 해 보면, 모두 특별히 높은편도 아니고, 점차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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