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숲 2 는 좀 실망스럽네요...
저는 비밀의숲 시즌1 를 방영당시에 본건 아니고 시즌2가 시작한다길래 호기심에 넷플릭스에서 정주행 했습니다. 한 일주일만에 다 본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지금 시즌2를 보면서 시즌1을 두번 더 정주행 했는데, 이게 시즌1이랑 직접 비교가 되다 보니까 참 아쉬운게 많은것 같네요.
물론 저는 아직도 본방시간 사수하려고 알람 맞춰놓고 살긴 합니다...
1) 캐릭터들의 성향이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 이유도 없이 말이죠.
황시목은 말 그대로 '감정'이 없고 그래서 거침도 없었습니다. 피해자 노모를 취조하는것에도, 본인때문에 누명을 쓰고 복역하게된게 억울해서 자살한 용의자의 부인한테도 냉정하고 거침없이 펙트를 날렸고 그게 바로 황시목의 Identity 였습니다. 치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차장검사던, 한조사장이던, 용산서장이던 황시목에게는 그저 '용의자' 혹은 '의심자' 로 분류될 뿐이였죠. 저는 시즌1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부분이 이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강강약도 아니고 강강강강의 사이다였던 황검사의 모습.. 근데 이번시즌에서는 너무 어버버 하는 모습이 많이 나와요. 차라리 결단을 하고 실수를 인정하는게 황시목 스럽지, 결단도 못하고 의심만 가지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건 그다워 보이지 않네요... 그게 작가가 의도했던 황검사가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 의 일부라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지금의 황시목은 좀 덜 매력적인것 같아요.
이부부은 한조 회장 (현모양처 -> 야망가 사업가), 용산서 팀장 (본인 앞가림하기 바쁜 경찰 -> 정의로운 형사) 등등에서도 나타나는것 같아요. 시즌1에서의 사건을 계기로 성격들이 변한거겠지만, 시즌1과 2를 동시에 보면 괴리감이 느껴지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2) 거대한 '악역' 이 없습니다.
창크나이트는 마지막화 이전까지만 해도 '절대악' 의 이미지가 강했었습니다. 물론 다시 돌려보면 중간중간 황시목을 위해서 서포트하고 그의 발언에서도 ('나는 이곳(검찰청)에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신념이 있다' 등) 그의 캐릭터를 느낄수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이창준은 '절대악역', 이경영은 '악역 끝판왕' 같은 이미지였죠.
이번 시즌에는 글쎄요.. 우검사나 최부장이나 한조쪽이나, 그냥 다 자기 살길 찾기에 바쁜것 같지 뭔가 '나쁜사람' 이라는 이미지는 계속 희석시키려고 하는것 같아요. 우태하는 최빛한테 '내 죄책감을 맡아줘서 고맙다' 는 식의 얘기를 하고 최빛은 집에서 살림하고 아둥바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조쪽도 '경영권싸움' 을 가족간의 눈물겨운 싸움 (눈물겹진 않지만요;;) 로 표현하는것 같아서 아쉬워요. 그냥 차라리 엄청 냉철한 경찰이나 검찰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요..
3) 사건이 너무 중구난방입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 사건들이 임팩트가 없어요. 박광수 사고사나 세곡지구 사건이나, 통영사건 모두 연결고리가 '서동재' 로 모아지는게 참 별로였습니다. 시즌1에서는 배후에 있는 사람들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있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났는데 통영사건 - 세곡지구 - 남양주 모두 등장인물들이 가담되어있거나 방조한 사건들이긴 하지만, 그 사건들 사이에 연관성은 서동재가 다시 파내기 시작했다. 정도인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4) 앞으로 남은 4화가 중요하긴 한것 같습니다.
과연 지금까지의 사건들을 어떤식으로 종합해서 마무리할지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동재 납치범은 적어도 서동재가 살아있길 바라는 사람이고 (한조가 한짓이라면 이미 죽였겠죠), 다시한번 '경찰쪽' 이라는 스토리로 끌고가는건 오버인것 같고 (이미 세곡지구를 쥐잡듯 잡아서..), 검찰의 자작극이라기엔 너무 막장이죠.. 결국 남은건 서동재가 담당했던 학폭피해자거나 아니면 통영사건 생존자 정도 인데, 좀 뜬금없는 부분이 있는것 같아요. 과연 작가는 지금부터 남은 2주동안 이 안개가 자욱한 비밀의숲을 마무리할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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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최고수준으로 올린 기어를
다시 저단으로 풀어버린 느낌이라,
김새는 기분이 확 듭니다.
남은 4회에서
이걸 어떻게 마무리지을런지..
기대보단 걱정도 좀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