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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있나 불안한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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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0:56:19


박사과정을 가기로 하면서 자연스레 결혼과 출산은 반쯤 포기했습니다. 장학금을 받으며 다니게될 입장이라.. 물론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고 서로 노력해서 공부와 결혼생활 같이 소화한 분들 이야기도 종종 들었지만...현실적으로 너무 힘든일이고 미래 와이프에게 정말 못할짓 하는걸테니까요

사실상 결혼을 이야기하던 여자친구와도 제 그 선택 때문에 헤어지게 되었죠..여자친구는 적정나이때 결혼하고싶고 애도 가지고 싶은데 저와는 불가능하니까요.

이제 결혼은 선택이고, 출산은 안하는 경우가 더 많다지만 갑작스럽게 불안해지네요. 내가 정말 잘 살고있는게 맞는걸까..이제는 저도 나이가 어리지 않아서 지금 하는 선택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가져오게될텐데 지금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 하고있는건 아닐까...

정말 아무 생각없이 살았던 중학교때 이후로는 삶이 행복한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뻣던 순간들은 있었지만요. 그래도 언젠가는 나도 행복해질거라 믿고 열심히 존버했는데, 어째 계속 멀어져가는거 같아서 두렵고 그런 밤이네요.

열심히는 하고있어서 어디로 막 가긴 가는거같은데, 산으로 가는거같아서 참


오늘은 늘 드리던 모두들 행복하시라는 인사말에 저도 포함시키고 싶네요.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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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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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0-24 13:13:23

지금 가지고 계신 불안함이, 곧 확신이 되어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행복하시길 바라며, 특히 오늘 밤은 더 편안하고 행복한 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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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1:10:36

정말 좋은 말이네요. 지나가던 제가 위안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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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6-16 20: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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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1:24:59

척척박사(진)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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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0 01:39:58

아무리 옳은 길이라도 그길을 가다보면
누구나 허전함, 허무함을 느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요즘 일주일이 멀다하고 그런 감정을 느끼네요.

그래도 내가 선택한 그 길은 결국 옳을꺼라 믿어요.
어떤 결말이 날 지 모르지만,
내가 세상을 잘못 살고 있지 않으니,
적어도 틀린 길은 아닐 꺼라 생각해요.

힘내시고, 선택하신 그 길을 응원합니다.
더불어 저도 힘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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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0 06:50:59

5년 차 박사과정 대학원생입니다...

33세, 6년? 7년째 솔로입니다... 

(기억도 가물하네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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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4:09:45

저는 대학교 중퇴 학력인데 결혼해서 애도 둘있는데, 늘 그때 학위를 땄으면 하고, 후회에 젖어 살고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사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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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6:26:41

현재 해외에서 박사과정 4년차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대학원생 입니다. 

 

저도 Aster 님과 같은 고민을 예전에 많이 했었는데, 어느 덧 결혼 1주년이 한 달 남짓 남았네요. 

 

박사과정이라는 길이 정말 험난하고 가슴이 턱 막힐정도로 막막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생각보다 꽤 할만하다(?)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치 마라톤과도 같아서 매 순간 전력질주를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처음에는 매우 부푼 꿈을 안고 호기롭게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좋은 결과들도 논문으로 내고, 지도교수한테도 인정받아서 나중에 어디든 골라서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가득했구요.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나면서 돌아보니, 제 뜻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이제는 그냥 그 동안 내가 해놓은 것들을 잘 정리해서 졸업을 무사히 빠른 시일내에 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낙심할 일은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까짓 꺼 인생 크게 잘못되겠나' 라는 배짱도 배우게 되었으니까요. 

 

게다가 평생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고 인생의 대업으로 삼던 결혼도 어쩌다보니 박사과정 중에 하게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의 와이프에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가진 것도 없고, 잘난 것 없는 저를 만나서 평생을 함께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는 요즘도 종종 궁금해서 물어보곤 합니다. 

 

이래저래 주저리가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정말 잘 나아가고 계시다는 것! 그리고 그 믿음을 꿋꿋하게 밀고 나가시라는 것! 입니다. 사람일은 정말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지금 결정하신 박사과정 진학으로 인해서 아쉽게도 여자친구분과 이별을 맞이하기도 하셨지만 앞으로 또 언젠가 다가올 Aster 님과 함께할 인연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사과정 하시면서 묵묵히 그 때를 맞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더군요.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과정에서 값진 행복을 찾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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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13:13:09

아이고 자고 일어났더니 이렇게 많은 추천을.. 다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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