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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훗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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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22:50:11

영국의 리처드와 존 왕 시절의 의적 로빈 훗이 아닌, 미국 주식 트레이딩 플랫폼을 제공하는, 2020년에 스타가 된 회사 중의 하나인 로빈 훗을 아십니까.

거래 수수료 완전 무료를 내세우며, 어마어마한 거래량과 고객 수를 단기간에 확보한 플랫폼 서비스 제공자 / 주식 브로커지요.

거래 수수료를 0원으로 설정하고, 주식 트레이딩을 마치 휴대폰 게임과 같은 플랫폼으로 만들어서 신규 투자자들 (예전에 한 번도 주식을 사고 팔지 않아 봤던 사람들) 유치율을 엄청 높인 회사입니다.

첫 거래를 하면 축하 메세지와 함께 폭죽이 터지고, 푸쉬 알람으로 ‘우리는 이런 가격 변동을 목격하였습니다’ 라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들의 ‘거래를 하고 싶은’ 심리를 계속 자극하는 비지니스 모델입니다.

주식을 사고 파는 것도 ‘현실감 없게’ 만드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실제로 즐거운 게임이나 가상 화폐를 이용한 온라인 포커를 치는 것 처럼 말이죠.

표면적으로는 ‘모두가 투자하게 하고 싶다’ 라는 게 모토라서, 플랫폼 / 회사 이름도 의적인 로빈 훗이지만, 사실 이 회사의 비지니스 모델은 아주 정교하게 ‘초심자의 돈을 빼앗아 월가의 날고 기는 트레이더를 먹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기사는 Forbes 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주식 거래 수수료는 미끼 상품입니다.

실제의 이익은 옵션 거래 수수료에서 창출되죠.

이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트레이딩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옵션을 사고 팔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힙니다. 푸쉬 알람이 계속 오고, 옵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려 주고, 낮은 비용으로 큰 레버리지를 걸어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로빈 훗 플랫폼은 이런 주문을 받아서 월가의 마켓 메이커나 헷지펀드에게 대량으로 넘깁니다.

실제 밸류에이션이 $1/share 인 옵션을, 로빈 후드에서는 $1.2/share 에 사게 하고, 그 마진 $0.2/share 를 마켓 메이커와 로빈 훗이 나눠 먹는 사업 구조입니다.

기존에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여러 주식 거래 플랫폼 업체 / 브로커들은 당연히 로빈 훗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얘기합니다. 대표적인 비판점으로는 :

1) 잦은 거래를 부추기게 한다
2) 주식 거래를 현실감 없는 게임처럼 만든다
3) 무지한 고객들을 선물이나 옵션으로 유도한다

등입니다. 다만 로빈 훗의 회사 모토나, 그 주 사용자 / 팬층은 이와 같이 반박합니다.

1) 주식 거래는 부자나 고학력자의 전유물이 아님을 우리는 이 플랫폼을 통해서 깨달았다
2) 모바일 게임 플랫폼같아서 접근성이 높아서 좋다
3) 푸쉬 알람은 정보 제공의 문제일 뿐, 투자 행위는 개인의 선택 아닌가? 오히려 로빈 훗은 그간 부자의 private / privilege banking 을 대중화시킨 의적 아니냐?

라고 하죠.

실제로 미국 개인이 직접 주식 투자를 하는 비율이 로빈훗 플랫폼의 본격적인 성장 이후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시장이 Dow Jones 18,000 에서 29,000 까지 달리는 동안, 자기 친구들이 50만불 벌었다더라, 100만불 벌었다더라, 땅 짚고 헤엄치기더라 라는 얘기를 듣고 몰린 사람들도 엄청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로빈 훗은 어떤 주식에 대해서 푸쉬 알람을 보낼지에 대해서도, 해당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fee 를 청구하면서 보낸다는 음모론이 있을 정도로, 어찌 보면 창업 이념과 실제 행위가 많이 차이 나는 회사죠.

자세한 내용은 찾아 보시면 많이 나올 겁니다.

정답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캔디 크러쉬 사가나 클래쉬 로얄처럼 주식을 사고 팔게 해주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꼰대 마인드일 수도 있으니까요.

재밌는 주제입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드시면 다음에는 스노우플레이크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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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9-17 23:15:44

미국의 부양책이랑 밀레니얼들의 러쉬에 따라 로빈훗이 엄청 사용자들이 늘어났죠.. 캐쉬앱도 그렇구요.  솔직히 개인 선택이기 때문에 로빈훗에 가는 비판은 잘 모르겠습니다.

Updated at 2020-09-18 00:30:18

제 인생 최초의 주식 거래를 한 로빈후드군요.

수수료 무료, referral program (추천인 제도)를 통한 무료 주식, 초심자에게 알맞는 주식거래 앱이라는 평을 듣고 시작했습니다.

언급하신 옵션 거래는 안하고 있어서 로빈후드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고객인지는 모르겠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개인들도 쉽고 간편하게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 좋은 앱/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에 찾아가서 계좌를 만들고, 컴퓨터 앞에서 거래해야 하던 불편함을 줄여줬고,

'거래수수료 무료'라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정말 매력적인 장점을 들고 나와서 다른 증권사들도 대부분 거래수수료 무료로 바꾸게 했죠.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저같은 주식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던 사람들을 '위험한' 주식 시장으로 끌여들였다는건데... 이런 '주식 교육'에 관한 문제는 유튜브가 어느 정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저 스스로도 유튜브에서 주식 관련 이런저런 지식들을 습득하고 있고, 오픈된 공간이다 보니 다양한 의견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뜬 소문 듣고 특정 종목에 소위 몰빵했다가 망하는 위험성은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돈으로 주식하면서,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자료들로 주식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다? 그런 분들은 뭘 해도 돈 벌기 힘들지 않을까요?

2020-09-18 05:32:59

로빈훗에게 감사한 일은...

제가 원래는 Ameritrade를 사용하는데 거긴 수수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로빈훗의 출현이후 초반엔 움직임이 없더니 어느 순간 고객들이 그쪽으로 많이 넘어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갑자기 이쪽도 수수료가 사라지더군요. 

저야 생각지도 않았던 개이득(?)에 완전 땡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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