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서 일본이 한국과 다른 소소한 것들
안녕하세요.
일전에 매니아에서 프랑스였던가 다른 나라의 일상 생활이 한국과 다른 점을 조목조목 나열해 주시던 글을 읽어보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서 저도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일본에 산지 벌써 10년이 넘어갑니다. 사실 한국과 완전 극과 극으로 다른 나라는 아닌지라 어느 정도 생활은 비슷합니다만, 소소한 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건 살아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부분이라서, 제가 경험해 본 부분을 랜덤하게 조금씩 정리해볼까 합니다.
1. 요플레(요거트) 뚜껑
의외로 제가 충격 받았던 겁니다. 한국은 요플레 뚜껑에 요플레가 묻어서 그거 안 햝아먹고 버리면 부르주아죠. 그런데 왠걸, 일본의 요플레는 뚜껑에 코팅 처리가 되어 있어서 요플레가 안 묻습니다. 혹시나 해서 거꾸로 들고 흔들고 개봉해 봤는데 그래도 안 묻어 있더라구요. 요플레 뚜껑 햝아 먹는 재미는 없지만 의외로 충격이었습니다.
2. 관공서의 아날로그 일 처리
납세증명서. 한국에서는 온라인으로도 발급 가능하고, 어느 동사무서 가더라도 처리 가능하죠. 여기는요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온라인 불가, 오프라인만 가능하고, 납세증명서 발급하고 싶은 년도의 1월1일에 거주하던 지역의 시청이나 구청에 무조건 직접 가야 됩니다. 아니면 우편으로 신청하던가요. 예를 들어서 오사카에 살다가 작년 8월에 이사해서 도쿄로 간 경우, 지역이 너무 멀리 떨어져서 방문이 불가하기 때문에 신청서를 우편으로도쿄에서 오사카 시청으로 보내서 신청해야 합니다. 우편 왕복만 4~5일 정도 걸리죠. 정말 엄청나죠? 저도 처음에 듣고 그럴리가 없다고 2020년대에 그렇게 일 처리를 할 리가 없다고 우기다가 실제로 그런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3. 배달음식이 별로 메이저가 아니다
한국은 배달 어플 등이 나오기 전부터도 배달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엄청나게 많았죠. 특히 치킨은 편의점 수준으로 전국에 퍼져있고 중국집도 동네마다 있으니, 어느 정도 사람이 보여사는 도시 부근은 배달 못 시키는 지역은 정말 많이 없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애들은 배달이라고 하면 피자나 스시 정도만 떠오른다고 하더라구요. 애초에 배달 시킬 수 있는 지역 자체가 제한적입니다. 메뉴도 적고요. 제가 살았던 지역들은 메뉴들 다 합한다 해도 배달 가능한게 피자 체인점들, 스시 체인점들,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점들이 다입니다. 수도권에 배달 해주는 앱 Uber Eats가 유행하곤 있지만, 이 역시도 지역과 메뉴도 한정적이구요. 한국처럼 정말 다양한 메뉴를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4. 안경 쓴 사람이 적다
이건 한국에 비교해서 입니다만, 길 다가 보면 안경 쓴 사람들의 비율이 적습니다. 작년에 오랜만에 한국 들어갔는데 공항에서부터 뿔테 안경 쓴 사람들만 보여서 조금 위화감이 있었죠. 여긴 눈 나쁜 사람들도 되도록 안경을 안 끼고 렌즈를 끼더라구요. 물론 안경이 편한 사람들, 렌즈를 못 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런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에 비해서 굉장히 적습니다. 안경을 낀다는 것 자체가 멋이나 외모에 대해 어느 정도 희생한다는 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5. 현금을 많이 쓴다
한국은 현금보단 카드나 앱 등의 결제가 아주 편리하게 되어있어서, 지갑에 현금을 꼭 안 갖고 다녀도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죠. 그런데 일본은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꼭 현금을 갖고 다니며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카드 사용이 안되는 가게도 많구요. 이런 부분은 일본이 굉장히 침투가 느리다고 해야할 지, 옛날부터 이어지는 습관을 쉽게 못 바꾸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지금까지 현금을 써 왔는데 갑자기 카드로 하기는 좀 그렇다, 뭐 이런 식인 것 같습니다.
이상, 일단 생각나는 대로 쓴 거라 중구난방이긴 하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기회가 되면 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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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한국에서도 뚜껑에 묻지 않는 요플레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