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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면접이란 썸과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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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7 00:39:04

몇번의 면접을 탈락하고 계속 복기해보고 경험자들과 대화를 통해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제가 가고싶은 회사는 인기녀입니다. 동네 양아치부터 부잣집 김씨까지 가장 얻고싶은 여자입니다. 수많은 구애의 연애편지(이력서,자소서)를 받고 썸의 단계까지 도착한 우리들은 어쩌면 썸녀에게 너는 이미 사귈수도 있는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무슨 어떻게 생기고(스펙) 무었을 할 수 있는지는(경력) 썸녀는 이미 연애편지(자소서)를 통해 알고 있고 이제 썸녀는 연애편지중에 선별된 우리들 중 하나와 사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실수했던 부분은 바로 여기부터입니다. 썸녀는 사실 이 시점부터는 우리가 어떻게 생기고 뭘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썸녀가 확인하고 싶은것은 썸남과의 미래의 관계가 잘 이루어 질지 그리고 썸남이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멍청하게도 저의 어줍잖은 생김새와 재주로 수많은 남자들의 구애를 받는 썸녀에게 "나를 사랑하지 않을수 없을걸?" 이라는 태도를 보였던 것입니다. 내가 얼마나 썸녀를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도 확실히 하지 않은 상태로요.

연애를 못 해본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썸녀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면 알아서 날 좋아할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어줍잖게 간보다가 치고 나갈 타이밍을 놓쳐 나가리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멍청하게도 같은 실수를 면접에서 해 왔던것 같습니다. 썸녀가 뭘 원하는지 알고 좋아하는지도 알면서 결국 썸녀에게 너밖에 없어, 너가 이래서 좋아, 너만을 사랑할게 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제부터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Less calculation, more desperation. 다음부터는 더 괜찮은 썸을 탈 기대를 하며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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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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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7 02:45:17

동의는 합니다만 균형있게 생각하는 것도 중요해보여요. 물론 우리도 직장이 필요하고 돈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회사도 사람이 필요하니까 면접을 하는겁니다. 우리가 회사를 위해 뭘 해줄지도 중요하지만, 회사가 우리를 위해 뭘 해줄 수 있는지도 중요하죠. 네, 사실 우리 같은 월급쟁이들은 언제든지 대체 될 수 있고 실제로 힘이 없지만 그렇게 생각을 하는게 맞아보여요. 그래서 우리도 면접시에 회사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합니다. 썸녀에게 한없이 접고 들어가면 호구 되듯이 회사에도 한없이 접으면 결국 노예가 되는게 아닐까요.

WR
2020-08-07 07:06:38

뭐 남녀 관계도 그렇듯이 잘 처음에는 저자세로 가더라도 나중에는 다 돌아오는거 아니겠습니까~
막말로 내가 능력이 있다면 결혼의 허락은 결국 남자의 동의와 오는것이니까요.
그저 썸 단계라고 생각하려구요.

1
2020-08-07 06:13:30

저는 교직에 있다가 사기업으로 넘어올때 딱 면접을 두번보고 원하는곳에 들어와서 경험은 별로 없지만 학생들을 가르칠때도 제가 구직활동을 할때도 철저하게 구직자는 세일즈맨이랑 같다고 생각한거같습니다.
회사는 노동력이 필요하고 저는 노동력을 파는사람 후보군중에 한명이라구요. 필요로해서 구하는것을 팔러간것뿐이니 대등한 관계라고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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