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아동의 한 마디
저는 아침마다 여느 사람과 같이 휴대폰을 확인합니다.
저는 루틴성애자라서 아침마다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확인하는것도 순서가 있습니다.
아무튼 카톡을 확인하는데, 새벽 3시경에 파트너 선생님께 온 문자가 있었습니다.
보육원 아동의 친모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지요. 암으로 오랫동안 병원에 있던 분이고, 최근엔 위독하기도 했었어서 아주 급작스런 일은 아니었습니다.
출근해서는 아무래도 큰 뉴스이다보니 사무실과 빈소 방문 이야기를 나눴고, 파트너분과 인수인계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요. 확실한건 경황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것은 저희 반 고2짜리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래도 반 최고 형이다보니 타 아동의 일을 알리게 되었는데, 파트너분이 아이의 반응을 듣고는 많은걸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침에 그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자, 돌아온 답변이
"어른들 진짜 이기적이네요."
왜그러냐는 질문에,
"건강할 때는 학대하고 때려서 아들을 보육원 보내놓고는, 죽을때 되서는 얼굴보고 싶다고 불러서 XX한테 고통스러운 잔상만 남기고 가네요. 진짜 이기적이다."
흠...뭐라고 마무리할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부모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다른 아이의 일에 투영해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너무나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생각했습니다.
내일 빈소 방문건때문에 왔다갔다 움직이고 전화받고 했더니 덥네요.
윗지방 분들은 비 피해 조심하시고, 아랫지방 분들은 습도 높은 날씨에 컨디션 관리 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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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아이의 말이네요
"그래도 혈육인데 만나봐 나중에 후회할지도 몰라" 라는 막연한 드라마 대사가 떠오르긴 한데 이것조차 그 아이에겐 상처가 되는 말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 보면 진짜 임종 직전에 저런 만남은 학대해온 가해자의 미안하단 말 한마디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려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