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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행복을 느낀다는 것에 대한 진실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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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9 17:18:20

 https://youtu.be/eD0wZ9mXETs

 

Céline : Did you ever keep a journal when you were a kid?

셀린 : 어릴 때 일기를 쭉 썼었어?

Jesse : Yeah. On and off, I guess.

제시 : 음. 쓰다 말다가 했지

Céline : It's funny. I read one of mine from 1983 the other day and, what really surprised me, is that I was feeling with life the same way I am now. I was much more hopeful and naive, but the core and the way I was feeling things is exactly the same. It made me realize I haven't changed much at all.

셀린 : 얼마 전 내가 1983년에 쓴 일기를 읽었는데, 그때 고민이 지금과 똑같았다는 것에 놀랐어. 그때는 훨씬 희망에 찼고 순수했지만 사물을 보는 시각은 지금하고 똑같았어. 난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그 순간에 느꼈어.

Jesse : Yeah, I don't think anybody does. People don't want to admit it, but it's like we just, we have these innate set points. You know, it's like nothing much that happens to us changes our disposition.

제시 :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야. 사람들은 각자 어떤 특정한 성향이 있어. 세월이 흘러도 그건 거의 변하지 않지.

Céline : Really? You believe that?

셀린 : 진짜 그렇게 믿어?

Jesse : I think so. I read this study where they followed people who had won the lottery, and people who had become paraplegics, right. I mean you'd think that, you know, one extreme is gonna make you euphoric, and the other suicidal. But the study shows that after about six months, right, as soon as people got used to their new situation, they were more or less the same.

제시 : 물론이지. 연구자들이 로토 당첨자와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사람을 시간을 두고 관찰한 결과 그들이 닥친 상황은 서로 극과 극인데, 연구 결과 6개월쯤 지난 후에는 양쪽 다 그런 일들이 생기기 전 본래의 성격으로 똑같이 되돌아 가더래.

Céline : The same?

셀린 : 똑같이?

Jesse : Well, yeah. Like if they were basically an optimistic, jovial person, they're now an optimistic, jovial person in a wheelchair. If they're a petty miserable asshole, okay, they're a petty miserable asshole with a new Cadillac, a house and a boat.

제시 : 긍정적이고 명랑했던 사람은 휠체어에 앉아서도 여전히 낙천적이고 명랑했고, 심사가 비비꼬였던 인간은 캐딜락, 요트와 새 집에서도 여전히 꼬여 있었던 것이지.

Céline : So, I’ll now be forever depressed, no matter what great things happen in my life?

셀린 :  그럼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난 평생 우울하게 살겠네.

 

비포어 선셋은 지난 20년 동안 제가 본 영화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36분쯤에 나오는 대사를 영상으로 올립니다. 유튜브에서 찾지 못해서 직접 올렸는데, 혹시나 저작권 침해로 삭제될까봐 대사를 그대로 옮기고 대충 번역한 것을 같이 올렸습니다. 


영화에 나온 대사는 실제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입니다. 수십년 동안 거의 모든 연구에서 위와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우리 몸의 시스템은 행복 지수를 개인마다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프로그램 되었습니다. 평균 행복지수 6으로 프로그램된 사람은 4로 프로그램된 사람들 보다 더 행복하고 대인관계도 좋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학벌, 재산, 사회적 지위 같은 것과 별개의 지표입니다. 물론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으면 평균 행복지수가 약간 올라갈 수 있지만 개인에게 프로그램 된 숫자를 흔들 정도는 아닙니다. 이 행복지수는 그 사람의 생화학 시스템과 훨씬 큰 관계를 갖습니다. 그 지수가 높은 사람은 해고, 투자실패, 교통사고 등을 당해도 결국은 안정적으로 다시 높은 행복지수로 돌아옵니다. 같은 평균 지수인데 아래 위로 많이 흔들리는 사람은 조울증상을 보여 치료가 필요하게 되고, 거의 변화가 없는 사람은 주변에게 따분하지만 믿음직스럽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그 수치가 평균지수에서 살짝 올라가는 자극을 받을 때입니다. 대부분 일시적인 것이라서 결국 원래의 수치로 되돌아 옵니다. 사람들은 일시적으로라도 그런 기분을 얻기 위해서 성매매나 마약을 하기도 합니다. 행복지수가 지나치게 낮게 태어난 사람은 아무리 사회적이나 금전적으로 성공해도 높은 행복감을 경험하지 못합니다. 주변에서 그 사람이 행복할 거라고 착각할 뿐입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그 사람과 아무 대가없이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즐거운 상태를 잘 유지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든 인기가 높습니다. 그것 역시 타고난 천성이라 노력만으로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행복이 오래 지속되려면 안정적으로 행복지수를 서서히 올려줄만한 외부 요인이 필요합니다. 현재도 그렇고 미래까지 모든 일이 합리적인 계획대로 이뤄진다고 느낄 때 사람은 안정적고 지속적인 행복을 느낍니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은 합리적인 계획에 없던 일이기 때문에 그 순간의 행복은 시간이 지나면 원래 상태로 리셋됩니다.


질병이나 사고가 사람에게 불행감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그 불행감은 단기적인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리셋됩니다. 저 영화의 대사에서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질병이 장기적으로 불행감을 주는 케이스는 상태가 점점 나빠지거나 그 병으로 지속적인 고통이 따라오는 경우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배우자를 정말 잘 못 만나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불행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혼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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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7-09 17:22:14

유튜브 구독알림이 떠서 봤는데 이 글을 위해서셨군요!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제 평균 행복지수를 올리고싶네요 ㅜㅜ

WR
1
2020-07-09 17:24:07

유튜브는 내가 매니아에 영상을 링크하고 싶은데 찾을 수 없는 경우에 한정해서 직접 올리는 것입니다. 전혀 구독하실 내용의 것이 아닙니다.

2020-07-09 17:25:07

아아..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ㅜ.ㅜ

WR
1
2020-07-09 17:26:05

천만에요.

2020-07-09 17:23:48

데이먼 베일리님 평소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

그럼 이런 개개인의 행복지수는 태어나면서 유전으로 가지고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자라면서 얻어지는 건지요.

 

WR
1
2020-07-09 17:24:56

자라면서 어느정도 얻어질 수도 있지만 타고나는 것에 비해서 후천적인 부분은 비중이 작습니다.

2020-07-09 17:29:46

두뇌, 신체 이런 부분이야 당연히 유전이겠지만

이런 행복지수 같은 부분도 애초부터 타고나는게 강하다니 유전자의 힘이라는건 정말 대단하네요

조금 과장한다면 태어나면서 운명이 상당부분 정해져 있다고나 해도 무방할 정도군요

추후 시간이 되신다면 이런 유전에 관한 내용도 살짝 다루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WR
1
2020-07-09 17:32:49

그런 이유 때문에 생물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의 오랜 반목이 있었습니다. 심리학은 사회학 분야로 여겨지지만 연구방법과 체계는 자연과학과 동일합니다. 자연과학자들이 디테일에 훨씬 강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논쟁에서 이겨왔습니다. 그래서 갈수록 nuture 보다 nature 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1
2020-07-10 09:45:36

오...그렇군요!!
제 인생사를 돌이켜 보면 남들 일생에
한번 겪어볼까 말까하는 다양한 일들을
많이 겪었는데,제일 큰 일은 조실부모입니다.
그래도 저희 삼남매 밝게 잘크고 지금도 지난
일들 잘 견뎌왔음에 격려하고 응원하는거 보면
우리 가족은 타고난거였군요~!!

매번 좋은 글 올려서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07-09 17:28:27

후천적인 비중이 적다고하니 슬프네요...

 

WR
2
2020-07-09 17:30:22

가장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부분이 주변 사람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입니다.

2020-07-09 17:30:47

심리학에서 개론 때 배우는걸로도 호메오스타시스, 항상성이 생물학적인 것 이외에도 심리학적인 면에서도 적용된다고 배웠습니다. 결국 평균 수준으로 회귀한다고 배웁니다. 마약을 하면 행복감을 하이프로 올리지만 그 리바운드로 약 효과가 떨어졌을 때는 평균을 위해서 오히려 더 떨어지는 것도 그런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고. 몸 요요현상처럼 갑작스러운 변화는 나쁘던 좋던 잘 못받아들이나봐요. 날벼락 부자보다 차근차근 재밌게 살라구요. 하지만 전 소화 가능? 하니 날벼락 환영합니다

WR
1
2020-07-09 17:35:01

대박나시기 바랍니다.

2020-07-09 17:32:56

Delusion 을 스스로 형성하고 그것을 타인에게도 강요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WR
2020-07-09 17:35:20

함께 하면 불행한 사람들이죠.

2020-07-09 17:33:20

인간의 거의 모든것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유전자에 새겨져버리는군요. 심지어 행복감까지 타고나는거라니...능력이나 외모같은, 비교적 피지컬하게 느껴지는 것들은 그렇다치는데 행복마져도 타고나는거라면 열심히 살아가기가 겁이나네요. 아무리 노력해도 정해진만큼만 행복할수있고 그마저도 일시적인것이니까요.

WR
4
2020-07-09 17:36:55

위 글에도 썼듯이 현재도 그렇고 미래까지 모든 일이 합리적인 계획대로 이뤄진다고 느낄 때 사람은 안정적고 지속적인 행복을 느낍니다.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하나씩 달성해가시면 스스로가 얻을 수 있는 최고 행복에 도달할 것입니다.

2020-07-09 17:43:48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개인의 행복감은 선천적인 것이 훨씬 크다,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면 아무리 큰 행복이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으므로 사소한 행복감을 자주 느끼는게 중요하다 라구요.

WR
1
Updated at 2020-07-09 18:37:21

그런데 사소한 행복감을 남과 비교했을 때 우월감에서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서 안타깝습니다.

2020-07-09 17:44:53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걸 알고 행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겠네요.

2020-07-09 17:48:06

혹시 이글 다른 게시판에 출처 남기고
옮겨가도 될까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서요.
조금 곤란하다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WR
1
2020-07-09 17:49:14

물론 괜찮습니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보편적인 연구결과입니다.

2
2020-07-09 17:44:57

베일리님 글을 읽을 때, 행복지수가 조금 올라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WR
2020-07-09 17:52:11

고맙습니다.

5
2020-07-09 17:45:21

일시적인 불행에서 오는 우울감 따위 금방 리셋 된다니...

저도 잘 극복해 보겠습니다.

WR
2
2020-07-09 17:53:36

머지 않아 예전 모습으로 리셋될 것이고, 그때에는 일상에서 삶의 소중함을 아셨기 때문에 살아가는 의미가 다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1
2020-07-09 18:17:46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빕니다

WR
2020-07-10 01:25:10

4더하기3님은 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아주 큰 행복을 얻으실 겁니다.

2020-07-09 18:13:23

저도 늦은 나이에 심리상담학을 전공으로 배우면서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줄 알았던 성격이 유전적인 부분이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고 참 충격이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WR
1
2020-07-09 18:21:53

말씀 고맙습니다. 현대 심리학은 소속과 건물에서는 사회과학이지만 연구방법과 결과물은 자연과학과 동일합니다. 

2020-07-09 21:25:21

교수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혹시 연구방법과 결과물이 자연과학 쪽이라는데 예시같은 추가 설명 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스키너의 행동주의 등을 지칭한 건지 궁금합니다..

WR
2
2020-07-09 21:57:23

대부분의 심리학 연구는 계량적이고 엄밀한 실험을 바탕으로 이뤄집니다. 그리고 일반사람이 생각하기에 의학이나 생물학에 속할 거 같은 내용도 심리학자들이 다룹니다. 예를들면 사람의 '시각(vision)'에 대한 연구 같은 것입니다.

3
Updated at 2020-07-09 18:18:05

 전 스님법문을 자주 듣는데요

행복감이라고 말하는게 보통말하는 기분좋은일이 생길때 라고 생각하잖아요

베일리님 글을 읽을면서 그런걸 느꼈어요

제 주위에도 우울해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요

그런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행복해할때도 있어요

예를들어 해외여행 갔을때 꿈같은 몇일이 지속되니까요

 

그런데 행복감도 불행감도 어느시간이 지나면 리셋이 된다고 하면

보통 그런 우울해 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평균적인 리셋은 보통인건데

그걸 우울하다고 느끼는거 같고요

그런사람들도 여행가거나 그럴때 행복할때는 우울한 수치에서 훨씬 위로 오버되니까

그때는 행복하다고 느껴지는거 같네요

사실은 평균적인 그래프가 우울한게 아니고 그냥 평안한 상태인데

그걸 우울하다고 느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스님도 그런말 하거던요

행복은 괴롭지 않은게 행복이다

행복은 파도가 파고가 높고 낮고 이런상태보다 잔잔하게 파도치는게 행복이다

행복을 기분좋고 들뜬상태라고 정의하면

불행도 같이 붙어다닌다

그래서 사람들이 행복감->불행->행복->불행

요런걸 윤회 한다고 말하시면서 윤회에서 벗어나려면

평안한 마음의 상태 괴롭지 않은상태를 가지는거 라고 말씀하시거던요

 

좋은글 보고 갑니다

이쪽으로 관심이 많은데 도움됐어요 ^^ 

WR
1
2020-07-09 18:24:04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1
2020-07-10 12:58:41

윗글에서 행복감이 일시적인 것인데 행복 지수가 높고 낮은 사람이 있다는 말이 앞뒤가 안맞다는 느낌이었는데요.
쓰신 답글이 약간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이 담긴 듯도 하네요. 집에 가면 다시 찬찬히 봐야겠어요.

영감을 주신 분이 누군가 다시봤다가,
웃음도 받아 갑니다. ㅋㅋㅋㅋ

WR
2020-07-10 13:13:53

행복지수라고 거창하게 말한 것은 간단히 말하면 각자의 기본 모드입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겪고 결국 사람마다 고유의 기본 모드로 돌아오니까요. 그 기본 모드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2020-07-09 18:23:01

해당 내용을 처음 알고 잠시 놀랐다가, 바꿀 수 없는 것에 좌절하기 보다는 누릴 수 있는 미세한 행복이라도 느끼자는 결론을 내렸었네요. 참 좋아하는 영화인데 오랜만에 봐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WR
4
2020-07-09 18:24:27

제가 그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도 행복에 대한 것입니다.

 

Happiness is in the doingnot in the getting what you want.

2020-07-09 19:18:48

아... 이것저것 생각하게되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
2020-07-09 19:49:26

결국 본인의 행복지수로 회기한다는게 신기합니다. 비슷한 제가 느낀 경험으로는,
똑같은 행복한 행동을 해도
그 행동을 반복하면 오히려 행복에 무뎌지고 더 큰 자극을 원하는 반면 지치고 힘이 드는 상황에서 같은 일을 했을 때 오는 행복감이 크게 차이나더라구요.

결국 행복은 타고남..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론 좋은 정보를 알게 돼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WR
2020-07-09 21:57:46

공감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1
2020-07-09 19:57:06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난 번에 올려주셨던 무하마드 알리 관련 글도 그렇고 매번 생각할 거리를 주셔서 

빼놓지 않고 주억거리면서 읽는 회원입니다. 

비포 선셋에 저런 대화가 있었다는 것을 몰랐어요.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다시 보면 좋을 것 같다 싶습니다. 

원체 사이트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잘 안 다는 편이라서 그냥 넘어갈까 했는데 

제가 최근에 업로드한 영상과 어느 정도 닿아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링크만 살짝 올립니다. 

데이먼 님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말빨은 영 별로지만요. 

혹시나 운영 방침에 어긋난다면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https://youtu.be/3Ro3aVelH0w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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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9 21:53:29

영상 잘 봤습니다. 아주 차분하시네요. 발베니에 눈이 갔습니다. 말씀처럼 행복은 기대와 결과의 관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첨부한 영상에서 로또에 당첨된 사람은 당첨 직후에는 매우 행복했지만 금전적인 그만큼 삶의 기대치가 부불려져서 금전적인 조건이 극적으로 향상되었음에도 불만을 갖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교통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진 사람은 기대가 작아지기 때문에 결국 행복감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Updated at 2020-07-09 20:10:46

롤플레잉 게임의 레벨 디자인이 그런 보상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죠
사람은 생각보다 인풋 아웃풋이 분명한 기계에 가까울 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개인적으로 알던 분들이 죽을 고비를 넘기거니 시한부가 선언되면 삶의 자세가 많이 변하더군요
큰 충격이 사람의 인식체계를 바꿀수도 있고 소위 말하는 정신적 성장이나 깨달음이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같습니다

원효의 해골바가지는 후대에 꾸며낸 일화일진 몰라도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행복도 불행도 내가 어떻게 인식하고 수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그런면에서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불행할때 꼭 이혼만이 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남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신을 바꿀 수는 있거든요

WR
2020-07-09 21:54:11

저의 글에서는 배우자를 정말 잘 못 만난 사람을 말하고 있습니다.

2020-07-10 00:43:41

말씀하신 게임 기반의 보상시스템이 실제로 주의집중 장애를 겪는 아동의 학습 증진에 사용되기도 하죠. 보상 시스템은 간단명료하지만 매우 강력한 기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저는 고등학교 때 게임에 빠져 살았던 제 자신을 용서했습니다

WR
Updated at 2020-07-09 22:13:22

미미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생각보다는 덜합니다. 비교대상이 너무 많아서 누구와 비교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자신을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과 비교하면 움츠려들겠지만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이나 고생 많던 우리의 선조와 비교하면 자신들이 훨씬 풍요롭다는 걸 느낄 겁니다. 

2020-07-09 20:47:40

10대 후반~20대 중반까지
난 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계속 고민하다가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태어났다'라는 결론을 멋대로 내린 적이 있는데
이 글을 보니 참 어려운 결론이었군요

WR
2020-07-09 21:58:48

저는 한 가지 단편만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태어났다'는 아주 멋진 결론입니다

2020-07-09 21:20:46

감사합니다. 이 글에 그럼 행복지수를 높게 설정 또는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방법은 나오지는 않지만 타고난다는 것에 놀랐네요. 조금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어쨋든 저는 개인적으로 감사하게도 행복지수가 높은 편인것 같긴 한데 유전을 떠나 자식들에게 후천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결국 사랑을 많이 주고 작은 것과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긴 하는데 쉽지 않네요. 결국 비교나 실패 이런건 사회에서 부딪히면서 자기가 극복해야할 부분도 있어서요.

WR
2020-07-09 22:04:53

알면 알수록 사람은 많은 부분을 타고납니다. 다른 사람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할 때 나를 그의 상황에 대입해서는 안됩니다. 서로 행복지수가 다르거든요. 평생 이를 닦지 않고 일년에 두어번 목욕하고 옷도 갈아입지 않았던 우리의 조상들이 얼마나 행복했을지 우리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2020-07-09 21:24:52

오와...비포 시리즈 진짜 너무너무 좋아하는 영화라서 주기적으로 보는데요ㅠ 행복하네요

WR
2020-07-09 22:05:33

저도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로맨틱해지면 주기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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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10 00:15:25

남부러울 게 없을 것 같은 사람도 무망감에 빠져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를 우린 너무 많이 봤으니까요.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얻은 성취감은 또다른 비교를 낳아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후회만 남기는 것 같습니다. 타고난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본인이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죠.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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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 01:05:44

공감합니다. 한마디만 추가하겠습니다. 어제 제가 올린 글과 관련이 있습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4530706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사바나 등지에서 수렵채집인 생활을 하며 지냈을 때, 빈번한 살인과 폭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대항보다는 순종을, 맞서기보다는 타협하는 쪽을 택할 수 있게 두려움을 가지도록 진화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을 살렸던 이 경계심이 여전히 현대에도 과도하게 작용해 뇌의 스트레스 물질이 과분비되며 우울증을 가져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울증은 인류의 진화적 생존 본능이 낳은 심각한 부작용입니다.

2020-07-10 00:48:47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그 불행감은 단기적인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리셋됩니다. "

 

질문드립니다,

혹시 어렸을때 부모를 잃거나, 부모가 자식을 떠나 보내거나, 가족원이 자살하는등의 불행도 시간이 지나면 리셋되나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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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 00:57:09

안타까운 말씀이지만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다양한 형태로 성인 이후 인생에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 등 가족을 잃었던 아픔은 그 중에서도 양호하게 극복될 수 있는 경우에 속합니다. 자살인 경우는 그 상처가 훨씬 크게 남습니다. 어린 시절에 심한 신체적 폭력이나 성적 학대를 겪은 경우는 어른이 되어서도 몸의 스트레스 조절 장치가 제대로 작동 안할 수 있는 최악의 트라우마로 남습니다.

Updated at 2020-07-10 01:05:02

답변 감사합니다.

자살이 일반 죽음보다 더 상처가 큰 이유가, 남은 가족들이 '혹시 뭐라도 더 해줄수 있지 않았나'하는 죄책감같은걸 느껴서 그런건가요?

 

자꾸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WR
2
2020-07-10 01:10:31
그런 경험자를 일컫는 survivor of suicide 라는 학술 용어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 보다는 자신이 버림 받았다는 느낌에 더욱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잘못해서 가족이 자살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책하게 됩니다.
WR
2
2020-07-10 01:20:25

다시 댓글을 보니 그 대상이 부모인가 자식인가에 따라서 남은 상처의 종류가 다릅니다. 부모가 자살한 경우 자식은 본인이 버림 받았다는 느낌에 더욱 큰 충격을 받고, 자식이 자살하는 경우는 말씀하신 것과 같은 죄책감과 아픔이 남습니다. 

 

자식이 자살을 한 경우 부모는 자살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되는 여러 경우의 수를 떠올리며 자식을 이해하고 감싸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괴로움까지 더해집니다. 그래서 결국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2020-07-10 01:59:54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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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 01:25:25

교수님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언듯 행복조차 타고 난다니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갖고 태어난 비율이 높다고 느껴 놀랐던것을 생각하면 그리 대단한 문제는 아닐수도 있겠네요. 개개인의 행복지수가 낮은지 높은지는 알수 없지만 우리가 할수 있는것은 하루하루 행복할수 있는 일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일 정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말씀주신 '계획과 실천'도 그중 하나일테이고 어쩌면 그 과정에 행복이 있을수도 있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20-07-10 01:29:26

맞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20-07-10 02:47:37

안녕하세요~
항상 쓰시는 내용 잘 보고 있는데 마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나와서 처음으로 댓글 달아 봅니다.

비포 시리즈는 수십번을 봐도 영화에 나오는 대사를 볼 때마다 생각이 많아지는데요. 베일리님 표현을 빌면 저는 행복지수가 1로 프로그램 된 사람 같습니다.

베일리님 글을 볼때마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박학다식 할 수 있고 글을 읽기 쉽게 쓸 수있는지 놀라곤 하는데 베일리님 같은 분은 본인의 행복지수가 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시는지 답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너무 궁금해서 질문드려 봅니다. 불편하시다면 죄송하고 답 안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WR
2020-07-10 10:47:15

저는 평균 아니면 그보다 조금 위에 프로그램된 거 같네요. 하도 많은 일들에 저를 연관시켜놔서 그런 것들에 대해 일일이 일희일비 반응하면 많이 피곤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무덤덤해지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2
Updated at 2020-07-10 17:05:08

잘읽었습니다. 여행을 한다든가 어떤 좋아하는 일을 한다든가 할때 찰나의 행복을 느끼는 일이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찰나의 행복이 인생의 전반적인 행복을 좌우할수는 없을것이고, 그렇다고 그것을 매일할수 있을정도의 제력과 여건이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매일 그런일을 할수있을때 오히려 감흥이 떨어지고 권태를 느낄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할수 있는 것을 다할수 있는 상태에서도 사람에 따라 행복지수가 최상이 유지되지는 않을텐데 인생에서는 불행을 야기하는 요소가 많은것 같습니다. 불안과 스트레스, 걱정, 피해망상, 질투, 죄의식, 열등감, 권태 등 다양한 요소들이 행복은 물론 평온한 상태를 깨수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요. 

 

이렇게 불행을 야기하는 요소들을 돌파하기 위해서 '행복의 정복'을 쓴 버틀런드 러셀은 다양한 관심사를 제안하더라구요. 한가지 관심사보다는 다양한 관심사를 둘때 인생의 즐거움을 더느낄수 있을 뿐더러, 다른 생각과 걱정거리에 빠질 틈에 또다른 관심거리에 몰두하며 그러한 생각을 전환할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열정과 체념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지요. 지나치게 열정적이면 불안, 스트레스와 피해망상, 질투 등 다양한 부정적인 사고에 지배되기 쉽고, 너무 쉽게 체념해버리면 무기력해지기 일수이기 때문이죠.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본래의 행복지수 상태로 돌아오잖아요. 본래의 타고난 행복지수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미적지끈하든 불행한 상태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본래의 행복지수로 리턴할수 있는 지에 대한 개인의 능력지수는 '회복탄력성'에 달려있지요. 회복탄력성이 플러스 상태에 있는 사람은 어떤 불행과 불행속에서도 가능성과 긍정적인면을 캐치하여 멘탈회복을 빠르게 유도할수 있지만 회복탄력성이 마이너스인 상태는 언제까지라도 역경과 곤경의 범람에 빠져 자신을 구출해내지 못하게 되죠. 물론 회복탄력성이 플러스 상태인 사람도 어느정도의 시간은 역경과 곤경에 빠져 허우적거리겠지만 결국 그안에서도 가능성과 감사함을 감지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하더라구요. 

 

회복탄력성은 결국 뇌의 신경회로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개인의 능력치와 타고난 성향에 달려 있는데 결국 신경회로를 바꿀수 있는것도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하고 살았는가에 따른 시각과 개인의 타고난 성향이라 왠만큼 특별한 동기가 아니고선 쉽지 않아보입니다. 회복탄력성은 불행을 얼마나 빨리 자신의 본래 행복지수로 리턴할수 있는가와 잠시 또는 장기간의 행복으로 직결시킬수 있는 지표라고 할수 있겠죠. 

 

개인마다 지닌 타고난 본래의 행복지수와 환경적인 요소 그리고 현재까지 맺어온 인간관계의 지수, 현재 처해 있는 불행요소와 행복요소의 불균형, 개인의 자존감지수, 트라우마 지수, 평온함을 깨는 외부요인들, 멘탈 관리와 회복, 현재의 만족과 미래의 안정 등 여러가지 요소들의 케어가 쉽지 않기 때문에 행복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여느 책에서 누군가 얘기했던대로 애정을 담아 정원을 가꾸고 주변사람과 차한잔을 음미하며 소통하는 소소한 일상 그리고 늘 감사함으로 가득찬 마인드 등이 행복의 지속적인 근원이라고 하지만요. 

WR
2020-07-11 15:51:46

자세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2020-07-10 16:40:58

굉장히 충격적이네요. 근데 또 생각해보면 어릴때와 지금의 내가 느끼는 감정 그래프는 큰차이가 없는거 같기도 합니다. 성격적인 부분은 꽤 바뀐거 같은데, 슬픔이든, 기쁨이든 그 경계선은 유지되는거 같아요.

WR
2020-07-11 15:52:32

맞습니다. 영상에서 주인공 남녀가 하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Updated at 2020-07-16 11:08:30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만 글을 읽고 나서 의문이 드는 점이 있습니다. 

제가 이해한바는 개인의 행복에 유전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타 환경적/사회적 요인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행복지수나 만족도 조사를 보면 북유럽권의 국가들이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통상적으로 개인주의적이고 복지가 좋다고 여겨지는 선진국들이 상위권에 위치해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사회문화적 요소를 배제하고 설명이 가능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2021-01-15 10:47:21

링크 따라 왔습니다. 좋은 내용이네요.

마지막 문장의 단호함에 당황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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