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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한 하루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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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09 11:43:40

무더운 장마철이지만 가끔씩 또 국지적으로 선선하고 청명한 바람이 부는 때가 있습니다.
어제 저녁, 제가 사는 지역이 그랬습니다.

퇴근 후 오랜만에 아내와 4살된 딸과 산책을 나갔습니다. 아내도 그동안 회사에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비롯해 밀린 이야기를 쏟아내고 이제 말을 제법 잘하는 딸도 이에 질세라 저에게 질문을 던지고 노래를 시킵니다.

귀로는 아내의 밀린 이야기를 들으며 입으로는 곰세마리를 부르며 아이의 질문에 답합니다.
한편으론 대화의 주도권으로 모녀간에 싸움이 나지 않게 바쁘게 반응합니다.
마치 오렌지로드의 주인공인듯 기분좋은 멀티플레이이고 복에 겨운 인기입니다.

돌아가는 길에 다이소에 들려서 빨판이 붙어있는 고무공을 샀는데 잘 때까지 던지고 놀았습니다.
이제 딸이 제법 운동신경이 올라와서 원하는 곳으로 던지는게 신기합니다. 아쉬운점은 오버스로가 아닌 언더스로라는 겁니다.
기왕이면 정통우완 파이어볼러로 성장했으면 하는데 던지기전 자세는 손이 어깨위로 갔다가 던지기 직전에 언더스로로 던지는 마구를 뿌립니다. Too fast too pretty too much talk.

나중에 딸이 크면 같이 캐치볼을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그 때도 언더스로면 좀 웃길 것 같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기는 당시에는 인식못하고 항상 시간이 흘러보니 과거였던 경우가 많았는데 불현듯이 지금이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다는 생각이 미래시점으로도 현재시점으로도 느껴집니다.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될 것 같은데 갑자기 후덥지근해진 탓인지 조금 일찍 일어나 버렸네요.




두달에 한번씩 아직 머리가 흔들거리지 않고 두발로 걸어다닐 때 번듯한 직업을 찾아야지 하고 결심한다. 하지만 부저가 울리고 사무실 문이 열리면 새로운 얼굴이 새로운 사건과 새로운 슬픔,그리고 약간의 돈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온다.
-사립탐정 필립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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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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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9 07:52:50

공감이 무척 많이 가는 일상과 생각이십니다.

확실히 행복은 바라는 것도, 만드는 것도 아닌, 찾아보는 것 같습니다.

터프한 하루, 무탈하게 마무리 하세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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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09 09:24:23

감사합니다. Bascat님도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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