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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랑 놀란 감독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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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02:01:24

 

이번 주에 재개봉한 다크나이트를 보았습니다. 일부러 아이맥스 찾아가서 보았는데 참 좋았습니다. 역시 널찍한 화면이 좋긴좋아요

저는 마블영화 참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안본영화가 없어요. 다봤습니다. 소위 마블빠라고 하기는 내공이 딸리겠지만, 그래도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에 사로잡힌 영화팬 중에 한명이고, 특히 어벤져스 시리즈는 일반관, 특별관 돌려가며 3~4번씩 본거 같아요.(아마 재개봉합치면 더봤을지도..)

그런데 가끔은 제가 마블영화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특히 '다크나이트'가 대표적이겠죠. (*제 기준에서) 아마 마블은 이정도 영화는 못만들거니까요.

그만큼 '다크나이트'는 영화사에서, 특히 히어로영화 중에서도 어느정도 그 범주를 벗어난 작품이라고 봐야할 것이고, 놀란이라는 인간의 재능이라는 것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를 증명하는 영화일겁니다.

 

 

놀란 감독은 영화를 참 똑똑하게 만듭니다. 본인이 얼마나 스마트한 사람인지를 영화 자체의 소재, 방식 등으로 보여주죠. 이게 참 재밌습니다. 메멘토, 인썸니아,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까지 다 독특하죠. 그래서 사람들이 놀란감독의 팬을 자처하는 걸겁니다.


헌데 그 중에서도 짜여진 소재이자 이미 수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제작된 배트맨이라는 슈퍼컨텐츠를 다룰 때에는 상상하기 힘든 창작의 제약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그 제약이라는 범주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냐고 펀치를 날리는 놀란의 작품을 보면,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하나의 컨텐츠, 문화장르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무지한 일인지도 느끼게 됩니다.


다크나이트라는 영화가 재밌는 이유,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은 감독이 영화를 진행시키면서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일 겁니다.

영화의 스토리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놀란은 인간이 본질, 내면에 대해서 탐구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굴려야 하고, 영화 자체가 굉장히 훌륭한 철학적, 사회학적 교재라고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영화 말미 선상에서 2지선다 문제는 생각할 거리가 참 많다고 느껴요. 또 어둠이라는 것과 빛이라는 것을 통해 다크히어로라는 장르의 특수성과 그 묘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도 하구요.

감독이 던지는 질문에 내 자신에게 얼마나 솔직하게 답할 수 있는지.. 저는 처음 영화를 보았을때도 그리고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다크나이트라는 영화가 특별한 이유이자, 1,3편 보다는 독립적으로 더 높이 평가를 받을만한 이유는 '히스 레져'라는 배우가 연기한 조커 캐릭터 때문일 겁니다. 연기만으로 '섬뜩하다'라는 감정을 무의식에 각인을 시키는 그런 경험은 흔하게 느낄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히스 레져는 이미 세상을 떠난 배우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의 유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을 볼때면, 더 이상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울 따름입니다. 저는 후대 사람들이 그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를 설명해달라고 한다면, 그냥 이렇게 되물을 겁니다.

'놀란 감독 작품에서 영화보다 더 기억나는 배우가 있는가'라고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거대한 재능 앞에서 사실상 '연기'라는건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게 감독이 재능이 너무 특출나기에 배우가 연기를 아무리해도 묻혀요. 그게 놀란 영화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근데 정말 거의 유일하게(*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놀란의 영화에서, 그의 영화와 견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준 것이 '조커'역의 히스 레져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대단한 연기고, 그 이후로 조커는 와킨 피닉스와 자레드 레토 같은 정말로 연기잘하는 배우들이 도전하는 그런 역할이 되기도 했구요.

그렇기 때문에 다크나이트가 좀 더 특별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합니다.

 

 

요즘 다크나이트 3부작 재개봉, 그것도 아이맥스에서 걸어주는 기회가 흔치 않기에 뻘글좀 써봤습니다. 언젠가 히어로 장르에서 특히 다크히어로 장르에서 이 영화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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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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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02:09:00

장르를 떠나서 다크나이트는 그냥 하나의 영화로서 그 완성도가 넘사벽이예요. 히어로물이라는 장르를 뛰어넘었죠. 히어로물중에 이 영화와 그나마 엇비슷하기라도 한 완성도와 울림을 주는건 그나마 로건, 조커 정도... 마블 영화 중에서는 윈터 솔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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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02:12:18

윈터솔져, 가오갤은 다크나이트만큼이나 좋은 영화였습니다.

2020-07-05 02:20:02

다크나이트 처음 봤을때 마지막 장면 끝난 후 그 전율(?)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인트로 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장면까지 저에게는 너무나도 완벽한 작품이었습니다.

Updated at 2020-07-05 02:44:12

히스레저는 워낙 압도적이라 제외하면 프레스티지에서 휴잭맨과 크리스찬 베일이랑 인터스텔라에서 매튜 맥커너히는 영화에서 연기가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Updated at 2020-07-05 05:58:29

히어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가장 설득력있게 다룬 두 작품이 배트맨 비긴스와 스파이더맨이라고 생각합니다
히어로의 본질은 초인적인 힘이나 수트가 아니라 확고한 철학이라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런면에서는 마블이 디시보다 한발 빨랐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Updated at 2020-07-05 08:48:30

마블은 다크나이트 수준의 영화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만들지도 않을 겁니다

다크나이트는 그냥 히어로물의 형식을 띤 것뿐이지
다른 히어로물과 연계성 측면에서 마블같은 큰 세계관에 편입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나온 조커와 다크나이트를 연계할 수 있지만
다크나이트속 배트맨이 다른 히어로들과 같이 나온다면 상상이 안갑니다

2020-07-05 11:30:28

MCU와 그 세계관을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제가 제일 높이 평가하는 히어로 영화는 스파이더맨2(샘레이미)와 다크나이트...

공교롭게도 둘 다 삼부작 중 2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군요.

 

사실상 저 스파이더맨과 다크나이트가 있었기에 어떻게보면 MCU도 이어질 수 있던거라고 봅니다

그때만해도 히어로 영화는 애들이나 보는거지 하고 거의 사장되가는 장르였는데...

2020-07-05 12:40:07

사실 히스레저 이전의 조커는 잭니콜슨 옹 이었던터라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았었습니다.

그러한 예상을 박살내고 무시무시한 연기를 남기고 먼저 가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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