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 구조를 도왔습니다.
구조라고 하기는 너무 거창한데 트래킹 나섰다가 돌아가는 길에 어떤 아주머니가 쪼그려 앉아계시고 무언가를 간절히 보면서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눈치셨습니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무슨 일인지 잘 듣지 못했는데 길 아래 쪽을 보니 정말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엄청 지친 듯한 모습으로 앉아서 울고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빼고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눈 같은데가 엄청 아픈 것 같다 좀 잡아서 차에 태워만 주시면 동물병원에는 데려가겠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하고 고양이한테 야옹아 괜찮아 하면서 접근해서 조심스럽게 잡아서 그 분께서 놓아달라고 하는 위치에 놓아줬습니다. 이미 개를 키우신다고 하셔서 뒷 자석에는 강아지가 앉는 쿠션 같은 곳이 있어서 그럼 고양이 잘 부탁드린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걸어오면서 고양이의 모습을 생각하니 비를 엄청 맞았는지 축축한 상태였고, 털도 너무 흔히 말하는 꾀죄죄한 모습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새끼고양이들은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가기 바쁜데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저한테 가만히 잡혔습니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었더라구요.
만약에 저 아주머니가 안계시고 저 혼자 가다가 그 고양이를 마주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동물도 좋아하고, 고양이도 좋아하고 진짜 좋아하지만 비싼 동물병원 비용을 부담하기에 너무 큰 부담이고, 이후에 집으로 데려와서 키워나가야 할 것을 생각해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그렇다고 죽어가는 것 같은데 모른 척 하기도 그렇고 진짜 난감한 상황이었을 것 같았는데요, 선뜻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하니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와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움을 흔쾌히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조금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마인드 같기도 하네요.
그러고보니 제가 거기 도달하기 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길 앞을 지나쳤는데 그 아무도 아주머니께서 고양이 좀 차에 태울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에 응하시지 않으셨나 보더라구요.
아무튼 그 아주머니가 계셔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아주머니가 동물도 좋아하시는 것 같고, 이미 개도 키우고 있다고 하시고, 타고 계셨던 차나 이런 것도 제법 비싸고 좋은 차가 같아서 끝까지 동물병원 비용 감당하시면서 가족으로 맞아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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