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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도와 주고도 참으로 아쉬웠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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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6-30 11:24:11

가끔씩 길거리에서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도 오히려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회자되는데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저는 피해는 안 봤습니다만)

 

댓글에 가끔 제 소개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몇천억대 하는 크지 않은 중견기업의 임원입니다.

사장님 직속이라서 회사 전략 수립 및 전반에 대한 중요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임원 인사 및 주요 팀장의 인사도 결정합니다.(인사부서는 별도로 있습니다만)

 

작년 연말에 부하직원으로부터 얘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어느 부서의 여직원이 직장내에서 언어 폭력 등으로 너무 괴로워하고 있는데 팀장은 묵인하고 있고

위의 임원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솔직히 제 직무에서 일개 사무 보조 여사원까지 신경 쓸 입장도 아니고, 인사팀도 있기 때문에 

직접 관여할 사항은 아니었습니다만, 여사원의 입장을 생각해 보니 너무 힘들 것 같아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갑질하고 내로남불이라서) 직접 나서서 여직원 면담을 해보았습니다.

상황은 심각했고 여직원은 이미 사표를 낸 상태더라구요.

 

이렇게 놓아 두어서는 안 되겠다하고 사장님께 말씀 드리고 인사 위원회때  담장 임원의 무지와 팀장의 

무책임을 강력하게 얘기했습니다. (참고로 회사 임원중에서 제가 제일 어리고 그 다음 젊은 분이 저보다 

8살 위입니다. 그만큼 이런말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솔직히 회사 인사위원회(주로 임원/팀장 인사)에서 사무보조 여사원의 인사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죠.

또한 이렇게 했다는 것은 제 입장에서는 그 임원/팀장/당사자와는 관계가 당연히 안 좋아질 것을 감수했다는 

뜻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여사원의 사표는 반려 되었고 다른 부서로 발령 받아서 이전 부서에서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잘 된 일이죠!

 

그런데... 

이렇게 솔직히 저와 직접 관련된 일도 아니고 저로서는 큰 부담을 안고 도와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고맙다는 인사 한번 안 하네요!

솔직히 누가 어린 여사원에게 뭘 바라고 했겠어요? 

그래도 최소한 그 악의 구렁텅이(본인 입장)에서 구해주었으면 찾아와서, 아님 카톡으로라도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전하는게 인간사의 최소한의 도리인데 참으로 아쉽더라구요.  

이는 저뿐 아니라 함께 도와주었던 사람들 공통으로 느낀 감정입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부하직원 2명과 저와 거의 한달동안 실태 알아보고 여사원 밥 사주고 하면서 면담하고 

노력했는데....

결국 우리 셋이 내린 결론이 다시는 우리와 관계 없는 사람은 도와주지 말자였습니다.

사실 이건 말고도 직장 생활하면서 유사한 사례를 몇번 겪었었거든요!

 

제가 문제인가요?

그런 도리를 모르는 그 여사원이 문제인가요?

우리 사회가 문제인가요?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06-30 11:20:24'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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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6-30 11:30:22

해결해주신걸 그 여직원이 알았다면 여직원분이문제죠..

WR
2020-06-30 11:31:42

당연히 알죠!

면담을 몇번을 했는데요... 울며 불며 살려달라고 얘기하더니 

에효~

근데 이런 유사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 슬픕니다.

1
2020-06-30 11:38:15

메일로 감사인사 한번 보내면 될 일을..
근데 회사생활 하다보면 더한것도 종종봐서 슬프네요

WR
2020-06-30 11:39:29

그러게요! 

메일도 있고 카톡도 있는데....(상담도 카톡으로 많이 했기 때문에)

댓글 감사합니다.

2020-06-30 11:41:17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다면, 분명 농왕농신 님과 함께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한마디 정돈 해야 될텐데... 그 분 인성도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었나 보네요. 차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하시길. 넓게 보면 기업 내 좋은 사례로서 작용해 앞으로도 좋은 기업 문화 만들어 가지 않을까요? 그리 좋게 생각하시죠. 정말 멋진 일 하셨습니다 

8
Updated at 2020-06-30 11:33:44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당연히 받아야 될 처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걸 수도 있겠습니다.

 직장내에 언어폭력을 당한 피해자이기 때문에, 묵언한 것도 회사였구요.

회사로부터 피해를 당했고, 그에 따른 조치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도와줬다고는 생각 안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대단한 일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님처럼 직원 하나하나 챙기시는 임원이 있다면, 그로인해 나비효과로 나중에 더 좋은일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행은 당사자의 감사함 보다도 결국 그 일을 해결하므로써 다른 좋은일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WR
1
2020-06-30 11:33:58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까요?

윗 댓글에도 달았지만 몇번의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서 내가 최선을 다해 해결해 보겠다고 말까지 했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저의 선의지와 좋은 결과가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7
2020-06-30 11:36:19

임원이신 위치라서, 연락이 어렵다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괴롭힘을 꾹 참다가 퇴사를 하려는 성격이면, 자기표현이 조금은 어려우신 분 같기도 하네요.

그분이 농왕농신님 떠올리면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할 것 같네요.

우연히 지나가다가 마주친하면 반갑고 감사하게 인사를 드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WR
1
2020-06-30 11:38:36

저도 그렇게 좋게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아쉬운게 저 말고 평소에 그녀와 나름 허물없이 지냈던 부하직원들(같이 도와준)한테도

감사 인사가 한번도 없었다고 하네요!

결과가 좋게 끝났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

4
2020-06-30 11:39:53

마음을 비우는것도 조금 필요합니다.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선택과 일을 하신것이라고 생각하시는게 편할듯합니다.

우리와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건 임원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WR
2020-06-30 11:40:44

댓글 감사합니다.

2
2020-06-30 11:42:18

저도 여직원이 작성자분의 노고를 안다면 적어도 고맙단 얘기는 해야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데 여직원 입장에선 사표까지 쓸 정도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회사에서 진작에 문제 해결을 해주지 않아 오히려 회사에 반감이 있어 고맙단 말을 안하는 것 같기도 하고 회사에서 당연히 처리해줘야 할 문제기때문에 당연하다 받아들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 셋이 내린 결론이 다시는 우리와 관계 없는 사람은 도와주지 말자였습니다."

 

근데 본문에 이 부분은 회사 임원으로써 조금 위험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사내 성폭력이든 언어폭력이든 조직내에 발생하는 문제는 관계없는 게 아니라 임원으로써 당연히 나서서 해결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WR
Updated at 2020-06-30 11:47:42

제가 조금 오해가 있게 썼나 봅니다. 도와 주지 말자라는 의미가


 

' 너무 직접 개입해서 해결하는 것보다 관련부서에서 해결하게 하는 것이 낫다!' 라는 정도로

받아 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위의 건도 인사팀이나 담당 임원에게 사실을 알리는 정도가 일반적인 회사 업무 프로세스이거든요. 

이미 사표를 낸 상태라서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제가 직접 나선 것이구요.

 

그거와 별개로 맨 마지막 문단에는 동의합니다.

 

 

 

2020-06-30 11:58:07

개인적인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는 별개로 정말 대단한 일 하셨습니다!

 

누구도 안하고 못한 어려운 일이었잖아요.

WR
2020-06-30 12:06:07

감사함니다.
힘이 되네요~

2020-06-30 16:11:19

 그 직원이 평소에 카톡으로라도 상담을 했다면 좀 예의없는 부분 아닌가 생각은 들지만, 워낙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 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전 저한테 감사인사....를 하겠다고 하루종일 전화하는 연습을 한 사람을 봐서 그런가 참 인사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부분을 떠나서라도 농신께서 근무하시는 조직 전체적으로는 아 누군가 내가 위기에 있더라도 도와주겠구나라는 기대감, 보호받고 있다는 신뢰가 개선될 것이니 조직 발전에는 큰일을 하신거라 생각됩니다. 이런 임원이 있다는 건 많이 부럽네요.ㅎㅎ

 

 서운한 감정은 당연스러울거 같고, 다만 자긍을 가지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WR
2020-06-30 16:12:52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힘이 솓아 나네요! ^^

2020-07-01 01:10:27

좀 아쉽네요. 그 분 입장에서는 당연한 대우를 이제서야 받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렇다고 농농님의 노고가 지워지는 것도 아니죠.

WR
2020-07-01 07:54:45

그러게요. 원래 내 마음같지 않죠!

다른 사람들도 저에게 그런 감정 느낄 경우가 있을 거구요.

감사합니다.

 

2020-07-01 07:35:37

서운하신 마음 이해가 되네요...
또 한편으로는 말단직원들의 말 못할 문제를
임원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준다는게 참 부럽습니다.
회사를 오래 다닌건 아니지만, 다니면서 느낀건
위로 올라갈수록 적을 만들지 않으려는 경향이 매우 강했습니다.
부장급에게 타부서의 부당함을 말해도 못들은척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임원에 그렇게 나서주다니..
정말 대단하시고, 그런임원이 있는회사가 부럽습니다

WR
2020-07-01 07:57:12

솔직히 저 정도의 짬밥(직급?) 정도에서 저처럼 행동하는게 제 스스로에게는 안 좋다는 것 잘 압니다.

근데, 타고난 성격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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