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음악을 그 질적인 측면으로만 줄세울 수 있을까요?

 
6
  1448
2020-06-24 02:55:24

베토벤이 바흐나 모차르트보다 나은 작곡가일 수 있을까요? 슈베르트는요? 라흐마니노프는요?

이에 대한 연구는 사실 계속해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우리는 음악을 들을 때 특별한 감정을 느낍니다.

이 감정은 사람마다도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들을 때 마다 다르죠.

그리고 이러한 무수히 많은 경험이 모여서, 어떤 곡은 빌보드 탑에 위치하고, 또 수많은 곡들은 그냥 흐름에 묻혀버리죠.

음악을 질적인 측면으로만 줄세울 수 있을까요?

이 음악은 예술적 가치가 너무 높아서,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꼭 간직해야겠다!

또는

모차르트의 21번 피아노 협주곡은 객관적으로 베토벤의 5번 교향곡보다 낫다. 질적인 측면에서.

같은 판단이 가능한걸까요?

저는 중3때까지 클래식 음악을 전문적으로 했습니다만, 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가, 절대로 베토벤의 합창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의견 받습니다.


16
Comments
2020-06-24 03:10:36

바흐와 비틀즈와 걸그룹의 음악은 그 예술적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각각 듣는 사람마다, 또 듣는 순간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라는 말씀이신거죠?

WR
1
2020-06-24 03:17:14

네 맞습니다.

2020-06-24 03:39:09

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죠. 저처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5
Updated at 2020-06-24 03:55:15

모차르트와 베토벤 비교면 우위를 나누는게 어렵죠. 하지만 조용필이 박경림보다는 분명히 훌륭하구요.

제가 극단적인 문화상대주의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은 "모든 것은 취향일 뿐이야"라는 말로 질적차원에 대한 모든것이 배제되고 결국 배금주의만 남게 된다는 겁니다.

어떤 음악이 더 훌륭한가가 있어야 이에 대한 이야기도 가능하죠. 음악에 취향만 있다면 각자의 견해를 말하는 것 이상의 건설적인 이야기가 불가능하죠. 이는 음악만의 이야기도 아니구요.

마이클잭슨의 스릴러가 베토벤의 합창보다 못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이 말에는 마이클 잭슨이 명백히 훌륭한 음악을 하고 있다는 질적 판단이 이미 들어가 있죠. 박경림의 '착각의 늪'이 베토벤의 합창못지 않다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잖아요.

2020-06-24 10:11:28

확실히 어느정도 이상에 이르면 그때부터는 취향의 차이이겠지만 그 전까지는 수준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5
Updated at 2020-06-24 04:03:48

이 비슷한 얘기를 정의는 무엇이다라는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나네요. 고급 쾌락에 관한 이야기였던거 같은데, 셰익스피어극이 심슨 가족보다 우월한 것인가? 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런 것들을 질적인 측면에서 나눌 수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제 생각에도 클래식 음악과 대중 음악을 단순히 '질적인' 측면에서 나누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이 더 '고급' 매체인가 하는 점에서는 생각해볼 수는 있겠죠.

 

말그대로 대중음악은 대중이 좀 더 좋아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클래식 음악은 그것을 감상하고 이해하기 좀 더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중 음악이 저급하다는 뜻이 절대 아니라) 무엇이 더 고급스러운가(혹은 인간의 고급 능력을 끌어내는가)라고 하면 클래식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또한 글쓴분의 의견처럼 클래식 음악이 우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죠.

 

돌고 돌아서 예술적 가치라는 것은 질적인 가치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 음악이 선구적 위치에 있다는 것을 높게 평가할 수도 있고 혹은 좀 더 표현해내기 힘든(그러한 기교를 쓴)음악의 예술적 가치를 좀 더 높게 칠 수도 있겠죠. 

반면 대중 음악이 지향하는게 대중에 대한 어필이라는걸 생각해보면, 빌보드 차트 등의 순위가 그러한 음악들을 절대적으로 줄 세울 수 있는 근거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해당 시기에 특정 음악이 대중에게 어필을 했는가는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시대의 흐름, 매체의 진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겠죠.

 

아무튼 저도 단순히 예술적 가치나, 질적인 가치로 음악을 줄 세우는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예 비교할 수 없는가? 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Updated at 2020-06-24 04:14:11

가치판단의 영역을 굳이 사실판단해야 하는건가 싶고 그 결과는 항상 모순과 대립을 낳는것 같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보구요.

대중적으로 실패한듯 하고 아무도 찾아듣지 않는것 같은 음악이 있다 해도

소수의 누군가에겐 인생의 역작일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객관적인 지표들로 평가할 수는 없는것이죠.

이것은 음악을 취향의 영역이라고 아주 크게 잡는 경우이고

 

하지만 포괄적으로 질적 가치를 얘기하는게 아니라 예술적 가치라고 한다면

예술은 학문으로써 오랫동안 발달해온 평가의 기준들이 있고

그것에 취향의 영역이 있다 한들 크게 벗어나지 않는 척도내에서 어느 정도의 평가는 가능하겠죠.

근데 이것도 절대 주관적인 부분이구요. 평론하는 사람도 사람이니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지를 또 다른 기준으로 볼 수도 있겠구요

 

결론적으로 어떻게 보던 주관으로 만들어지고 주관으로 듣는 음악이라는 영역에서

누가 우위인지 어떤것이 우위인지는 각자의 머리속에서 다 존재하는거고 그것들은 다 옳다고 말할수 있겠죠.

Updated at 2020-06-24 04:19:42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도 되고 부분적으로 공감은 하나 동의는 하지 못 하겠네요. 예술적 가치는 영향력이나 새로운 기법 등을 통해서 충분히 가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게 당대에 이루어지지 않고 후대에 이루어지더라도요. 예를들어 베토벤이 슈베르트 등의 후대 작곡가에 영향을 준 것 외에도 현대 음악에서 핑크 플로이드나 예스 같은 밴드들도 영감을 얻었죠.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도 그렇게 되지 못 하라는 법은 없다고 봅니다.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가, 절대로 베토벤의 합창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근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어주시면 저도 그렇고 다른 분들이 더 의견을 적어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대중성 및 인기인지? 작곡기법이나 난이도? 연주의 난이도? 후세에 끼친 영향력?

 

이미 베토벤의 합창은 예술적 가치가 인정 되어서 꼭 간직하고 있죠. 서양에서도 여기저기에서 부르는 것 외에도 유네스코에서 헤리티지 리스트로 지정했으니까요. 어쨋든 저도 무조건 클래시컬 음악이 질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으나 동시에 심한 상대주의도 거부합니다. 클래시컬 작곡가들이 확립한 작곡기법과 곡의 진행 방법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중음악도 존재하지 않았겠죠. 있어도 다른 모습이 되었을 가능성도 크구요. 이미 몇백년간 그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적이고 보편적인 가치 판단이 있습니다. 대중이 꼭 거기에 따를 이유는 없지만요, 음악을 예로 드셨는데 영화나 음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사람 마다 작품에 느끼는 감동과 감정은 다르고 충분히 가치를 논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은 존중합니다.

2020-06-24 04:33:52

예술을 단순히 줄세우기란 불가능하죠. 다만,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 베토벤이 음악의 신인 이유.

그 영향력 때문이겠죠. 이 음악이 끼친 영향력이 그 음악을, 음악가를 위대하게 만들어주는거죠.

조던도 마찬가지로 봐요. 후대에 8우승 8mvp 선수가 나올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조던보다 위냐라고 물으신다면 아니라고 봅니다. 조던의 위대함은 단순히 숫자에서 드러나지 않는, 농구라는 종목을 뛰어넘어 시대의 아이콘이 된 그 영향력에 있으니까요.

2020-06-24 04:44:59

동의하기 어렵네요

 

그러면 그냥 아무 음악가가 만든 아무 곡이나 심지어 아마추어가 만든 조악한 곡도 마잭의 Thriller나 베토벤의 교향곡 5번과 동급이라고 말할 수 있으신가요?

 

음악을 질적인 측면에서 무조건 세울수는 없으나 무엇이 좋고 별로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등등을 통해서 음악의 가치는 나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미술도 무작정 줄세울 수는 없으나 특정 예술가들의 그림이 가지는 의미나 가치는 다른 이보다 클 수 있죠.

 

무조건적인 줄세우기는 반대이지만 그렇다고 모든건 비슷하고 동등하단 접근도 전 별로네요... 지미 헨드릭스가 다른 동시애 기타리스트들 보다 더 높이 신격화 되는것에 이유가 있고 모차르트가 음악의 신 취급 받는 것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거니까요

2
2020-06-24 05:45:16

상당히 난해한 문제죠.
특히 근대 들어서 문화의 폭이나 향유하는 밥이 확장됨에 따라 기존의 것들이 해체되거나 재정립되고 있으니까요.

말씀하신 화두는 문화계에서 오랫동안 논쟁되어져온 역사(?)를 지녔죠.

문화를 고급과 저급으로 나눈다면 이 계급제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부터 많은 논쟁거리들이 있습니다.

가령 햄릿은 심슨보다 더 예술적 가치가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판단할것인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다면 이건 저급인가? 고급인가? 미적가치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책정되는가?

사실 한두마디로 정리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난제이죠. 칸트부터 흄 카플란 등등 수많은 당대 석학들이 지금도 갑론을박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베토벤의 교향곡은 edm보다 정말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가?
사실 이러한 논쟁들을 확대하면 문화적 상대주의와도 맞부딪히게 됩니다. 아시아에서 비웃는 서양문화가 있는가 하면 서양에서 비웃는 아시아 문화가 있죠. 이것들이 서로 부딪힐때 어디가 저급하고 어디가 고급스러운지 정하는 것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베트남에서는 아침에 반미를 먹는 것이 문화인데 한국에서는 빵쪼까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근데 정말 빵쪼가리를 먹는 베트남 문화가 저급한가? 하면 전 아니라고 보거든요.

즉 제가 생각하는 저급과 고급문화는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그걸 누가 즐기냐에 따라 고급이냐 저급이냐로 나뉘는게 아니냐는 거죠.

물론 이것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 부가적으로 사람에게 해롭지 않아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합니다. (물론 이로움도 있어여합니다. 가령 카타르시스같은..) 몸에 해로운 마약같은 것이 고급문화일수는 없으니까요. 그런점에서 과거에 얼굴을 하얗게 만드는 수은등을 바르거나 먹었었는데 당시엔 상류층들만 누리던 고급문화였는데 그 말로는 알다시피..

상당히 중구난방이 되었는데 요약하면,
일반적인 문화들 사이에서는 우열을 가릴수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것이 클래식과 힙합과의 비교에서도 마찬가지이죠. 그것을 누리는 사람들이 각 장르를 고급스럽게 혹은 저급스럽게 만드는 것이지 그 자체만으로 나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WR
1
2020-06-24 07:15:36

많은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6-24 09:06:29

예술적 가치란 사실 만들어진 허상일 뿐 실체는 존재하지가 않죠. 자본주의 시대에 그 거품은 얼마든지 창조와 파괴가 손쉽게 이뤄집니다. 애시당초 돈 많은 자들과 힘있는 자들이 없었다면 미술품의 가치가 올라 갈 이유조차 없어요.

2020-06-24 09:08:45

음악의 장르는 취향으로서 다른 장르간에 성취와 우월함을 공유할 수 있지만 같은 장르 내에서는 줄세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2020-06-24 11:27:58

 어떤 기준으로 줄을 세울거냐 인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질적인 측면" 을 과연 무엇으로 따질것인가를 명확히 한다면 가능은 하다고 생각해요

2020-06-24 14:26:02

많은 분들이 이미 좋은 댓글 달아주셨네요.

영문과로서 사족 하나만 달겠습니다. 

 

유명한 문학가인 엘리엇이 한 표현중에 good bad literature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번역이 애매해서 그대로 썼습니다. 초월번역하면 '훌륭한 쓰레기'정도 가 됩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가르키고 한 말입니다. 이러한 훌륭한 쓰레기들의 현대적 예시는 마블 시리즈 정도가 있을 거 같네요. 

 

책을 조금 더 읽고 예술을 허영심이 아니라 감동으로 접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분야의 걸작들은 '전하는 주장'이 대단하거나 '주장을 전하는 방식'이 대단합니다. 전자를 착상이라고 하고 후자를 구성이라고 할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음악은 제가 조예가 깊지 않아서 말할 수 없지만 철학이나 문학, 그리고 미술 세계에서 직접 접했을 떄 '걸작'이라고 칭할 수 있는 작품들은 착상 혹은 구성의 탁월함이 돋보입니다. 그래서 걸작은 파면 팔수록 대단하고 감동, 그리고 통찰력을 주지만 훌륭한 쓰레기들은 오랫동안 매달려도 그런 탁월함이나 인식 지평을 넓혀주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작품을 진지하게 접했을떄 자극과 영감을 주는 크기에 따라 어느정도 줄세우기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